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천정배 국회의원

▲ 민주당 천정배 의원 ⓒ제주의소리
민주당 천정배 국회의원은 정치를 하기 전만 해도 인권변호사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고 조영래 변호사와 함께 합동변호사무소를 연 게 인권변호사의 첫길이었다. 민변 창립멤버이자 상임간사, 국제인권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끄는 국민회의에 입당, 1996년에 국회의원이 됐다. 2001년에는 민주당 쇄신운동에 나서 국민참여경선이란 최고의 히트작을 낳아 2002년 대선을 승리로 이끄는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그리고 참여정부가 출범한 후에는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법무부장관도 역임했다. 또 2007년에는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들어 그의 주먹에는 항상 힘이 들어가 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자기네들의 배만 채우는 탐욕정권이자 국민들을 기만하는 정권이 됐지만 이를 제대로 막지 못한데 대한 울분을 삼켜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천 의원이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섰다. 그는 최근 전국을 순회하면서 국민과 민주당원들을 직접 만나 당 쇄신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21일 <제주의소리>를 찾았다. 

천 의원은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수권대안정당으로 나가기 위해선 당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당대표 국민직선제라 필수적이라고 했다. 또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에 대해서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이 되도록 가능하한 난개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는 게 장기적으로 제주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도 말했다.

다음은 천정배 국회의원과 인터뷰 내용이다.

- 당대표 국민직선제를 강조했다. 왜 지금 이런 문제가 제기됐나.
“당대표 국민직선제는 민주당 쇄신의 첫 단추이자 시발이다. 핵심적 과제다. 전당대회에서 누구를 뽑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당대표 직선제가 중요하다. 지금 민주당은 무기력한 자기폐쇄상태에 빠져 있다. 중앙당 지도부, 전국 254명의 지역위원장들의 과점체제, 기득권 덩어리다. 전당대회도 지역위원장이 선정하다시피 한, 영향력이 절대적인 대의원들을 체육관에 모아 놓고 뽑는 선거다. 심하게 말하면 80년대식 비민주적인 체육관선거다. 국민직선제는 기득권을 깨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국민에게 민주당을 접수해 주인이 돼 달라는 것이다.”

▲ 민주당 천정배 의원 ⓒ제주의소리
- 정당은 당원에 의해 움직인다. 그런데 국민직선제라면, 당원은 어떻게 되나.
“국민직선제라고 명명하지만 실제는 전 당원 투표제다. 국민 중 원하는 사람이 당원이 돼 투표한다는 점에서 국민직선제다.  엄밀히 말하면 누구나 되는 게 아니라, 자기 선택에 의해 신청을 해서 당원이 되는 동시에 당 대표를 뽑는 것이다. 새로운 제도도 아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뽑은 2002년 국민경선제를 2010년에 업그레이드 하자는 것이다. 미국의 오픈 프라이머리나 마찬가지다.”

- 국민에게 당을 돌려준다. 아주 원론적으로 좋은 이야기지만 과연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갈수록 당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전당대호에서 당 대표로 출마하는 분이 6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 중 3명, 저와 정동영 박주선 의원은 쇄신연대 소속이고, 쇄신연대가 직선제를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이미 출마선언을 한 김효석 의원도 적극 찬성한다. 그제 전당대회 준비기구에서 김동철 의원이 내 제안에 대해 수정제안을 했다. 당대표 직선제를 하되 선거결과 비중을 70%로 하고, 나머지 30%는 국민여론조사로 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을 국민에게, 당권을 당원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
 
-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한다. 통합과 분열의 학습은 이미 몇 차례 했다. 천 의원은 2012년 대선을 앞둬 진보정당과 통합을 제안했다. 진보정당이라면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데 선거전략이라면 몰라도 과연 이념적으로 가능하겠는가?
“다음 대선에서 1대 1 구도, 개혁진보세력 단일후보와 한나라당 후보 구도로 만들지 않으면 비관적이라는데 다들 동의할 것이다. 지난 6,2 승리와 7.28 실패에서 배운 교훈도 있다. 물론 당 통합을 어떻게 하겠느냐, 후보단일화나 연대가 현실적이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다. 제가 보기엔. 그것은 쉽지 않고 시너지 효과도 잘 안난다. 선거 때마다 협상타결도 불투명하고, 단일화 되도 지난번 은평구처럼 이틀 전에 돼서 선거운동원이나 지지자들의 통합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투표하는 결과도 온다. 진보개혁 통합당으로 내년 말까지 만들어서 내후년 총선 대선을 통합당으로 치르는 게 맞다.”

