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좋은 경험…어학 스펙 부족 느껴"면접관, "취업준비 부족 아쉬움…스펙보단 '의지'"

▲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2010 제주도 일자리박람회’에서 3시 기준으로 353명이 면접을 봤다. 이들을 면접한 면접관들만 해도 도내외 기업 인사담당자 523명이다. 이들의 만남은 살벌했을까, 달콤했을까.

‘미스매치’를 줄이기 위해 미리 신청을 받아둔 탓일까. 도외기업관은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구직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LG이노텍에 지원한 김용기(25) 씨는 “지원하고 싶은 부서가 어디고 직장을 통해 무엇을 성취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다행히 준비했던 질문들이어서 자신있게 답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남는다. 김 씨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의지는 보였지만 사실 학점과 어학 관련한 점수들은 모자랐다”며 “경쟁력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면접을 경험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고, 당락 여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다시 면접을 봐야할 상황이 생긴다면 좀 더 준비를 철저히 하고 싶다”고 했다.

누리솔루션에 지원해 면접을 봤다는 박동철(24) 씨는 “무척 떨렸고 어학관련 점수도 좋지 않아 걱정했다”면서도 “나의 강점이라 생각하는 체력을 내세웠다. IT 분야는 야근이 잦고 체력이 우선되기 때문이다. 떨어질 수도 있다 생각하지만, 다음번엔 좀더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내 호텔업에 입사를 희망하는 김보금(21) 씨도 “외국어 관련 자격증에서 부족한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원을 희망하는 곳의 기준에 맞는 기본 ‘스펙’을 쌓아야 할 필요를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공통적으로 어학 등 '스펙'의 필요성을 느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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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인재를 찾고 있는 기업들 입장은 어땠을까. 의외로 어학이나 학점과 같은 ‘스펙’에 대한 언급은 듣기 힘들었다. 오히려 ‘의지’ ‘구체적인 목표관리’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제주출신 기업인이 운영하고 있는 (주)국도화학의 임철수 영업이사는 “자기소개서에서 이 회사에 꼭 들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강렬하게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고 쓴소리 했다.

원하는 인재를 가려내기 위해 그가 구직자에게 던진 질문은 ‘목표 관리를 어떻게 하는가’였다. 임 영업이사는 “자신의 꿈을 위해 현재 구체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의외로 확실하게 답하지 못하는 구직자들이 많았다”고도 말했다. 원하는 인재를 찾았느냐는 질문에는 1명 정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의 구직자에 대한 질문은 ‘의지력’에 초점이 맞춰진다. 대기업을 선호하는 가운데서도 작은 회사지면 함께 키워나가겠다는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를 찾는데 골몰한다.

(주)삼원기계 강한일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의 여건에서 근무할 자세, 준비가 돼 있는지를 주로 묻는다. 근무하다 그만 두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며 “오늘 면접자 중에 한 사람이 대기업 보다는 중소기업에 들어가 열심히 회사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혀 채용 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이사는 “제주지역 후배 중에 좋은 인재가 있다면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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