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전기업-성공신화를 쓴다]③(주)성도그린 홍영철 전무‘라또랑 제주의 아침’ 유제품 수도권 판매…연매출 120억 성장

수도권 기업들이 제주로 향하고 있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방침에도 불구하고 본사 제주 이전을 감행하는 기업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역내 생물자원을 통한 바이오산업서부터 정보통신분야 등 소위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logy Technology) 분야의 이전이 눈에 띈다. 일부 제조업 회사들의 이전도 주목할 만하다. 기업들의 이전 결정에는 제주도의 행.재정적 지원 강화도 주효했다. <제주의소리>는 이들 제주 이전기업의 CEO를 만나 기업 경영면에서 제주가 갖는 장단점과 이전에 따른 애로사항은 없는지 등 성공적 이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경영일기’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섭취하는 음식은 ‘모유(母乳)’다. 즉 어머니의 젖을 통해 세상과 만난다. 사람을 포함한 지구상의 약300여종 포유류는 모두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는데 미성숙 상태인 새끼는 질병에 노출되기 쉽고 면역력이 떨어져 아무 음식이나 소화시키지 못하는 상태다. 이때 섭취하는 것이 바로 어미의 젖이다. 사람과 동물이 다르지 않다.
모든 동물의 젖에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물질과 성장촉진, 단백질, 두뇌발달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런 성분들이 어린 새끼를 튼튼히 키우는 바탕이 된다. 특히 다른 포유류에 비해 소는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모유와 가장 비슷하게 가지고 있어 수천 년 전부터 인류는 소의 젖인 우유를 마셔왔다. 기원전 3500년경의 벽화로 알려진 유프라테스(euphrates) 계곡의 벽화에 소의 젖을 짜고 그릇에 받는 사람의 모습이 이를 증명한다.

때문에 우유의 생명은 청정한 환경이다. 청정 제주에서 생산된 우유는 그만큼 인기가 높다. 이런 제주에 제주우유, 한라우유에 이어 낯선 유제품업체 이름이 하나 더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 제주에 공장을 설립하면서 경기도 안양시에서 제주도로 본사를 완전 이전한 (주)성도그린(대표 박철종)이다. 제주시에서 서회선 일주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애월읍 신엄리 3186번지에 위치해있다.

▲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에 위치한 (주)성도그린 본사 사옥 전경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성도그린은 현재 ‘라또랑 제주의 아침’이란 브랜드로 다양한 프리미엄급 우유를 제주에서 자체생산, 전 물량을 수도권 각 가정에 배송 판매하고 있다. 물론 원유의 착유에서부터 제품생산, 가정배송까지 전 과정을 24시간 이내에 마치는 '1일 생산 판매'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행복한 제주의 아침을 드리는 성도그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란 첫 인사가 인상적인 성도그린의 홍영철 전무(60)를 만났다. 그는 제주지역 유제품 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아 오다 정년퇴임한 유제품 업계의 노장(?)이다. 때마침 본사를 제주로 이전한 성도그린에서 그를 러브콜 했다. 제주 이전기업 (주)성도그린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은 셈이다. 유제품 업계와 지역을 모두 잘 아는 그의 입을 통해 제주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주)성도그린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 (주)성도그린 홍영철 전무(60)는 제주에서 우유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아온 노장(?)이다.  제주출신인 그가 제주로 이전한 성도그린의 제2의 성장을 진두지휘하는 현장 사령관 역할을 맡아 큰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행복한 제주의 아침을 드립니다”란 인사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우선 (주)성도그린 어떤 회사인지 소개 부탁합니다.

= 성도그린이 걸어온 길은 사실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지난 성도그린 2003년 4월1일 처음 설립됐습니다. 처음엔 유제품 제조업이 아니라 유제품 유통업으로 시작했다. 당시 앙젤로라는 우유를 롯데로부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판매해오다가 2004년도부터 제주도의 (주)제주우유로부터 ‘제주의 아침’ 우유를 역시 OEM 방식으로 수도권 가정에 방문 판매하면서 시장을 넓혀왔습니다. 그러던 중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 출범하고 수도권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유치활동을 벌이면서 제주이전을 결정했습니다. 그때가 2007년이었고 그 해 12월 이곳 신엄리에 공장을 완공해 현재 초일류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얘기가 나온 김에 제주도로 본사 이전 결정을 내린 배경을 좀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 성도그린은 자연의 소중함과 국민건강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유제품 전문회사입니다. 2003년 회사 설립 이후 빠른 속도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 바탕에는 제주도가 있습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지정한 국내 유일의 국제청정지역인 제주도에서 저희가 직접 우유를 생산하겠다는 꿈을 이룬 셈이죠. 2007년 12월 완공된 제주공장에는 미국 국립항공우주국 NASA로부터 스페이스실(Space Seal) 인증을 받은 세계 유일의 살균소독정화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모든 생산 공정에 완벽한 살균정화를 실시하고 있는 거죠.

