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가 어디꽈] 세계환경수도와 제주발전전략

   지난 3월 5일 제주특별자치도, 대한민국(환경부) 및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12년 제주에서 열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다.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의 성공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필자는 작년 11월 말경 제주가 세계자연보전총회를 유치했을 때 너무 기뻐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국제자유도시로 상징되는 현재의 제주발전전략을 전면적으로 바꿀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때 마침 그 무렵 제주도정은 ‘세계환경수도’를 기치로 내걸었다. 세계자연보전총회의 유치를 계기로 하여 제주를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또 하나의 화려한 구호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한다. 그 비판이 설득력이 없지는 않으나 비판만으로는 일을 이룰 수가 없다.

  오히려 이 기회에 국제자유도시를 대체하는 제주의 새로운 비전으로 세계환경수도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에 걸 맞는 제주 발전전략을 새롭게 짜는데 지혜를 모으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발전전략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우선 당연히 세계환경수도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다음으로 제주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사회의 트랜드와 맞아야 한다. 필자는 이를 충족시키는 발전전략의 키워드로 ‘자연’과 ‘건강’을 뽑는다. 제주의 가장 큰 장점인 천혜의 자연을 모든 사람들의 화두인 건강과 어떻게 잘 결합시켜내느냐가 제주 발전전략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은 도시에 살고 있다.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극심한 경쟁에 내동댕이쳐진 채 각종 스트레스와 질병에 시달리는 도시인들은 흙내음 나는 자연과 더불어 쉼과 치유를 경험하고 건강을 회복하기를 갈망한다. 그런데 제주는 도시인들의 그런 갈망을 충족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과도 같은 존재이다. 따라서 제주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활용하여 제주를 건강의 메카로 만들 수 있는 발전전략을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짜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대략적이나마 다음의 네 가지를 제시해 본다.

  첫째 자연치유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그 요지는 특별법에 현행 의료법에 대한 특례규정을 둠으로써 양의사와 한의사의 자유로운 시술행위를 보장하고 침구사 등 자연치유 관련 자격제도를 신설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특히 자연치유 관련 자격제도를 두게 되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농업의 주류가 친환경농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는 농민들이 친환경농업을 하면 관행농업을 하는 것보다 돈을 더 벌 수 있도록 만들어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친환경농업에 대한 지원책을 대폭 확대하고 유통 및 마케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나와야 한다. 한편 자연치유의 제도화를 통해 제주가 자연치유의 메카라는 명성을 얻게 된다면 제주산 농산물은 모두 약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어 고부가가치 친환경농업으로의 전환이 보다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셋째, 관광은 현재의 볼거리 위주의 관광을 넘어 휴양ㆍ치유ㆍ레저스포츠 관광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특성에 맞는 휴양ㆍ치유 관광단지 조성, 레저스포츠 산업 육성 등의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자연치유의 제도화를 이루어낼 필요가 있다. 그 경우 제주는 한방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의학의 산실로 우뚝 설 것이다. 또한 일명 ‘자연치유 명의촌’을 조성한 다음 김남수 옹과 같은 전통의술 명인들을 전국적으로 발굴ㆍ검증하여 제주도로 모셔 와서 합법적으로 시술하게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전국에서 만성질환 등 난치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이 대거 제주도로 몰려 올 것이다. 이를 통해 제주관광은 한 단계 도약을 할 것이다.

  넷째, 삼다수를 세계적인 먹는 샘물 브랜드로 키워야 한다. 제주의 지하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질로 각광받는 등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삼다수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다면 중동이 석유로 먹고 살듯이 제주가 물로 먹고 살게 될 것이다. 한편 제주의 지하수는 오염과 고갈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세심한 정책적인 배려 또한 필요하다.

 

▲ 신용인 변호사
  이처럼 자연과 건강을 제주발전전략의 키워드로 하여 자연치유의 제도화를 이루어내고, 친환경농업을 육성하며, 휴양ㆍ치유ㆍ레저스포츠 관광을 발전시키고, 삼다수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나간다면 제주는 자연을 잘 보전하면서도 도민의 삶의 질이 한층 나아지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환경수도의 경제적 기반이 튼튼하게 마련되는 것이다. /신용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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