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이 만난사람] 천호선 국민참여당 창당 준비단장“구식군대랑 신예부대랑 합동작전 펼치는 게 승리 지름길”

국민참여당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에선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인맥들이 중심이란 점에서 ‘친노신당’이라고 표현하지만 국민참여당은 “당 정신을 훼손하고, 참여폭을 의도적으로 축소시키려는 왜곡된 평가”라고 일축한다. 또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야권분열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민주당에 들어가기만 하면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다고 보는 건 너무나 순진한 발상”이라고 반론도 제기한다. 민주당은 구식군대고, 자신은 신예부대라고도 말한다. 신예부대가 구식군대에 합류해서 뭘 하겠느냐 거다. 오히려 수식부대와 신예부대가 힘을 합쳐 싸우는 게 더 효과적이고, 그건 각종 선거에서 사안별로 협력과 연대를 통해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최근엔 유시민 전 장관이 국민참여당 입당을 밝혔다. 그는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자 후보로 거론된다. 제주도지사도 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년 1월 창당을 목표로 전국을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는 천호선 창당주비위 상임부위원장이 제주당원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7~8일 제주에 왔다. 창준위 결성식 준비단장을 맡고 있는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의전비서관과 청와대 대변인으로 제주에 대해서도 누구 보다 잘 알고 있는 전 정부 인사다. 이제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그를 <제주의소리>가 만났다.

▲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입이 됐던 천호선 전 대변인. 그가 이제 '국민이 주인되는' 국민참여당을 만들기 위해 전국을 동분서주하고 있다. 8일 제주에 온 그를 <제주의소리>가 만났다. ⓒ제주의소리
- 국민참여당, 일부에선 노무현 정부 사람들이 중심이라고 해서 친노신당이라고도 한다. 또 왜 그들이 정당을 만들었는지 의아해 하는 시민들도 많다. 왜 국민참여당인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계승한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특히 참여가 강조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시대를 전후해 우리나라 참여민주주의가 발전했다. 또 투표를 하고 4년 뒤 평가하는 간접민주주의 대의민주주의에서, 특히 인터넷, <제주의소리>의 소리처럼 인터넷을 통해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정치나 정책에 발언하고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 또 제주에서 예가 있었지만 임기가 남은 공직자를 중간에 불어들일 수 있는 그런 시대에 맞는 정당을 만들자는 의미가 있다. 또 하나는 몇 가지 재검토는 분명히 있어야 하지만 참여정부의 노선을 기본적으로 계승하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방향, 정치를 계승한다는 건 틀리지 않다. 굳이 친노신당을 쓰지 않는 이유는 이게 마치 노무현 사람들만의 배타적인 정당으로 될 가능성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도 하지만, 문제의식과 비판의식이 있는 사람도,. 기본에 공감하는 사람도 함께 한다. 의식적으로 안 쓰려고 한다. 참여 자체가 개방성이다.”

- 민주당과 차별성이 뭐냐. 민주당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계승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도 상당수 이어받는데,
“노선 문제에 따지자면 민주당보다 좀 더 진보적인 정책을 내세울 것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민주당과 진보신당의 중간쯤이 되는 방향이 될 것이다. 거기에서 머무는 게 아니라 양쪽을 폭넓게 포괄하는 정당이 될 것이다. 핵심적인 차이점은 노선이 조금 차이가 나기 때문이 아니다. 약간의 차이라면 민주당이랑 함께 한다. 문제는 당의 근본적인 운영원리가 다르다. 기존 정당에 새로운 정당 하나를 만드는 게 아니다. 지도자가 틀려서, 노선이 달라서가 아니라 운영원리 다르다. 지금의 민주당은 국민 참여가 어렵고, 참여한 국민이 주인 되기가 어렵다. 국민의 지혜와 힘을 모아가는 정당일 수 없다. 소수 지도자에 의한 국민참여가 배제된 정당이다. 전근대적인 정당이다. 국민의 의식과 행동은 높아졌는데 그걸 담아내는 정당이 없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수도권과 충청에서 이겼는데 그 이후 당지지도는 하나도 안 올라갔다. 이건 뭘 의미하느냐, 이명박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을 선택한 건 사실이지만, 예전에는 이긴 후 그 정당 지지도가 올라갔는 이번에는 안 올라갔다. 이건 당 지지도는 고정 돼 있고, 한계에 와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에 들어가서 다른 당원들과 함께 쉽게 참여하고 발언권을 갖고, 합리적 경쟁과 토론이 보장된다면 함께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게 지난 몇 년을 통해 검증됐다. 우리 표현으로는 구식군대 병력을 증가한다고 이기는 게 아니라, 우리는 기본원리가 다른 신예 부대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두 부대가 합동작전을 펼치면 된다. 노선이 다르면 연합할 수 있지만, 운영원리가 다르기 때문에 저쪽이 바꾸지 않으면 어렵다. 열린우리당은 당비를 냈다. 지금 민주당엔 당비라는 개념이 없다. 지금 우리는 당비를 내고, 대신 발언권을 갖는다. 무조건 민주당 들어가라는 것은 정당한 요구가 아니다.” 

