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경기서 7골 폭발...선수단 사이 가교 역할도 충실

▲ 최근 물 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는 김은중. 출처=제주 구단 홈페이지
제주유나이티드의 든든한 '캡틴' 김은중(31)이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혔다.

김은중은 최근 6경기(컵대회.FA컵 포함)에서 무려 7골-4도움을 기록하는 물 오른 골감각을 앞세워 제주가 연고이전 후 처음으로 K-리그 선두에 오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동북고(서울)를 거쳐 1997년 시민구단 대전에 입단한 김은중은 왼쪽 눈이 완전히 실명된 상태에서도 고종수(은퇴), 이동국(전북), 안정환(다롄 스더) 등과 함께 K-리그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이다. A매치에도 15경기에 나와 5골을 기록하는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입지를 단단히 했다. 2004년 서울로 이적한 김은중은 2006년 14골-5도움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그러나 2007년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르며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용병 골잡이 데얀의 가세와 박주영과 정조국 등 후배 선수들의 성장은 그의 앞길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었다. 지난해 K-리그 타구단으로 이적이 불발되자 중국 창사 진더로 옮기며 사실상 축구팬들 사이에서 이름이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겨울 제주로 이적한 것은 그에게 엄청난 행운이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제주의 지휘봉을 잡은 박경훈 감독은 김은중에게 주장 역할을 맡긴 것은 물론 최전방 원톱 자리까지 보장하며 엄청난 힘을 실어줬다. 올 겨울 동계훈련부터 몸을 착실하게 다져온 김은중은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기량으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지난 24일 인천 원정경기는 그의 비중이 얼마만큼 큰 지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전반 27분 산토스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기록한데 이어 후반 38분 절묘한 헤딩 패스로 산토스의 골울 도왔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이현호의 패스를 받아 골지역 오른쪽에서 결승골을 뽑은 장면은 14라운드 최고의 장면 0순위로 꼽히기에 부족함 없을 정도다.

박경훈 감독은 김은중의 연일 맹활약에 대해 "물이 올랐다. 예전의 득점 감각이 살아났다. 체력 등 부족한 점이 없다"며 "주장으로서 선수와 코치 연결 역할을 잘해주고 있고 김은중이 잘해줘 우리가 1위까지 올랐다"고 그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리그 6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제주는 승점 28점(8승4무1패)으로 2위 성남과 3위 서울(승점 27점)에 근소하게 뒤진 불안한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김은중이 있어 남은 경기 역시 기대가 크다.

제주에서 제2의 축구 인생을 활짝 열어젖힌 김은중. 그가 올 시즌 제주를 연고이전 후 첫 6강을 넘어 K-리그 우승까지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보자. <제주의소리>

<허지훈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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