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제주, 연고이전 후 첫 선두 진입...공.수 탄탄한 밸런스 과시

   
제주유나이티드의 돌풍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제주는 지난 17일 강원과의 홈경기에서 5-0 완승을 거두며 승점 25점(7승4무1패)을 기록해 2006년 제주로 연고이전 후 처음으로 리그 선두에 나섰다.

지난 시즌 후 박경훈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히며 본격적인 리빌딩에 들어간 제주는 2010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제주출신 홍정호를 지명한데 이어 시즌 개막 전 김은중, 이상협, 박현범, 배기종, 최성현 등 각 포지션 별로 알짜배기 선수들을 수혈하며 전력을 극대화했다.

경남, 전남 등과 함께 올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은 제주는 막상 뚜껑을 열자 공.수 양면에서 흠잡을데 없는 조직력을 선보이며 K-리그 판도에 강력한 태풍을 몰고 왔다. 특히 패한 경기가 4월 10일 울산 원정 경기에서 0-1로 진 게 전부일 만큼 좀처럼 지지 않는 경기를 하고 있다.

제주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탄탄한 수비와 미드필더 라인의 압박. 국가대표 조용형이 이끄는 수비진은 겨울 이적시장 때 강민수가 수원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오히려 '거미손' 김호준과 대형 신인 홍정호의 가세로 무게감이 더 단단해졌다. 그 결과 제주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9골만 허용하며 타팀의 간담을 서늘케하고 있다.

여기에 '어린왕자' 구자철과 박현범, 오승범 등 미드필더 라인의 강력한 압박 축구는 15개 구단 중 단연 최고. 허리에서 상대 패스 줄기를 차단한 뒤 이어지는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은 제주의 핵심 공격 전술 중 하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최근 물 오른 골 결정력을 자랑하고 있는 '캡틴' 김은중과 '미친 왼발' 이상협, 브라질 출신 산토스 등도 매 경기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팀 전력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패배 의식에 젖어있었던 선수들이 박경훈 감독 부임 이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다는 것이 돌풍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K-리그 감독 첫 해 제주를 당당히 선두로 이끌고 있는 박 감독은 "제주는 계속적으로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언젠가는 기록이 깨지겠지만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잘해줄 것"이라며 "빠른 공수 전환과 역습, 많은 득점까지 모든 과정이 만족스럽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선수들의 경기력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현재 페이스로 봤을 때 2006년 연고이전 후 첫 6강 진출을 넘어 K-리그 우승까지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다. 과연, 제주의 승승장구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관심있게 지켜보자. <제주의소리>

<허지훈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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