- 참여가 강조된다는 것,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은 예전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였다. 열린우리당은 100년 정당이 되겠다고 했지만 2년 반밖에 안됐다. 국민들, 유권자들 입장에서 보면 열린우리당과 국민참여당이 다른 것인지. 또 다른 열린우리당이 아닌가?
“열린우리당의 지향점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국민참여에서는 훨씬 더 진취적이다. 열린우리당은 두 가지 세력과 문화를 하나의 틀에 담으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게 성공하려면 기존 당의 기득권자, 특히 정치인들이 그들의 권한을 당원에게 많이 돌려줘야 한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그럴 생각이 없었다. 지난 7~8년 동안 열린우리당 등의 경험이 있었다. 우리가 처음 시도하는 거라면 실패할 가능성 크지만, 그런 경험 갖고, 그러나 결국 이게 옳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당의 반의 주축이다. 반은 열린우리당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고, 반은 정치를 새롭게 시작하는 분이다.”

▲ 천호선 상임부위원장은 국민참여당이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에 또 하나를 보태는 그런 정당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 우문을 하겠다. 국민참여당인데 새로운 정치 시도를 하겠다는 것인데, 이 시도가 권력과는 멀어 보인다. 국민참여당이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실제 권력도 갖자는 건인지.
“당장 권력을 확보하겠다는 것 보다는 새로운 지평을 여는 새로운 중심을 만들겠다. 기존 정당과 수평적 경쟁보다는 참여민주주의 시대에 부응하고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게 기본 각오다.”

- 그럼 5년 뒤, 10년 뒤에도 존재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뜻인데....
“백년 정당이란 표현을 쓰고 싶은데 못 쓰는 게 열린우리당이 10년도 안 돼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일단은 한 세대 정도는 좌고우면 하지 않고, 특히 앞으로 2~3년은 국회의원 선거가 없기 때문에 국회의원 한명 없는 정당을 각오한다. 앞으로 중요한 선거는 한나라당 반대를 위해 유연하게 연합할 것이다. 예를 들면 서울시장 선거나 제주도지사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선거도 연합으로 갈 수 있다. 우리가 내건 기치 중 또 하나가 지역주의 극복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한 많은 이들 조차 지역주의 극복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영남 호남의 독점적 정치구도를 깰 것이다. 창당하면 영남과 호남에서 최소한 2등 정당으로 갈 것이다. 거기에선 연합 않고 끝까지 간다. 호남 분들이 걱정하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서울시장 선거와 대통령선거는 연합한다. 호남에선 우리가 후보를 낸다고 어부지리로 한나라당이 될 우려는 없다.  경쟁이 돼야 좋은 후보 좋은 정책을 내는 정당이 나온다. 광주-전남 호남지역의 민주주의나 지방자치 발전에 우리의 존재 자체가 큰 기여할 것이다. 영남도 마찬가지다.”

- 국민참여당 정치이념의 스펙트럼은 어느 정도에 있다고 봐야 하나. 
“복지를 강조한다. 남북의 평화, 건전하고 공정한 시장, 국가의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개입과 관리라는 가치를 갖는다. 이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에서, 정책은 그 내부에서 다양하게 존재한다. 서로 토론하고 경쟁하고 타협하는 구도로 가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미국의 민주당은 사회주의 성향에서부터 보수적인 사람도 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중심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을 포괄하는 게 기본방향이고, 긴 안목에서는 대체할 것이란 포부를 갖고 있다. 굳이 지금 이야기 한다면 중간이라기보다는 민주당 중간부터 민주노동당 오른쪽이 함께 들어가는 정당을 만들 것이다. 한나라당과는 완전히 구분되는 진보적 가치를 지향한다.”

