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양배추 사상최고가 ‘밭떼기’ 활발…농가 함박웃음
육지부 ‘큰손’ 중간상인까지 가세…태풍 등 전국 작황부진 원인

▲ 최근 묘상을 재배 밭에 정식 중인 제주산 양배추가 3.3㎡ 당 8000원을 육박하는 높은 가격에 밭떼기(포전)거래 되고 있어 농민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제주의소리

대표적 월동채소인 제주산 양배추의 위상(?)이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최근 몇 년간 과잉생산으로 농협과 행정에서 매취사업을 벌이거나 산지폐기 해야 할 만큼 가격하락에 허덕이던 제주산 양배추가 파종 단계에서부터 사상 최고의 ‘금값’ 대우를 받고 있다.

묘종을 소위 밭에 ‘꽂기만’ 해도 3.3㎡당 7000~8000원에 밭떼기(포전)거래되고 있고, 심지어 심기도 전인 육묘상의 묘상 단계에서부터 5000~5500원에 거래될 정도다. 덕분에 양배추 재배농가들은 애써 표정관리에 들어갈 정도다. 

15일 제주자치도와 제주시 등에 따르면 최근 양배추 주산지인 애월.한림.대정 등 서부지역에서 양배추 밭떼기 거래가 매우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양배추 밭떼기 거래 가격은 지난해 매취사업 당시 3.3㎡당 2000원에 거래되던 것이 최근 7000~8000원으로 4배 가량 폭등, 사상 유래 없는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산 양배추 가격이 육묘와 정식 단계에서부터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최근 태풍과 집중호우로 주산지인 강원도 대관령과 충남 서산 재배지역의 피해가 컸고, 올해 기상여건이 좋지 않아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제주지역 양배추 재배농가들이 조생종과 만생종을 5:5 비율로 재배해오던 예년과 달리 올해 조생종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든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 올해 제주산 양배추 예상 재배면적은 지난해 수준인 1630~1650ha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특히 양배추 밭떼기 거래에 나선 도내 중간상인들은 물론 ‘큰 손’으로 불리는 육지부 산지유통인들까지 가세해 제주산 양배추의 고공행진에 힘을 싣고 있다.

당초 제주도는 지난 6월 1차 조사한 올해 양배추 예상 재배면적에서 지난해 재배면적인 1633ha보다 5% 증가한 1720ha를 예측했으나, 최근 2차 조사 과정에서 지난해와 동일한 1630~1650ha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제주산 양배추는 전국적 과잉생산과 소비부진으로 유통에 어려움을 겪으며 전국 처음으로 농협과 행정이 합동으로 매취사업을 추진해 양배추 팔아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한바 있고, 지난해에는 도내 주산지 5개 농협 연합사업으로 매취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2008년 이전 3년 동안에도 과잉생산으로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산지폐기하기도 했던 양배추가 오랜만에 효자품목으로 변신하면서 재배농가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최근 제주산 양배추가 지난해보다 3~4배 가까이 높은 사상최고가에 포전거래가 활발히 되고 있어 농민들이 오랜만에 웃음을 짓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높은 가격을 받은 만큼 상품으로 성장할 때까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제주도는 양배추뿐만 아니라 도내산 모든 월동채소류에 대해서도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파종단계에서부터 생산자단체와 계약재배를 유도하고, 선별 수확 등 지속적 농가지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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