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전지역서 오름세 ‘뚜렷’…“공급가뭄” “규제완화 탓” 배경 해석

삼복이 지나고 처서를 맞았지만 절기와 달리 들썩이는 제주지역 아파트 몸값은 열대야 기세처럼 여전히 시들지 않고 있다.

이는 부동산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값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것과 달리 제주지역은 최근 2~3년 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어서 그 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도내 아파트 값의 상승 원인을 ‘수급 불일치’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도내에 대단지 신규 아파트 공급이 수요에 비해 절대 부족했던 이유다. 즉 공급 가뭄이 아파트 값을 들썩이게 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종전 제주도내에서 산북(제주시) 지역, 그리고 제주시 지역에서도 연동.노형동 지역에서만 나타나던 아파트 가격상승 현상이 최근에는 산남(서귀포시) 지역은 물론 제주시에서도 화북.도남.이도지구 등 대부분 지역에서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주목된다.

제주에선 지난 2005년 민간아파트 분양 이후 4년만인 지난해 초에 이르러서야 이도지구 한일베라체 아파트 661세대가 2011년 1월 입주 목표로 분양하는 등 최근 수년간 공급 가뭄이 이어져왔다.

특히 지난해 말 LH 제주본부가 시 외곽지역인 애월읍 하귀지구에 하귀 휴먼시아 445가구를 분양했지만 고분양가 논란으로 분양률이 매우 저조, 아직 수급 균형이 해갈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아파트값 상승세는 도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서귀포시 최대 인구밀집지역인 동홍동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 값은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매물이 거의 없어 실제 거래는 많지 않다”며 “33평형(전용면적 85㎡)을 기준으로 할 때 대림e편한세상 아파트가 약 3년전 1억2000만원 하던 것이 지금은 1억6000만원을 훨씬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 자료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토해양부 자료에선 서귀포시 동홍동 대림 e편한세상 33평형 아파트의 경우 올해 1분기 1억6000만원에 1건(4층) 거래됐고, 2분기에는 총4건의 거래 중 5층 1억8000만원, 7층 2억원, 6층 1억6200만원, 3층 1억7000만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제주시 연동 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의 경우엔 더 높았다. 연동 대림이편한 1차 33평형은 14층 2억7000만원, 6층 2억6800만원 등 올 들어 2건이 거래됐다. 이 역시 지난 2007년 2억3000만원선에서 거래돼던 것보다 약 4000만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그럼 제주시 구도심의 아파트 가격은 어떨까. 지난 2005년 1월 구제주 지역내 대단지 민영 아파트 첫 공급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도남 e-편한세상의 경우에도 33평형 아파트의 경우 지난 2006년 1억6000~1억 7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매년 조금씩 올라 지금은 2억30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매물로 나오는 물량이 거의 없는 상태다.

제주시 외곽지역인 외도동 부영2차 아파트의 경우에도 33평형 기준, 3년전 90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됐지만 지금은 올 2분기(4~6월)에만 1억4000~1억5000만원 선에서 12건이 거래가 이뤄졌고, 대표적 서민아파트인 화북동 주공아파트의 경우에도 이같은 오름세가 두드러졌다.<제주의소리 8월18일자 보도(제주 화북주공, 아파트값 '들썩'...도대체 무슨일이)>

그러나 이같은 도내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내년부터는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이도지구 한일베라체 661세대 등이 내년 초 입주 예정이고, LH제주지역본부가 짓고 있는 도내 최대 규모의 삼화지구 국민임대주택이 역시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등 대단지 아파트 공급이 본격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제주시 아라지구에도 총572세대의 아파트단지 건설사업계획이 승인돼 2012년 입주를 목표로 하는 등 아파트 공급 가뭄은 점차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A부동산 관계자도 “최근 3년여간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중대형 아파트 뿐만 아니라 소형아파트에 이르기까지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는 단독주택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는 등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했던 탓이다. 그러나 현재 건축중인 대형 아파트 단지들이 본격 입주를 시작하는 내년 초부터는 이같은 오름세는 주춤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은 공급부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규제 완화 영향도 크다”며 “전매 제한 폐지, 양도세 감면 등으로 아파트가 투자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에 수요가 몰렸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건설사들이 애초부터 분양가를 높인 이유도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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