-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에게 많은 표를 줘 승리하게 했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정당지지도는 미동도 않는다. 국민들이 지금 요구하는 게 뭐라고 생각하나?
“국민들, 특히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힘을 합쳐 이겨주길 바라는 게 사실이다.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힘을 합치는 게 하나의 정당이냐, 하나의 정당이면 반드시 이기느냐, 합치기보다는 힘을 키워야 한다. 지금 민주당이나. 과거의 이념과 노선을 아직도 변함없이 갖고 있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 포용 못하는 국민의 폭이 너무 넓다. 우리는 기존 민주당이나 진보적 정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지지해 주는 것도 바라지만, 아무 정당도 지지 않는 분들을 안아 내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힘을 키워서 연합하는 게 옳은 전술이다. 우리가 민주당에 들어간다고 해서 민주당 지지도가 올라가거나, 혁신될 가능성은 없다. 구식군대랑 신예부대랑 합동작전 펼치는 게 승리로 가는 길이다.”

▲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 후보는 반드시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 국민참여당은 민주당과 공유하면 면이 넓다. 전직 두 대통령의 정신도 계승하지만, 같이 정권도 운영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지금에 와서 폭넓은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당이긴 하지만 운영원리가 국민들이 참여하는 참여민주주의 수준이 아니라는 데 근본적 원인이다. 전 세계 모든 정당이 국민 참여가 높아지는데, 민주당은 그걸 수용 못하고 있다. 적어도 미국의 민주당은 지지하는 국민,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이다. 대통령 후보나 주지사 후보를 유권자로 등록하면 똑같이 한 표를 갖고 뽑는다. 그러나 내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해서 당원이 되면 한 표가 오느냐, 그렇지 않다. 민주당은 대의원 제도다. 대의원은 당원이 뽑는 게 아니라 그 지역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선발한다. 당원이 되기도 어렵지만 당원이 된다고 해서 당원에 부과되는 권리와 의무가 주어지지 않는 정당이다. 지지하는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예전엔 만족했지만, 노무현 대통령 이후, 특히 촛불 이후 새롭게 정치적 발언권 높아지는 20~30대와 여성을 담아내지 못하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단적으로 미디어법 문제로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사표를 냈다. 그러나 그중 한두 명을 제외해 놓고는 실제로 사표를 던질 생각을 않는다. 미디어법이 총사퇴를 할 정도의 싸움이냐를 판단해야 한다. 사퇴해야 한다면 진짜 사퇴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사퇴할 생각 없이 전술로서만 던졌다. 예전에 이게 먹혔다. 지금은 국민들이 감동하지 않는다.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 사표를 내겠다는 진짜 각오 없이 던져선 안된다. 이런 문화 행태가 반복 되는 한 민주당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없다.”

- 민주당에 진정성이 없다는 것인가?
“정세균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훌륭한 지도자다. 개인의 진정성이 아니라 민주당에는 오래된 관성, 구태의 정치가 남아 있다. 국민 의식수준과 참여정치에 부합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 솔직하고 투명해야 한다. 사표 낼 때 끝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한 국민이 어디 있느냐. 여기에 화내는 국민도 없다. 뻔히 그럴 줄 알았기 때문인데, 이런 걸 왜 할까. 이젠 정치 문화 달라져야 한다.”