무엇보다 회사 설립 초기 OEM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오다가 순수 자체브랜드와 더욱 고품질의 우유를 생산해야하겠다는 임직원들의 욕심이 제주이전의 가장 중요한 배경이었던 것 같습니다. 청정하면 제주를 빼놓을 수 없죠. 이 같은 천혜의 한라산 기슭에서 자연 방목된 젖소, 또한 무공해 푸른 목초와 화산암반수를 먹고 자라난 젖소에서 생산된 원유 중 최상급 1A등급 원유만을 저온 살균해 최단시간 내 최고품질의 우유를 생산해내는 데는 제주만한 최적지가 없습니다. 또한 ‘제주의 아침’이란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면서 제주도로의 이전 결정은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 (주)성도그린 홍영철 전무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아직 (주)성도그린의 ‘제주의 아침’이란 우유 제품들에 대해 도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어떤 제품들이 있습니까?

= 성도그린은 현재 ‘라또랑 제주의 아침’이란 브랜드로 ‘라또랑 제주의 아침-유산균 우유’ ‘라또랑 제주의 아침-비엔 요구르트’ ‘라또랑 제주의 아침-아이큐 우유’ ‘라또랑 제주의 아침 내츄럴 우유’ ‘라또랑 제주의 아침-무지방 우유’ 등의 프리미엄급 우유를 제주에서 자체생산하고 있습니다. 물론 생산된 그날그날의 전 물량을 수도권 각 가정에 24시간 내에 배송 판매하고 있습니다. 목장에서 원유의 착유에서부터 제품생산, 가정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24시간 이내에 마쳐 최대한 신선한 우유를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반 유제품에 비해 저희 ‘라또랑 제주의 아침’은 약 20~30% 비싼 프리미엄급 제품들입니다.

- ‘제주의 아침’이란 브랜드가 아직은 생소한데요. 제주지역 소비자들에겐 판매하지 않는군요.

= 그렇습니다. 아직은 제주도내 판매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향후 도내 소비자들에게도 제품을 선보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유수급 문제, 유통판매망 등의 제반 문제가 해결되면 머지않아 가능해질 겁니다.

- 원유를 착유해서 제품생산과 가정 배송까지 24시간 이내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는 것이 간단치 않아 보입니다. 어떤 시스템입니까?

= 성도그린은 ‘1일 생산 판매방식’을 원칙으로 합니다. 다른 유제품 회사들은, 특히 유제품 대기업들은 이런 시스템은 어렵습니다. 우리 같은 경우엔 아침 일찍 목장에서 원유를 착유하고 나서 공장으로 이송해오면 낮에 우유를 생산해서 오후에 항공편으로 서울로 보냅니다. 당일 저녁과 이튿날 새벽사이 대리점에 도착한 우유가 이날 아침 각 가정에 방문 배송되기 때문에 딱 24시간이 걸리는 셈입니다.
그러나 대기업 유제품들은 대량 원유착유- 대량 제품생산-대리점 배송-유통매장 배송-소비자 쇼핑 또는 가정배달 등을 거치다 보면 최소 2일 이상 소요됩니다.

- 신선한 당일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쌓고 있군요. 그렇다면 매출도 성장하고 있습니까? 매출은 어느 정도 규모입니까? 

= 청정제주에서 생산되는 ‘제주의 아침’이란 브랜드는 방문 배송을 통해 수도권 소비자들에게 점차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하루 약 7~8톤의 원유를 유제품으로 생산하면서 연간 약 100~12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기초를 다지는 과정이라고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년 상반기쯤 되면 약 20~30%의 성장을 기대할 만큼 2010년에 큰 성장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 어떻습니까. 제주로 이전한지 이제 2년이 됐는데요. 제주도가 기업을 운영하기엔 어떤 환경입니까?

