구좌생활체육공원 김흥건·이승훈씨, 시골 체육공원 ‘명품’ 탈바꿈
“잘 관리된 운동장서 운동하는 것 보면 뿌듯…샤워시설 설치 꿈”

구좌생활체육공원. 제주도내서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난 구좌읍 김녕 해안도로 변에 위치한 체육공원이다. 시골에 위치한 체육공원이지만 주변의 절경에 잘 관리된 체육관·운동장 시설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이러한 입소문을 타기까지는 체육공원의 운영·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주인장’들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흥건씨(46, 기능7급·전기)와 청원경찰로 파견 근무를 하고 있는 이승훈씨(45)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 시골마을에 위치한 구좌생활체육공원을 ‘명품’ 체육공원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는 김흥건씨(46, 기능7급·전기)와 이승훈씨(45, 청원경찰).ⓒ제주의소리
이들의 하루 일과는 어찌 보면 ‘급사’와 같다. “공무원이 돼 가지고 뭐 그런 일까지 하나”라는 소리도 여러번 들었다. 운동장 잔디며 모래 관리, 잡초 제거까지 이들이 해야 할 일에는 끝이 없다. 농사짓는 것과도 비슷하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티가 바로 나지는 않지만 수확할 때 확연히 차이가 나듯, 이들의 관리 정도에 따라 운동장·체육관을 사용하는 이들은 바로 알아차린다. 이들이 열심히 일했는지, 아니면 ‘농땡이’를 쳤는지를.

이곳 체육공원이 굵직한 행사가 많아지다 보니까 이들의 업무는 가중되기 일쑤다.

지난 27일 열린 제2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 때가 그랬고, 지난 6월 치러진 제주에서 가장 오랜 전통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제14회 제주마라톤축제 때도 그랬다. 한꺼번에 3000~5000명씩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이다 보니 화장실 변기 하나까지 완벽하게 작동하는 지 꼼꼼히 챙겨야 한다. 대회진행에 필요한 전기·급수 지원도 이들의 손을 거쳐야 가능하다.

대규모 대회를 여럿 치르다보니까 이젠 이들의 눈높이도 자연스레 높아지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싶은 마음이 자꾸 생기는 것. 하지만 그러자니 없는 살림 때문에 ‘속앓이’를 할 때가 많단다.

김흥건씨는 “대회가 끝나서 참가자들로부터 시설과 관련해 의견을 많이 듣는 편”이라며 “야외 화장실이 너무 멀다거나 샤워시설만 갖춰지면 더 바랄 게 없다는 소릴 들을 때면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했다.

그래서 이래저래 머리를 굴리고 있는 중이다. 가급적 영구시설이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너무 많은 예산이 들어야 해, 간이(임시) 시설만이라고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얼추 그림이 그려졌다. 그는 “내년 제주마라톤축제 때부터라도 샤워꼭지 10개 정도는 갖춘 임시 샤워시설이 작동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이 체육공원을 많이 찾을수록 마을에도 도움이 될 것 아니냐”는 이들. 구좌생활체육공원 ‘수비대’를 자임한 이들의 노력이 시골마을 체육공원을 ‘명품’공원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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