- 국민참여당이 새로운 정치시도를 하는 것 분명하지만, 거기에도 대중에 뿌리를 내려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중성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참여정부의 대표적 인사 중 이해찬 한명숙 총리처럼 상징적 인물이 참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독자적 정치세력화에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당 만들면서 제일 먼저 물어 보는 게 누가 함께 하느냐다. 불행히도 아직은 없다. 개미가 한다. 저는 얼굴이 그나마 알려진 개미다. ‘그래서 정당이 되겠어?’라고도 한다. 정당에서 지도자는 중요하다. 그런데 지도자가 있고, 지도자가 이끌어 가는 게 중요하지만, 지도자 중심으로 기획되고 주도되는 정당은 실패한다. 반복해선 안된다. 지도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 미국에서 1년 전까지만 해도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안에서 후보를 만들어 냈다. 우리나라는 역동적 후보도 없지만, 만들어 낼 생각도 않는다. 우리랑 생각이 비슷한 지도자를 앞세워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일부러라도 당원들끼리 문화와 제도를 만들고, 자리를 잡혀 나가면 우리랑 비슷하게 정치관점 있는 분을 모시자란 생각도 있다. 아시겠지만 우리랑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유시민 장관은 다음 주 입당한다.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분 중 정책적으로 참여하는 분의 명단은 15일쯤 발표한다. 다만 소위 친노 중 유명한, 주도적인 분이 참여 않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우리가 친노정당을 한다면 이 분들을 만나야 한다. 그러나 기본적인 접근이 다르다. 기존의 민주당은 문제가 있다, 개혁되지 않는다는데 대해서는 이해찬 한명숙 총리도 일치한다. 이 총리는 그 한계를 느끼고 탈당한 상태다. 그런데 약간의 생각의 차이가 있다. 이 총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함께 뭔가를 해보자’는 생각이고, 우리는 ‘안된다. 당을 만들어서 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분들이 참여하지 않아도 간다는 것이지만, 그 분들도 12월이나 1~2월 이 되면 이해찬 한명숙 총리는 아니더라도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했던 분들 중에 민주당 모습에 한계를 느끼고 새롭게 정치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할 기회 올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 민주당이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세력을 품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참여당이 만들어 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민주당과 함께 하고 싶지만 새로운 정치적지향점 앉을 공간이 없기 때문에 창당한다는 것인가?
“정세균 대표는 공간을 열고자 하고 싶어 하는 분이다. 하지만 당 내에는  반대하는 분이 많다. 국민이나, 새로운 정치를 하려는 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없다. 공천자리를 바라는 게 아니다. 민주당 함께하는 논리 중에 경계해야 할 게 마치 공천을 놓고 협상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건 않는다. 우리 후보를 내놓고 정당간 연합하는 게 옳다고 본다. 제도와 문화가 바뀌지 않는데 민주당과 무엇을 하려는 것은 결국 자리, 공천지분 싸움 될 가능성 높기 때문에 결코 정치발전에 바람직하지 않는다. 권력을 나눠 갖겠다는 게 아니라,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것이다.”

- 제주에 대한 참여정부의 관심은 역대 정부 중 제일 높다는 게 제주사회 여론이다. 대통령의 관심에서부터 내각의 참여, 청와대 인맥도 그렇다. 대변인 출신으로 참여정부와 제주를 회고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은 제주도민 모두가 알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에 대한 정책 또는 배려는 그냥  정치공학이나 정책적 판단에서 나온 게 아니라, 제주에 대한 특별한 애정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제주도민이 느꼈을 것이다. 공권력이, 국가가 국민에게 잘못한 게 있다면 다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그 중에 가장 정리되지 않고 남아있는 대표적인 것으로 4.3을 보신 것이다. 그래서 4.3에 대한 특별한 메시지가 있었고 노력하신 것이다. 특별자치도도 그렇다.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다.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에 빠른 시일 내에 가능했다고 본다.”

▲ 야권분열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그는 "구식군대(민주당)와 신례부대(국민참여당)가 힘을 합쳐야만 한나라당을 물리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 참여정부에 제주출신 인사들이 많은데, 국민참여당에 참여하는 인사들이 있는가?
“참여정부 때 자리를 맡은 사람 몇 명 들어오느냐, 그건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분명한 건 이당 주축세력의 반은 아주 새로운 분들이다. 반은 열린우리당이나 개혁당 활동 하셨던 분들 중 민주당에 실망하고 나온 분들이다. 당적은 (민주당에) 남아있겠지만. 이분들이 참여정부 때 특별한 자리를 맡진 않았지만, 실제 자기 돈과 시간을 내서 노무현 대통령 탄생과 참여정부에 대한 지지 운동을 하신 분들이다. 익명의 이름 없는 분들이 주축이다. 저는 참여정부 혜택을 무지 많이 받았다. 그러지만 상당수는 단돈 1만원도 받아 본 적이 없는, 자기희생만 해 온 분들이 노무현 대통령 정부 끝나고 작년에 촛불을 본 후 이제야 말로 우리의 정당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주에서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분들이 몇 분 들어올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게 당장 중요하지는 않다.”

