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오늘 하루도 그렇게 저뭅니다
부끄러운 오늘 하루도 그렇게 저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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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스님의 편지] 늘 넘쳐나면서 만족할 줄 모르는…

단순하게 살아라.
간소하게 생활해라.
만족할 줄 알아라.

그 노인의 잠언입니다.
어디 그 분만이겠습니까.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우리가 마음에 담고 있는 분들이 남기신 말입니다.

▲ 까치집 ⓒ제주의소리 / 사진=오성스님

저는 아득합니다.
저의 생활 살림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지만
강원도 산골 오두막 보다야 많지 않겠습니까.
넉넉하지 않다는 생각도 많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가난하고
그럼에도 부족한 게 하나 둘 헤아려 집니다.
나의 것을 비워내지 않았으면서
맑은 그 분의 영혼으로 채우려 합니다.
어찌 과한 욕심이 아니겠습니까?
어찌 참회하지 않고
어찌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그러기에 저는
늘 혼란스러워 단순하지 못하고
늘 번잡하여 간소하지 않으며
늘 넘쳐나면서 만족할 줄 모릅니다.

▲ 오성스님 ⓒ제주의소리
그러기에
그 분은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다’ 하셨지만
나는 살아 있음이 부끄럽습니다.

올해 비가 많을는지 높이 지은 까치의 집을 봅니다.
버려진 죽은 나뭇가지를 물어다 지었습니다.
다른 것에 해를 주지 않고
날아올라 떠나면 그뿐인
떠나고 나도 온기만 남는
저의 집을 보면서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저뭅니다. 

<제주의소리>

<글.사진 = 오성 스님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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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2
여여 2010-03-29 14:37:35
한라산 기슭의 오래된 숲, 어느 곶자왈 인근에 계시단 소식 들었습니다.
종단의 덕망받는 많은 어른 스님들이 오성스님을 믿고,
스님의 뜻이 꺾이지 않길 바라고 계십니다.
한때 소란에 휘말린 스님의 희생도 업이려니 생각하십시오.
제주불교에 대한 고민, 출가자로서의 제주사회에 대한 관심을
끝까지 놓지 않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성불하십시오. 꾸벅
125.***.***.226

제주청년 2010-03-29 13:11:02
지금은 스님이 위의글처럼 게재할때가 아니라고
보는데,,, 반성하시고 근신의 시간을 가질때가
아닙니까! 세속사람들도 자신이 자의든 타의든
자신으로인해 어떤문제가 발생하면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는게 상식인데 어찌 승려의 신분으로
관음사사태의 책임을물어 종단에서도 중징계를
받은분이 이렇듯이 깨끗한척 괴변의 글을 늘어놓으십니까!
법정스님은 글이 훌륭한만큼 평생의 삶또한 그렇게
사셨기에 승속을 막론하고 존경을 받으시지만
오성스님은 그런가요??? 자숙하시지요!
61.***.***.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