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수 화백
김경수 화백이 <제주의소리>에 리얼리즘 시사만화인 ‘나의 벗, 나의 제주’를 시작한지도 꼬박 1년이 지났습니다.

김경수. <시사저널>과 <시사IN>, <대구매일>과 <내일신문>에 시사만평을 그리는 터라 시사만화 이 바닥에선 어느 정도 알려진 선수였습니다.

지난 2003년 문득 제주 여행길에 나섰다가 그만 제주의 풍광과 사람사는 냄새에 반해 그냥 주저앉아버린, 제주 저지예술인마을에 터를 잡고 제주사람으로 살아가려고 무진 애를 쓰던 그를 <제주의소리>가 안 것도 몇 년 되지 않았습니다.

창작활동이든, 귀농이든, 그리고 또 다른 이유든 간에 ‘육지’에서 온 분들이 제주, 특히 제주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보다 정확히는 제주사람들이 쉽게 이웃으로 받아들여주지 않고) 힘들어 하는 경우를 왕왕 봐왔던 그 즈음 김경수 화백은 달랐습니다.

주변에 친한 이웃을 잘 둔 덕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가 제주를 너무 좋아했습니다. 억수로 억양이 강한 ‘대구’ 사람 입에서 줄줄 나오는 제주사투리(제주어)를 들을 때면 “어! 저 말은 또 어떻게 알았지?”라고 기자들이 웃음을 지을 정도였죠. 제주말뿐만 아니라, 제주이야기, 삶의 속내를 깊숙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 화백의 꿈이 언젠가 만화로 엮는 <제주 가이드 북>을 펴내는 게 그의 작은 꿈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김경수 화백이 지난해 7월20일 첫 선을 보인 리얼리즘 시사만화 ‘나의 벗, 나의 제주’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제주 전역을 마치 거미줄처럼 칭칭 감아 뚫어 놓은 도로공화국을 꼬집은 ‘거미줄’로 시작된 그의 만화는, ‘저항의 손도장’ ‘천생연분’을 통해 개발만능주의에 빠진 제주를 꼬집었습니다.  ‘투자유치’ ‘제주팥빙수’를 거치면서 제주 문화를 그려나갔고, ‘브로콜리 박스’에서 제주농민들의 애환을 담아냈고 또 ‘그들만의 밥상(문명의 멸망)’에선 제주의 궨당정치를 질타하는 촌철살인으로 독자들에게 오늘의 우리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지난 1년 연재해 왔던 김경수 화백 ‘나의 벗, 나의 제주’가 제51화 ‘그동안 참 고마웠어요’를 마지막으로 제1부 연재를 마칩니다. 김 화백은 현재 제주의 또 다른 문화, 제주의 새로운 속살을 보여주는 제주올레를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만화책(좌충우돌 제주올레)으로 엮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제1권은 발간됐고, 제2권 3권도 펴낼 예정입니다. 김 화백은 제주올레 2,3권 발간에 집중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했지만,  ‘나의 벗, 나의 제주’ 제2부 연재를 위한 새로운 충전과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김경수 화백은 <제주의소리> 독자들에게 제2부를 들고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동안 제주를 너무 사랑해 주신 김경수 화백, 그리고 김 화백이 쓴 제주어를 감수해 준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독자들에게 깊은 인사를 드립니다. / 이재홍 제주의소리 편집국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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