- 현실성이 있겠나. 민주당 내부도 문제지만, 민주노동당이니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이 여기에 과연 동조하느냐가 문제다.  
“단순한 당위론이 아니다. 이게 민주당에도 유리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에도 사실은 유리한 제도다. 호혜적이다. 진보정당들이 2012년 집권 가능성이 어렵지 않느냐, 2012년 총선에서도 분열된 상태에서 독자적 승리는 어렵다. 진보정당 입장에서도 통합당 내 일정 진보블벌으로 기능하면서 어떤 의미에서 지분으로서 뜻을 펼 수도 있다. 통합당 내부에서도 경쟁해서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슈가 우리 세력 내에서 공통적 의제가 됐다. 진보적 정책을 공유하면서 연대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졌다. 다음으론 대통령제 하에서  양당제는 필연적이다. 진보당에서도 양당 구조 안에 들어오는 게 자기들의 이념을 펼칠 수 있다. 또 당대표 국민직선제는 아래로부터 민주주의다. 당 중요정책이나 강령도 상향식 민주주의로 결정된다. 얼마든지 진보정당 쪽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 민주당 천정배 의원 ⓒ제주의소리
- 한나라당도 그렇지만,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따갑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지난 6.2지방선거 승리도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들의 승리다.
“지난 2년반 동안 이명박 정권의 폭압에 민주당이 앞장서  가로막고 함께 항거하고, 힘들게 고통 받는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소외 받는 서민들과 거리감을 두고 말았다. 민주당의 전통은 과거 4.19 6월항쟁에서 언제든지 국민편에서 고통을 나누고, 폭압에 항거해 왔다. 이 전통을 우리가 지난 2년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확고한 국가비전을 제시하거나, 서민들과 국민들의 삶의 희망을 주는 구체적 정책을 제시한 것도 없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은 선명 야당답게 투쟁하고 견제하지도 못했고, 또 한편으로는 미래 수권대안세력으로 확고한 비전과 정책도 제시하지 못한 결과가 아주 무기력한 야당이 되고 말았다.  국민들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엄청난 분노를 가지면서도 민주당에게도 마음을 못주고 있다. 이게 6.2지방선거 결과 야당이 잘해서 선거결과가 좋았다고 보는 국민이 2.4%에 불과했고, 민주당 지지자는 1.6% 밖에 안됐다. 이게 바로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확실한 변화와 쇄신과 거듭남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  

 -오는 25일로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게 된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를 한다면.
“초기에 이명박 정권을 쿠데타 정권이라고 부른적이 있다. 국민이 위임한 바를 배신하고 국민을 오히려 탄압했다는 의미에서다. 이명박 정권은 탐욕정권이다. 핵심인사들, 힘있는 부자들, 재벌들의 욕심을 지나치게 끝까지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권이다, 그게 당대뿐만 아니라 영구적으로 자자손손 탐욕사회를 만들어 대다수 국민들을 수탈하는 정권이라고 본다. 자기들이 뭐라고 하든 약탈정부, 약탈국가로 가고 있다.  2년반동안 부자를 위해 막대한 감세, 재벌에게 온갖 특혜를 줬다. 부자감세로 100조원의  세수가 줄어들고 국가채무도 3년사이 100조원 가까이 늘었다. 그러고도 22조 이상되는 4대강사업에 엄청난 낭비를 하고 있다. 언론장악은 대표적인 국민 기만책이다. 자기들의 이해에 맞게 국민들을 쇄뇌시켜려고 하고 있다. KBS, YTN, 최근에는 MBC 불방상태는 언론학살이자, 국민 기반이다.”

