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여자월드컵] 한국,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제패
전 세계 축구 관계자들에 강한 인상 심어줘

▲ 한국 U-17 여자축구 대표팀. <뉴시스>
【서울=뉴시스】오해원 기자 = 바야흐로 한국 축구의 전성기가 도래했다.

최덕주 감독(50)이 이끄는 한국 여자 U-17 축구대표팀은 26일 오전 7시(한국시간)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포트 오브 스페인에서 열린 일본과의 FIFA 여자 U-17 월드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일본을 제압했다.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던 U-17 여자축구대표팀이 세계 정상까지 밟은 것이다.

이번 대회의 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축구는 세계축구계에 확실한 인상을 심는데 성공했다.

FIFA가 주관하는 세계대회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 데 이어 우승까지 거머쥔 한국 축구의 전성기는 최근 2년간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2008년 뉴질랜드에서 치러진 U-17 여자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한국축구대표팀은 FIFA 주관대회에서 6연속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16강 이상의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홍명보 감독(41)이 이끈 U-20 청소년대표팀이 이집트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어갔다.

초보 감독 홍명보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던 U-20 청소년대표팀의 조합이었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분명히 기대 이상이었다.

뒤이어 나이지리아에서는 이광종 감독(46)과 함께 한 U-17 청소년대표팀이 8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이들은 형들에 이어 또 다시 아프리카 팀에 발목을 잡혀 기대했던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혔다는 점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동생들의 선전에 힘입은 성인 남자대표팀은 지난 6월에 열린 남아공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축구의 중심에 당당히 설 수 있었다.

월드컵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7월에는 최인철 감독(38)의 지휘 아래 U-20 여자월드컵에서 당당히 3위에 오르며 한국 축구 사상 최고 성적을 갈아치우는 대형 사고(?)를 쳤다.

그러나, 이들의 영광도 오래가지 않았다. 최덕주 감독의 지도를 받은 U-17 대표팀 동생들이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U-17 여자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사상 초유의 결승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을 통해 FIFA 대회에 처음 얼굴을 내민 한국 축구가 56년 만에 정상을 노리는 수준까지 성장한 셈이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짧은 시간 내에 '한강의 기적'이라는 극찬을 얻을 정도로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뤄냈던 한국이 축구계에서 다시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ohww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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