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천막농성장 찾아 간담회…김태환 지사도 "사업자 공모 끝나면 도 입장 밝힐 것"

▲ 진철훈 이사장이 천막농성장에 들어오자 범상인 비대위 대표자들이 쇼핑아울렛 철회 구회를 외치고 있다.
도내 중소 상인들이 '쇼핑아울렛' 철회를 위해 대규모 궐기대회와 가두시위를 벌이며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진철훈 이사장은 '쇼핑아울렛 사업'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개발센터 진철훈 이사장은 20일 저녁 10시20분 개발센터 사무실 앞에서 천막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는 '쇼핑아울렛 철회쟁취 범상인 비상대책위'와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진철훈 이사장은 개발센터 정기 이사회와 국회 건교위 일정으로 21일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올 예정이었지만 범상인 비대위가 대규모 궐기대회를 갖는 등 강경 투쟁을 전개하자 이날 마지막 비행기로 서둘러 내려왔다.

▲ 쇼핑아울렛 사업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밝히는 진철훈 이사장
진 이사장과 범상인 비대위의 간담회는 냉랭한 분위기 속에 이뤄졌고, 중간 중간에는 서로 언성을 높일 정도로 험악해지기도 했다.

범상인 비대위는 진 이사장이 천막안으로 들어오자 '지역상인 다죽이는 쇼핑아울렛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처음부터 강하게 압박했다.

   
진 이사장은 "개발센터 이사회와 국회 건교위 일정 때문에 늦었지만 급하게 내려오게 됐다"며 "쇼핑아울렛 사업 등 개발센터의 사업은 제주도를 잘살게 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렇게 여러분들이 고생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진 이사장은 "지난 3년간 지리하게 논의 되어온 쇼핑아울렛 문제는 이제 종식돼야 한다"며 "여러분들의 고민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혜를 모아서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자"고 말했다.

진 이사장의 답변에 범상인 대책위는 "그동안 개발센터 얘기해 온 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며 "우리는 쇼핑아울렛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강경하게 나섰다.

범상인 대책위는 진 이사장에게 '쇼핑아울렛' 문제에 대해 분명한 의사를 밝히라고 거듭 강조했다.

진 이사장은 "쇼핑아울렛 문제는 인내심을 갖고 도민 모두의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 것"이라며 "사업자 공모가 끝나는 21일 오후에 제주도와 제주시, 개발센터, 비대위 관계자들이 모이는 간담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1시간 가까이 팽팽하게 맞서던 진 이사장과 범상인 비대위측은 진 이사장의 한마디 발언으로 해빙 분위기를 맞았다.

범상인 비대위가 "진 이사장이 '쇼핑아울렛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며 "사업철회를 할 의사가 있느냐"고 거듭 질문하자, 진 이사장은 "사업을 철회할 의사도 있다"고 답변했다.

진 이사장은 "개발센터의 사업은 도민 모두가 잘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뒤 "가능한 한 단기간에 문제가 종료될 수 있도록 대화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진 이사장은 "쇼핑아울렛 사업을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은 전제조건으로 사업자가 공모하지 않았을 때 가능한 얘기"라고 말해 철회 의사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 천막농성장을 찾은 김태환 지사
진 이사장은 "현재(20일)까지 쇼핑아울렛 사업을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업체는 없다"며 "국제자유도시 업무를 총괄하는 제주도와 협조를 통해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 언론에서 보도된 '7대 선도프로젝트 계획대로 추진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진 이사장은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도지사의 의지가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김태환 지사도 이날 오후 9시20분께 천막 농성장을 찾아 상인들과 얘기를 나눴다.

김 지사는 "오늘은 위로하기 위해서 찾은 것"이라며 "개발센터의 공모기간이 내일까지이기 때문에 공모가 끝난 후 도의 입장을 정리해서 결정하겠다"고 쇼핑아울렛에 대해 답변했다.

김 지사는 "중소상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머리 아파도 매듭지어야 할 것은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