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산읍 신산리 ‘제주과즐’…“고부가 대물림한 전통 한과”

▲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30년 대물림 내림솜씨로 전통한과 '제주 과즐'을 생산하고 있어 화제다.  ⓒ제주의소리

민족 최대명절 ‘한가위’가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대를 이어 제수용품으로 인기 높은 전통한과 ‘과즐’을 만드는 곳이 제주에 있어 화제다.

어렸을 적 집안에 제사가 있거나 명절과 같은 특별한 날에나 맛볼 수 있던 귀한 먹거리인 ‘과즐’을 옛 방식 그대로 만드는 곳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소재 ‘제주과즐(대표 정은숙)’이다.

제주과즐 대표 정은숙(43) 씨는 성산읍 신산리에서 시어머니인 김경화(82) 씨로부터 과즐 만드는 법을 내림솜씨로 이어 받았다. 시어머니에서 며느리까지 약 30년간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과즐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과즐은 옛날 제주에서 보릿가루를 기름에 튀겨내고 조청으로 좁쌀 튀밥을 붙여 만들어 먹던 전통 한과다. 해방을 전후로 밀가루가 보급되면서 밀과 엿 등을 이용한 지금의 형태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제조방법이 되고 있다.

제주지역에선 특히 정의현(성읍마을 소재) 일원의 중산간 마을에서 제사나 명절 등 ‘큰 일’때에 특별히 만들어 먹었고, 척박한 제주섬에서 변변한 주전부리가 없던 시절에 최고의 간식거리였다.

요사이 추석을 앞둬 밀려드는 주문에 시어머니와 함께 눈코 뜰 새 없는 정 씨는 “제주에서 생산된 우리밀과 녹차, 당근, 호박 등 청정농산물로 제주 과즐을 만드는 일이 항상 즐겁다”며 “제주를 찾아온 관광객은 물론 옛 향수를 찾는 사람들에게 제주 향토의 맛을 선사할 수 있어 좋고, 제주 전통의 음식문화도 계승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크다”고 말했다.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소재 '제주과즐(대표 정은숙)'은 시어머니인 김경화(82)씨와 며느리 정은숙(43)씨가 내림솜씨로 맥을 잇고 있다. 최근 추석을 앞둬 밀려드는 주문에 두사람의 손이 쉴 사이 없이 바쁘다.  ⓒ제주의소리

▲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소재 '제주과즐' 사업장은 최근 제주 동부농업기술센터가 사업비 일부를 지원해 신축됐다. ⓒ제주의소리

이와 관련 제주 동부농업기술센터(소장 문영인)는 지역에서 대물림되고 있는 농촌자원을 소득원으로 연계시켜 농외소득을 높이고 향토음식의 맥을 잇게 한다는 취지를 내걸어 올해 추진한 ‘농촌자원활용 시범사업’ 첫 사례로 ‘제주과즐’에 상설 생산판매 시설을 지원했다.

이와 관련 제주 동부농업기술센터는 제주과즐에 사업비 6700만원(보조 4500만원, 자부담 2200만원)을 투입, 65㎡의 작업장을 신축하고 튀김기.분쇄기 등 가공기자재 10종을 설치하고 지난달 식품제조영업인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과즐 생산에 들어갔다.

전통한과 ‘과즐’은 예로부터 쌀이 귀했던 제주에서는 명절이나 제사에 올리는 귀한 제수품으로 대접(?) 받아 왔지만 이를 제품화해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다가 이번 제주과즐 사업장 신축으로 향토음식인 제주 과즐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부농업기술센터 관계자도 “앞으로도 전통생활기술과 연계한 여성농업인들의 손맛과 내림솜씨를 전승한 향토음식 발굴과 상품화 및 사업장 지원에 지속적인 노력을 쏟겠다”며 “특히 제주과즐은 고부간이 대를 이어 전통식문화를 계승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과즐 20개들이 한 박스 가격은 1만2000원. 택배 가능. 과즐 구입 문의는 ‘제주과즐’ 전화(064) 784-8250번 또는 휴대전화 010-3119-8250번으로 문의하면 된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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