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관 재일본관서제주특별자치도민협회 회장

“제주 지역 분들이 종종 제주가 지금처럼 발전한 것은 재일동포 덕분이라 말하지만 그 말씀 듣고 기뻐했을 선배들은 대부분 돌아갔거나 살아갔어도 제주를 방문하는 게 힘든 상황이다”

▲ 고영관 재일본관서제주특별자치도민협회 회장ⓒ제주의소리

고영관 재일본관서제주특별자치도민협회 회장은 28일 열린 제1회 글로벌제주 상공인대회에서 열린 ‘제주상공인발언대’에서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일본 관서지역에서 터를 닦아온 재일교포 1세를 ‘선배’라 부르며 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히 설명했다. 비록 일본어로 전한 이야기 였지만 고향 제주를 사랑한 선배들의 정신을 높이 받드는 그의 자세는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 고영관 재일본관서제주특별자치도민협회 회장ⓒ제주의소리
고 회장은 “저희 선배가 오사카 땅에 발 디딘지 올해로 80여년 다 된다. 선배들은 살 곳을 찾기 힘들어 농가 닭장을 개조해 살았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당시 제주서 온 선배들을 주로 채용한 곳은 작은 바늘공장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후배들을 따뜻하게 품어준 선배들을 기억하기도 했다. “힘든 환경 속에 정착한 선배들을 믿고 후배가 찾아간다. 지금은 일본 어느 지역에 가더라도 선배들이 있지만 정착 초반에는 이쿠노를 찾아간다. 가장 먼저 오사카에 도착할 때에는 선배들이 ‘우동 한그릇’을 대접한다. 이것이 최고의 대접이다. 이것이 감동적이라고 사람들은 이구동성 말한다.”

이들은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언제나 자신보다는 고향 발전이 우선이었다고 전한다. 그는 “선배들의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힘든 시절을 보내는 가운데도 제주의 각 마을에 전기, 수도 설치, 감귤나무 심는 사업에 자금을 유통했다. 1세대 선배들은 고향 제주의 사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송금했다.”고 그들의 기여를 전했다.

고 회장은 “제주 지역 분들이 종종 제주가 지금처럼 발전한 것은 재일동포 덕분이라 말하지만 그 말씀 듣고 기뻐했을 선배들은 대부분 돌아갔거나 살아갔어도 제주를 방문하는 게 힘든 상황이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배들이 제주의 따뜻한 서민문화를 오사카 땅에 정착시켰다”며 “제주의 옛 정과 선배들이 쌓아올린 재일문화를 소중히 계승하고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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