- 과도 있지만 공도 있지 않겠는가. 예를 들면 세계금융위기에서 우리나라가 제일 먼저 빠져 나온 것이라든지, G20 정상회의를 유치해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인것, 또 최근들어 국제사회에서 우리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는 것 등등은 그래도 이명박 정부의 공으로 칭찬할만 한 게 아닌가.
“금융위기를 빨리 빠져 나온 것은 다소간 인정해 줘야 한다. 그게 과연 이명박 정권이 잘해서 된 거냐는 다른 평가도 있지만, 억지로 국가 빚 늘리면서 국가재정을 쏟아 붓고 예산 선집행한 면에서는 평가 절하할 수도 잇다. 그러나 그 문제는 다소 인정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G20이 됐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한 게 아니라 과거 10년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한 일을 토대로 된 것이다. 정상회담 유치도 회담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도대체 무슨 혜택을 보느냐. 삶이 아나지고 희망적이냐? 빈부격차는 갈수록 확대되고, 아이 낳기가 두려운 나라가 됐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구해도 비정규직이 50%가 넘는 사회가 됐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 2년간 뭐를 했느냐. G20도 기분은 좋지만, 실제로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새로 내정한 총리, 장관후보들에게서 각종 문제점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소위 여론주도층, 지식인,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원칙과 상식을 안 지키고 있다고 보는데.
“제가 요즘 트윗터를 하는데, 젊은이들의 용어도 좀 하는데 정말로 ‘어이상실’이다. 트윗터에서 뭐라고 하는 줄 아느냐. 대한민국에서 ‘위장전입’, ‘병역회피’, ‘탈세’ 3대 필수과목을 이수하면 대통령이 되고, 두 과목만 하면 장관이 된다는 이야기를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나, 마치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위장전입 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뽑아도 위장전입 하는 사람만 뽑냐. 저도 (참여정부때) 장관을 해 봐서 알지만 청와대에 사실은 엄격하고, 강력한 공직검증시스템이 있다. 다 따져본다. 위장전입은 주민등록만 보면 된다. 몰랐을 리 없다. 군대도 병적기록부에 다 나온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가 그런 하자를 다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국민들에게 따라오라고 할 수 있나. 위장전입은 범죄다.  국민들은 실제로 수백 수천명이 벌금 내고 처벌받았다.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면서 장차관이 되고 총리가 된들 뭐하겠느냐. 이미 이명박 정부는 지도력과 신뢰를 상실했고, 레임덕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 확고하게 자기 변화와 반성하지 않는 한 국민의 거센 저항을 물리칠 수 없다”.

▲ 민주당 천정배 의원 ⓒ제주의소리
- 제주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자. 제주가 인구로만 따진다면 전국 1%다. 그러나 제주가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더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각종 예산편성이나 정책에서 1%로만 바라보고 있다. 이래선 지방의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보는데….
“제주에 자주 오는데, 올 때마다 느끼는 게 참 이국적이다. 다른 지역도 있지만, 많은 국민들과 외국민들에게 매력을 줄 수 있는 보물섬이다. 그런 점에서 제주는 보물섬답게 평화의 섬으로, 다른 한편으로 생태환경이 보전되면서 지속 가능한 개발이 되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예산은 통상적인 일반회계에서 보내주는 교부금이다. 인구뿐만 아니라, 다른 기준도 세워서 추가 배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주는 물류비가 많이 들고, 면적과 거주인구는 작지만 광활한 바다가 있어 추가 지출요인도 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뭔가 특별한 국책사업이나, 국가 특별회계를 통해 더 많이 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국토균형발전 개념이 실종됐는데 아주 잘못됐다. 계층간 양극화도 심각한 문제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양극화도 아주 심각하다. 대한민국의 전체의 경쟁력을 결정적으로 떨어드리고, 대한민국민의 삶을 심지어 수도권 주민들까지 포함해 삶의 질을 위협하는 요소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견지에서도 제주에 특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 평소 제주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에 대한 조언을 해 달라.
“제주는 대략 관광, 감귤을 비롯한 1차산업을 어떻게 잘 발전시키냐가 당장의 관심이다. 요즘은 IT벤처도 발전한다고 듣고 있다. 이거야 말로 제주환경을 잘 보전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첨단 무공해 산업이다. 무엇보다 천혜의 보물섬을 후손에게까지,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도록 보전하면서 개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갈수록 그런 천혜환경이 보전됐다는 사실이 큰 경제적 경쟁력을 이루게 된다. 당장 곶감 따먹기식 무분별한 난개발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깨끗한 보물섬으로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그게 제주발전의 가장 효과적인 길이다.

- 마지막으로 제주도민들에게 인사 부탁 드린다. 
“저나 민주당이나 제주도민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받았다. 지금도 생생하지만 2002년 우리가 정권 재창출의 희망을 잃고 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새롭게 떠 올랐을 때 첫경선지가 제주였다. 노 대통령이 1등한 것은 아니지만, 제주에서부터 새로운 기운이 일어나서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킨 역사를 만들었다.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제주도에서 선택한 정당이 전국에서 승리한 일들이 많았다. 제주민심이 전국민심의 표준역할을 해 왔다. 제주도민 여러분들이 이명박 정권 학정을 끝내고 이 나라를 정의로운 복지국가로 만들어가는데 종전처럼 협력해 주시기를 바란다. 민주당의 쇄신에 힘을 실어달라. 천정배가 이명박 정권의 폭정에 맞서는 강력한 민주당, 국민의 신뢰를 받아 정권교체 이룰 수 있는 비전 있는 수권정당으로 만들겠다. 큰 힘을 보태주시길 부탁드린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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