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준비 워크샵 - “유치에만 혈안, 정작 내실있는 준비에는 소홀”

지난 23일 오후 3시 30분,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 준비 워크샵’이 열렸다.

환경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국립공원관리공단, IUCN(세계자연보전연맹)한국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워크샵은 이인규 중앙문화재위원장(IUCN한국위원회 명예회장)을 좌장으로 하여 서영배 IUCN한국위원회 위원장과 김성일 IUCN 지명이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김은식 한국생태학회 회장, 안영희 한국환경생태학회 회장, 습지학회를 대표한 이화여대 이상돈 교수와 제주에서는 곶자왈공유화재단의 김순두 이사장이 지정토론자로 참여하였다. 이 외에도 최청일 유네스코 MAB 한국위원회 위원장, 전택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등 국내 환경·생태분야의 쟁쟁한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여 2012 제주 WCC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의견을 나누었다.

   

지난 2008년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됐던 제4차 WCC 사례를 들려준 서영배 위원장의 발표와 제주 5차 WCC의 성공적 준비를 위한 김성일 교수의 발표가 끝난 후, 사회를 맡은 이인규 교수는 "두 분의 발표를 들으니, 이러다 국제적 망신을 당하는 게 아닌가 두렵다"고 조심스레 얘기를  꺼냈다.

그 동안 지구촌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WCC 유치에만 관심이 있고 실제적 준비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IUCN의 36인의 이사 중 한명으로 이번 WCC 제주유치에 큰 힘을 실어준 김성일교수는, WCC를 유치하면서 세계자연유산지역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모습을 IUCN관계자들이 어떻게 보겠는가 하며 제주도 당국의 이율배반적 모습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김순두 이사장도 WCC가 개최되는 데 "제주에는 해안 환경파괴가 불가피한 해군기지가 건설되려 하고 있고, 중산간 지역에는 엄청난 자연파괴를 수반하는 대규모 저류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김은식 한국생태학회 회장은 WCC가 제주에 개최되는 만큼 "제주도가 자연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고 있다는 것과 모범적으로 녹색자치를 실현하고 있다는 상을 외국 참가자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에 WCC를 유치하기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지금 두분 발표자의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고 말문을 연 안영희 한국환경생태학회 회장은, 발표된 내용들이 국민들과 도민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내용이므로 알기 쉽게 해설하여 국민과 도민들에게 홍보하여 협조와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 외에 성공적인 WCC개최와 '세계환경수도, 제주'의 추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 이지훈 편집위원 ⓒ 제주의소리
제주도내 학자들과 도내외 NGO 활동가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아마 초청되지 않은 듯하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기는 하지만,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생태학회 대표들이 모두 참여하여 제주WCC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부여 할 만 하다.

워크샵에서 터져 나온 많은 얘기들 중, 특히 "유치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정작 내실있는 준비는 소홀하다"는 주장과, 심지어 "잘못하면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경고는 주의 깊게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지훈 세계유산연구소장<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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