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극영화 '끝나지 않은 세월' 4일 국회서 시사회

【여의도통신】"4.3을 소재로 한 영화가 대한민국 정치 중심지인 국회에서 상영된다고 생각하니.."

제주 4·3 유족회 김두연 회장은 끝내 눈물을 글썽였다.

제주 4·3 극영화 '끝나지 않은 세월' 시사회가 열린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스크린을 빌려 상영된 이날 시사회에서는 57년전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던 수많은 사람들의 한과 울부짖음이 스크린 속에서 오롯이 되살아났다. 시사회장을 찾은 도민과 국회의원들은 숨죽인 채 화면을 응시했다.

▲ '끝나지 않은 세월'에 출연한 4명의 아역배우들이 시사회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여의도통신 김진석 기자
러닝 타임 1시간 40분이 끝나고 영화 제작에 도움을 줬던 도민들의 이름이 자막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쪽에서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유족들도 보였다.

빨치산 토벌이라는 이유로, 여순반란 사건의 피바람으로 수많은 양민들이 학살됐던 경남 산청이 고향인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영화를 보고 나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말로 소감을 피력했다.

최 의원은 "어렸을 적 어른들로부터 그 때 당시의 이야기들을 많이 전해들었다"며 "아직도 우리 고향에는 같은 날 제사를 지내는 분들이 많은 데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으로서 (4·3해결에) 손 맞잡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아나키스트이자 독립운동가인 우당 이회영 지사의 손자인 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도 "영화를 보고 말로만 듣던 제주의 아픔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의원은 자신의 친한 친구의 부친이 제주 출신으로 과거 간첩사건으로 20년동안 복역했었다는 이야기를 예로 들며 "말로만 들었던 제주도민들의 역사적 아픔과 고통을 생생히 느꼈다"고 덧붙였다.

과거 한일 협정 반대를 외쳤던 6.3 세대를 대표하는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도 "과거 재야 운동을 할 때 책에서나 봤던 사실들이었다"며 "세월이 벌써 60년이 다되가는데 아직도 그때의 상처가 완벽하게 씻겨졌다고는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말로 영화평을 대신했다.

이 의원은 또 "죽은 사람들의 한과 살아있는 사람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문제들이 소홀히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끝나지 않은 세월' 국회 시사회가 4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김경률 감독이 영화 시사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여의도통신 김진석 기자
영화 시사회를 마친 김경률 감독은 "제주 시사회때보다는 긴장이 덜 된다"면서도 "극장 개봉 등 앞으로 해야 될 일이 많은데 이를 계기로 4.3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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