- 당장 궁금해지는 게 국민참여당이 내년 지방선거 어느 정도 참여할 것 인지다. 또 제주에서도 후보를 내 세울 것인지, 아직 시간이 남기는 했지만 밝힐 수 있다면 말하는 게 국민참여당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게 될 것 같다. 
“능력이 닿는 한 16개 광역자치단제장 선거에 후보를 다 낼 생각이다. 선의의 경쟁하고 상황에 따라 연합할 것이다. 그것도 중앙이 아닌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것이다. 특별한 건,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는 국민적 요구가 많다. 영남과 호남은 지역독점을 깨기 위해 후보를 낼 것이다. 서울은 지역주의가 있는 곳이 아니다. 정치적 상징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연합과 연대가 중요하다. 어느 당 못지않게 우리도 유력한 사람이 있다. 유시민 전 장관이 들어오면 자신의 거처를 당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유 전 장관에겐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 어느 것이나 열려져 있다. 물론 (대선을 위해) 건너 뛸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꽤 경쟁력 있는 후보를 갖고 있는 정당이 된다. 그런 입장에서 연합과 연대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앞장서 양보할 건 양보하고, 추진할 것은 추진하겠다. 제주는 정치환경이 아주 독특하다. 제주도는 후보를 최대한 만들어 낼 것이다. 후보가 끝까지 갈지, 연합을 할지는 여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3당끼리 논의를 하면 될 것이다. 제 생각에는 후보를 내기 전에 연대의 원칙을 세우는 법이 있고, 낸 후 세우기도 하지만, 후보를 내기 전에 연대원칙을 이야기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재보궐 선거 경험도 그렇다. 서울시장 경기지사는 후보를 내기 전부터 연대 원칙 정하는 게 좋다고 보고, 지역에서는 후보를 내거나 내는 과정에서 연대가 있을 수 있다.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

- 이번 세종시 논란도 그렇지만 모든 게 서울중심이다. 정치도 여의도에서 모든 것 좌우한다. 지방선거에서 지방의 자율성이 주어지겠는가?
“국민의 압력이 세면 연대가 높아지고, 국민의 압력과 요구가 강한데도 양보 않는다면 나중에 평가 받게 된다. 당 구조 중 특징적인 게 다른 곳은 시도당 대표가 있고, 중앙 최고위원이 따로 있다. 시도당 대표는 얼마에 한 번씩 불러 의견을 묻는 수준이다. 우리는 직선으로 뽑힌 16개시도 지도부가 곧 중앙당 대표로 뽑힌다. 물론 여기에 플러스알파가 있긴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참여형 정당. 진보의 가치, 지역주의 극복, 그리고 분권형 정당을 만들겠다는 게 특징이다. 당의 구조도 다르다. 연대에 대해서도  중앙에서 지원하고 관여는 하지만 최종 결정은 지역특성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 이런 게 궁금하다. 열린우리당과 국민참여당이 지향점은 같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달라진 것인가. 우리 국민들의 참여형태가 달라진 것인가.
“국민참여는 2002~2003년 보다 높아졌고, 그 대표적인 게 촛불이다. 지방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특히 서울에서 보여준 수십만 촛불은 정치지형의 변화를 예고한다. 20-30대와 여성이, 40-50대와 남성 못지않은 정치 주체로 나섰다. 민주정부 10년동안 고등학생 대학생이었던 그들에게 민주주의는 너무나 당연했다. ‘쇠고기를 마음 놓고 먹게 해 주세요’라면서 거리로  나가면 들어줄 줄 알았는데  안 들어 줬기 때문에 촛불을 든 것이다. 민주주의 의식이 변했다. (국민참여당이) 첫 번째 시도였다면 불안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참여수준이 높아지고 과거 실패경험이 있어 역설적으로 이번엔 가능하다. 지금보다 국민의식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건 모순이다. 올바르게 반응하고 변화하지 못하는 게 모순이다. 제주도 특성이 ‘궨당’이란 표현을 들었다. 서로 연결이 다 돼 있어 새로운 시도가 쉽지 않아 보이는 장애 요소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크게 보면 하나다. 국민참여당은 어떤 지도자, 노선을 세워 놓고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만 모이라는 게 아니다.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궨당'이 다 들어오면 된다. 국민참여 방식이 귀찮고 불편하고, 때론 비용이 든다. 또 모든 걸 참여방식으로 하려면 무너져 내리고, 그렇다고 귀찮다고 참여를 막으면 망한다. 얼마나 현명하게 국민참여방식을 잘 운영하느냐, 또 다른 세력들,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개방성을 갖느냐 이 두 가지를 잘 견지하면 몇 년 안 돼 이긴다. 제주도민 상당수 공감을 이뤄 나갈 것이다. 하루 이틀, 1~2년 내에 대폭 늘어난다는 기대는 않는다. 그게 위험하다. 제주도민들이 우리에게 많은 우려와 걱정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어떤 정신을 갖고 가는지 지켜봐 달라.”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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