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스님의 편지] 향기로운 뜰의 햇살이 됩니다

▲  ⓒ제주의소리

노인네 한 분이 돌아가셨다고
이렇게 온 나라가 숙연해졌습니다.

연일 정쟁과 참혹함이 뉴스시간의 반 이상을 채우며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로
암담한 번민과 삶의 회의가 흐르는 가운데
한 생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우리네 걸음을 멈추게 하고
우리네 거친 호흡을 고르게 하고
우리네 가닥 없는 생각을 하나의 사유에 머물게 하고
성찰하며 참회하고 감사하며 기도하게 합니다.

▲ ⓒ제주의소리

그 분의 입멸이
우리 삶의 배후를 받쳐주고 있습니다.

▲ 오성스님
그 분의 태워진 육신이
우리 삶의 신선한 바람이 되고 향기로운 뜰의 햇살이 됩니다.
그 분은 죽어서 살고
나는 살아서 죽어 갑니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나그네일까요?

더 바라지 않습니다.
그 분의 육신을 태운 재 앞에 선
이 마음으로 매일 매일, 매순간 매순간을 살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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