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 러너 1세대 안병식이 달리는 이유는

3,712km.

▲ 안병식 ⓒ제주의소리
트레일 러너 안병식(36) 선수가 2001년 이래로 9년간 달려온 길이다. 이는 100km 이상 울트라 마라톤 대회의 완주 기록만을 합산했을 때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한라산을 수시로 오르내리며 인고의 시간을 감내했던 그 거리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10월 말에는 ‘히말라야 산악 마라톤’ 완주에 성공, 160km를 그의 여정에 포함시켰다.

특히 올해는 그의 달리기 인생에서 가장 역동적이던 해였다. 지난 4월 ‘한일 국제울트라마라톤’ 한라산 148km 우승을 시작으로 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스페인 산티아고, 몽블랑,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이탈리아를 가로지르는 ‘트렌스 알파인 런’에서 히말라야까지 올해만 1,500km를 내달렸다.

그는 ‘달리기’만 하지 않는다. 사진 찍고, 글도 쓴다. 이게 가능한 것은 그가 ‘트레일 러너’이기 때문이다. 트레일 러닝이란 도로를 달리던 기존의 로드 러닝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삼는 달리기다.

안 선수는 “로드러닝은 회색길 위로만 달리는 로드러닝은 지루하지만 트레일 러닝은 비, 눈, 안개가 오며 변하는 자연과 함께해 지루함을 모른다. 어떤 환경, 어떤 지형이 나타날이지 모르니 모험심과 도전심이 자연스럽게 생긴다”고 전한다. 사실상 우리나라 트레일 러너 1세대인 안 선수가 달려온 경로는 곧 우리나라 트레일 런의 역사다.

무엇이 이리도 그를 채찍질 했을까. 그는 대체 무엇을 좇아가는 것일까.

▲ 안병식 선수 ⓒ제주의소리

사진 찍고, 글 쓰는 트레일 러너 안병식 선수에게서 직접 들어본다. 제주 한라산의 아들이자, 세계적인 오지 마라토너 안병식 선수가 오는 6일부터 매주 목요일 <제주의소리>를 통해 ‘나의 오아시스를 찾아서’ 연재를 시작한다.

연재는 올해 그가 완주한 ‘노스페이스 몽블랑 울트라 트레일 마라톤(240km)’, ‘고어텍스 트렌스 알파인 런(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이탈리아, 240km)’, '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아우그라비스 익스트림 마라톤(240km)', ‘히말라야 산악 마라톤(160km)’, ‘스페인 까미노 산티아고(800km)' 다섯 개의 가장 따끈따끈한 마라톤기가 될 예정이다.

안 선수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 “사람들은 초콜릿 상자에서 어떤 초콜릿을 주울 지 모른다”를 소개하며 “내가 고비 사막을 갈지, 까미노 산티아고를 가게 될지 심지어 가장 처음 뛰었던 5km 역시 뛰게 될지 생각도 못했다. 인생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왜 내게 오지를 찾아가며 그렇게 힘든 걸 하냐고 묻지만 나는 지금 행복하다. 행복하지만 내일은 또 슬플지 모른다. 그게 인생이다.”고 전한다.

한편 안병식 선수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출신으로 2001년 제주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안병식 선수가 달려온 길

  2001년 서울국제울트라마라톤 100km
  2002년 제주국제울트라마라톤 100km
  2003년 제주 국제 아이언맨 대회
  2005년 이집트 사하라 사막 마라톤 250km
  2006년 6월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 250km(우승)
              8월 칠레 아타카마 사막 마라톤 250km, 
             10월 이집트 사하라 사막 마라톤 250km
  2007년 이집트 사하라 사막 마라톤, 중국 고비 사막 마라톤, 칠레 아타카마 사막 마라톤 미디어팀 카메라맨
  2007년 남극 마라톤 130km 
  2008년 2월 베트남 정글 마라톤 238km, 4월 북극점 마라톤 우승, 
              9월 알프스 산악마라톤 300km,  이집트 사하라 사막 마라톤 250km 참가
  2009년 4월 제주국제 울트라마라톤 148km 한라산 트레일 런 우승
              8월 까미노 산티아고 800km 15일 동안 완주
              8월 노스페이스 몽블랑 울트라 트레일 마라톤 166km
              9월 고어텍스 트렌스 알파일 런 240km
             10월 남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 익스트림 마라톤 240km
             10월 히말라야 산맥 100마일 울트라 마라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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