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 문화유적100] (10)당에 가지고 온 것은 다 깨라 - 월평동 다라쿳당

『제주여성 문화유적 100』은 제주여성과 그들의 삶이 젖어있는 문화적 발자취를 엮은 이야기로, 2009년말 ‘제주발전연구원’에서 펴냈습니다. 『제주여성 문화유적 100』은 2008년에 이미 발간된 『제주여성 문화유적』을 통해 미리 전개된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필진들이 수차례 발품을 팔며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노력이 깃들어 있습니다. 오늘 우리 제주가 있도록 한 ‘우리 어머니’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제주의소리>는 제주발전연구원과 필진들의 협조로 『제주여성 문화유적 100』을 인터넷 연재합니다. 제주발전연구원과 필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제주의소리

▲ 다라쿳당 전경 ⓒ김은희

제주사람들에게 당이라고 하면 어떤 의미일까? 당은 마을의 토주관,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고 있는 신의 집을 말한다.

신은 생산 활동이나 죽어서 저승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예로부터 제주는‘당 오백 절 오백’이라 할 정도로 마을마다 신당들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그만큼 당은 인간의 삶과 밀착되어 있었다.

다라쿳당은 월평동과 영평동의 본향당으로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료 9-5호로 지정되었다. 당신은 산신백관 즉 산신 대왕과 은기선생 놋기선생으로 부부신이 좌정해 있으며, 육아와 관련된‘애깃도’도 모셔져 있다. 제일은 음력 1월 14일과 7월 14일이다.

당은 천선과 나무를 신목으로 삼색천이 이 걸려 있으며, 제단에는 향로가 놓여 있었다. 전체적으로 원형이고, 아늑한 느낌이다. 그러나 여름엔 모기의 극성으로 오래 있지 못한다.

다라쿳당은 아이가 아프거나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빌거나, 아이의 나쁜 버릇을 고쳐주는 데 효험이 있는 당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 그릇을 자주 깨는 버릇을 없애기 위해 이곳에서 제를 지낸 다음 그릇을 깨고 간다고 한다. 그릇을 깨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귀신방쉬’의 뜻도 있다. 얼마 전까지도 다라쿳당에는 깨진 그릇 조각들이 널려 있었으나 지금은 끗이 치워져 있다.

당에 갈 때는 메를 세 그릇 가지고 가는데, 사발메 2기는 부부신의 몫이고, 보시메는 아기의 영혼을 지킨다는‘허물할망 애기도’의 몫이다. 본풀이에는“남신 산신백관은 고기를 먹었기 때문에 바람 아래 좌정한 부정한 신으로 수렵·목축의 신이며 여신 ‘은기선승 놋기선승’은 강남 천자국에서 온 외래신으로 농경·산육신産育神이며, 깨끗한 신으로 바람 위에 좌정했다. 특히 그릇을 관장하는 신은 아기의 나쁜 버릇도 고쳐주고, 아기의 부스럼도 고쳐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당은 높은 동산에 위치해 있고, 당 입구까지 난 길이 아주 예쁘다. 멀리서 본 당의 모습은 우람한 팽나무가 당을 지켜주는 모양이며, 신목이 천선과나무인 것이 특이하다. / 김은희

* 찾아가는 길 - 월평동 중앙고등학교 정문 맞은편 계단 따라 30m 위쪽에 위치

<본 연재글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본 연재글의 저작권은 '제주발전연구원'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