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스님의 편지] 동티베트에 다다랐습니다

▲ 샹그릴라 ⓒ제주의소리 / 사진= 오성 스님

한걸음
또 한걸음
바람이 쉬고 구름이 잠든
내 마음속의 해와 달
샹그릴라香格里拉에 다다랐습니다.

히말라야 줄기가 마지막 꽃을 피운 곳
동티베트 또는 윈난의 티베트라고도 합니다.
쿤밍에서 시작된 차마고도는
이곳에 다다라 중국의 색체를 완전히 벗고
티베트의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설산의 티베트에서는 따뜻한 동녘의 땅일 것이고
윈난의 사람들에는 성스러운 영혼이 깃든 곳일 겁니다.

지친 심신을 저 들판의 꽃들에 내려놓고   ⓒ제주의소리 / 사진= 오성 스님

제임스 힐튼의 비행기가 불시착하여
‘잃어버린 지평선’을 넘어 죽음의 문턱에서 찾은 곳
20세기 초 서구의 물질문명의 발달과
열강들의 식민지침탈이라는
인간이 인간을 향한 폭력과
살아남기 위한 저항 속에서
이곳은 서구인들에게 이상향으로밖에
실재하는 곳이라 여겨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장족의 강인한 성품은
마니차를 돌리며 기도와 명상으로 온화해지고
지친 여행객은
심신을 저 들판의 꽃들에 내려놓습니다.
신성한 히말라야 기운이 깃든 이곳에
아상我想의 껍질을 하나하나 벗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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