= 짧게 줄여 말씀드린다면 제주도가 대체적으로 기업운영에 썩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첫째는 잘 아시는 것처럼 물류유통에 있어서 불리한 점이 많습니다. 고용문제도 역시 기업 입장에선 열악한 조건입니다. 전문 고급인력들이 지역에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이 문제는 제주뿐만 아니라 모든 지방들이 비슷한 환경입니다만, 여기에 교육 문제 등이 제주이전을 고민하는 기업들에겐 수도권과 비교해 가장 고민일 것입니다.
물론 제주자치도가 기업유치를 위해 여러 가지로 신경 쓰고 있지만 아직 미약한 것 같습니다. 제주도가 이전기업들을 위해 좀 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지원 인센티브를 직접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를 든다면 자치단체가 금융지원 등을 직접 맡아 해주면 훨씬 기업운영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주)성도그린 제주본사 공장의 생산라인. 성도그린은 당일 배송해온 원유를 유제품으로 당일 생산해 소비자 가정에 배송하는 '1일 생산 판매 방식' 원칙을 철저히 고수해 재고가 없는 회사로 유명하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앞에서도 잠깐 말씀이 있으셨습니다만, 미국 NASA가 인증한 세계유일의 RCI Technology(살균소독정화시스템) 도입 등 유제품 업계의 새로운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제주 이전 후 어떤 성과들이 있었습니까?

=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만, 제주에 본사를 이전한 후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들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우선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고요, 라또랑 제주의 아침 ‘유산균 우유’와 ‘무지방 우유’도 제주 이전 후 제주에서 출시했습니다. 또한 HACCP 적용 사업장으로도 지정받았을 뿐 아니라 품질환경 경영시스템 ISO인증도 받았습니다.

- 앞으로 성도그린이 제주기업으로서 더 큰 성장이 기대됩니다. 향후 모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있다면 소개해주시죠.

= 현재 저희 회사는 국민건강을 선도하는 유제품 전문회사입니다만, 경기도 지역에서 기계사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공장을 경기도 이천에서 화성으로 이전 설립 중입니다. 약 400~500억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화성에 성도그린 기계공장을 설립하게 됩니다. 유제품 생산라인 기계에서부터 다양한 자동화 시스템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필요한 감귤박 건조기 시스템과 양어장 정화시설 등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년 봄쯤 인도에도 진출이 성사될 예정입니다. 
또한 제주의 청정 유기농 농수축산물을 가장 신선한 상태로 소포장해서 서울 등 수도권 대도시 지역에 배송판매하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성도그린이 제주기업으로서 제주지역 경제활성화와 고용촉진에 일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꿈은 성도그린이 진정한 제주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원유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목장을 갖는 날을 그려보고 있습니다. 하하.

▲ (주)성도그린 홍영철 전무가 생산라인 앞에서 "장차 제주에 목장도 직접 운영하는 회사를 만들어야지요"라는 포부를 밝히며 웃음을 짓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앞에서도 잠시 제주도 행정당국의 지원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하셨는데, 도정에 바람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씀해주시죠.

= 제주가 전국 1%라는 한계를 벗어나려면 제주에 있는 기업들이 모두 성공을 거두는 것이 중요한 관건입니다. 특히 저희 같은 유제품 업계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우선 낙농업에 종사하는 농가들이 살아야 합니다. 행정당국은 기업들에 대한 지원정책에도 고민을 해야겠지만 농가지원에도 많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합니다. 지금 낙농하는 농가는 다 고령의 분들입니다. 젊은 농가들이 낙농에 뛰어들 수 있도록 농가살리기에 힘을 실어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기업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저도 유제품 업계에 오래 있어서 잘 알지만 제주지역 유제품 시장에서 제주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제주우유와 한라우유를 모두 합쳐도 35%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 70% 가까이 석권하던 제주도 생산 유제품들이 대기업들의 마케팅 전략과 물량공세에 밀리는 모습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제주의 유제품 업체들도 전문 판촉요원을 고용하고 선진 마케팅 전략을 도입해서 영업력을 다시 끌어올려야 합니다.
‘행복한 제주의 아침을 드리겠습니다’란 말이 빈말이 되지 않도록 (주)성도그린부터 앞장서서 세계자연유산 청정 제주에서 생산된 제주산 우유와 함께 성도의 미래를 쑥쑥 키워나가겠습니다.

- 네. 성도의 미래를 저희도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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