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가 어디꽈] 현대의학의 한계와 자연치유의 부상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질병의 주류는 사고에 의한 중상, 급성감염 등 급성질환이었다. 이에 대하여 현대의학은 외과수술의 발달 및 항생제의 개발에 힘입어 놀라운 치료효과를 발휘하였다. 질병 치료에 있어서 현대의학이 담당한 역할은 그야말로 독보적인 것이었다. 그 결과 현대의학은 주류의학으로 당당하게 군림하게 되었고, 전통의술과 같은 자연치유는 비과학적인 미신의 일종으로 취급 받으면서 불법의 영역으로 내쫓김을 당해야 했다.

  그런데 오늘날 질병의 주류는 급성질환에서 암,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도 우리나라 사망 원인 순위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2008년도 우리나라 사망 원인은 암 1위(28.0%), 뇌혈관 질환 2위(11.3%), 심장 질환(8.7%) 3위, 자살 4위 (5.2%), 당뇨병 5위(4.2%), 만성하기도 질환ㆍ운수사고 6위(3.0%), 간질환 7위(2.9%), 폐렴 8위(2.2%), 고혈압성 질환 9위(1.9%)이다. 대부분의 사망 원인이 만성질환인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과거와는 달리 만성질환이 질병의 주류가 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주류의학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현대의학은 뜻밖에도 만성질환에 대하여는 무력하기 짝이 없다.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기술은 거의 정체된 상태이고 만성질환자의 수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사실상 두 손을 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현대의학이 만성질환의 치료에 대하여는 이토록 무력하게 된 것일까. 베스트 셀러 『면역혁명』의 저자이자 의사인 아보 도오루는 그 원인을 현대의학이 지나치게 분석적으로 나아가면서 몸 전체의 건강을 파악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 찾는다. 즉 만성질환은 대부분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기인한 자연치유력(면역력)의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몸을 전체적으로 파악하여 자연치유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현대의학은 약이나 수술 등으로 단지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을 없애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증상은 일시적으로 완화되나 자연치유력은 더욱 떨어져 결과적으로 질병은 악화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의학이 만성질환의 치료에 무력하게 되자 의료인들 사이에서는 현대의학과는 다른 관점에서 치료를 해보려는 시도가 퍼져나가게 되었고, 그런 와중에서 자연치유가 그 대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자연치유는 인간을 전체적으로 파악하여 자연치유력의 강화에 그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자연치유의학 시장의 규모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7년 4월 보건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세계 자연치유의학 시장 규모는 1993년 491억 달러에서 1998년 850억 달러, 2002년에 1,000억 달러에 달했고, 2008년에는 2,0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신용인 변호사
  이처럼 자연치유가 현대의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각광을 받게 되자 선진국들은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 국립보건원(NIH) 내에 국립보완대체의학연구소(NCCAM)를 설치하고, 자연치유의 안정성과 유효성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데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또한 카이로프랙틱, 자연요법, 침술, 마사지요법 등 자연치유의학 관련 면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의학이 자연치유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있을 뿐 아니라 자연치유에 관심을 갖는 의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불합리한 의료법 등의 이유로 자연치유가 활성화되기에는 한계가 많다.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신용인 변호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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