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자리창출 전략회의’…구인-구직자 ‘미스매치’ 문제 쟁점

▲ 제주도는 9일 오전 일자리 2만개 창출을 위한 민선 5기 도정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일자리창출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구직자들의 ‘눈높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출향 제주도민들이 고향 후배들을 위해 250개의 일자리를 찾아놨는데도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예를 들면서다.

우근민 지사는 9일 오전 8시30분 도청 4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미래 인재양성, 일자리 2만개 창출’을 위한 제1차 일자리창출 전략회의를 주재하는 자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일자리창출 전략회의는 일자리 소관 부서장과, 경제·노동·시민단체, 대학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 일자리 창출 전략회의.
우 지사는 먼저 서울에 거주하는 제주출신 기업인들의 하소연을 전했다. “어제 도민회 관계자를 만났는데, 출향 도민들이 알음알음 250개의 취직자라를 찾아냈는데, 어제까지 취직 신청한 사람은 60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하면서 오히려 그들이 걱정을 하더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 지사는 제주도민들, 취업준비생들의 ‘취업관’을 문제 삼았다.

“제가 요즘도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자식들이 놀고 있는데, 삼다수라도 좀 취직시켜달라는 얘기를 한다. 삼다수가 공채를 하지 않고 하다보니까 이제는 아무나 가는 곳으로 아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우 지사는 “서울에서 고생고생해서 25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는데, 최소한 1명을 선발하려면 2~3명 정도는 지원을 해야 사장이 선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아직도 60명밖에 지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다. 이게 제주의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 제주도는 9일 오전 일자리 2만개 창출을 위한 민선 5기 도정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일자리창출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일자리를 제공하는 측과 일자리를 구하는 측의 눈높이가 달라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는 ‘미스매치’ 문제도 이날 전략회의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경린 제주대 교수가 “일자리가 500개 있다고 해도 아무나 가는 게 아니다. 조금 전에 (지사께서) 250명 얘기를 했는데, 게 중에도 전부 조건이 붙어 있다. 조건을 맞추다보면 자원이 없을 수 있는 것”이라며 ‘미스매치’ 문제를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학생들의 입장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서울에 가서 하숙을 하면서 생활할 수 있는 수입이 안되는 것. 일방적으로 학생들을 탓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방어했다.

그러자 곧바로 윤태현 제주도경영자총연회 회장의 반격이 이어졌다.

윤 회장은 “좋은 일, 나쁜 일 어떻게 구분하나”고 포문을 연 뒤 “저도 대학에 특강을 나간다. 가서 하는 말이 ‘일자리는 찾는 것이지, 주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 대학현실은 안타깝게도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이 전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면서 “최소한 대학교육이라면 자기 전공에 대해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학이 공무원시험 준비하는 곳이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영선 제주도건설협회 제주지회장도 업계의 ‘구인난’을 호소했다. 한 회장은 “저희 업계에서는 사람을 채용하려고 해도 사람이 오지 않는다. 제주대학교의 취업률이 60%라고 하는데, 그럼 절반 정도는 논다는 것인데도 취업하려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철빈 (사)제주수출기업협회장은 “무역을 하겠다고 지원한 경우를 보니까 외국어가 전혀 되지 않는다. 외국어 없이 어떻게 무역을 하겠다는 것이냐. 기업하는 입장에서 봤을 땐 실력도 안 되는데 요구하는 것은 굉장히 많다”며 구직자들이 눈높이부터 낮출 것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또 “대학에서는 정말 현장에 맞는 맞춤교육을 해줘야 한다”면서 “최근 폴리텍대학 출신 2명을 채용했는데, 정말 일을 잘 한다. 그래서 봉급도 30만원 정도 올려줬는데, 열심히 하면 봉급을 올려줄 수밖에 없다”며 대학교육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최영범 제주바이오기업협회장도 “과거 생계를 위한 수단의 취직에서 현재는 그런 절대적 가치가 부족한 면이 있다. 좀 더 쉽고, 좀 더 편한 직장을 찾다보니까 구인기업과 구직자와 괴리가 있는 것”이라며 “구인자와 구직자의 눈높이가 맞지 않으면 2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 하더라도 실업률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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