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호 전 한은제주본부장, “수출1조원 세부전략 시급” 역설JDI포럼서 제주경제.수출활성화 전략 청사진 주문 쇄도

▲ 고운호 전 한국은행제주본부장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민선5기 우근민 제주도정이 내건 ‘수출 1조원 제주시대’ 수출확대 정책은 제주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서 매우 적절한 것이지만, 글로벌 경제의 금융위기에 따른 침체 등으로 해외수출시장 개척은 가시밭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한 ‘수출 1조원 시대’ 전략의 성패는 도정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수조건이어야 하고, 신속하고 치밀한 제도적 뒷받침은 물론 유능한 인적자원 확보를 통한 제주사회 내부역량 결집에 달렸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발전연구원(JDI) 주최로 12일 오후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JDI 제6회 제주미래포럼 - 제주특별자치도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전략 및 과제’ 포럼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고운호 전 한국은행제주본부장은 제주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에 대해 다양한 방안과 함께 수출1조원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우근민 제주도정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의 제1분과 위원장을 맡아 경제정책 ‘브레인’ 역할을 맡았던 고운호 전 본부장은 이날 민선5기 제주도정과 도민사회에 거침없는 쓴소리와 단소리를 모두 내놓았다.

제주출신인 고운호 전 본부장은 이날 “불확실의 시대에 처해있는 제주사회의 정신적 공황이 삶의 가치와 기대로 채워졌을 때 제주도민은 내일을 기다리는 희망이 있다”고 전제, “도민을 보듬어 주고 서민을 위한 모성애의 따뜻한 경제정책을 펼쳐 지역사회 어느 한 곳이라도 깨물어 아픈 곳이 없도록 사회약자를 보호하는 ‘참살이 정책’의 실현을 기대한다”는 민선5기 제주도정에 던지는 제언으로 말문을 뗐다.

▲ 고운호 전 한국은행제주본부장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고 본부장은 우선 제주경제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제주기업의 해외진출과 해외수출 지원을 위한 정책적 노력 △농수축산업 및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적극 추진 △지역특성에 맞는 새로운 성장동력산업 적극 육성 △영세상권, 지역금융 활성화를 통한 지역간 계층간 균형발전 등을 꼽았다.

고 전 본부장은 제주경제 활성화를 위한 세부 추진전략으로 △장기적 성장기반 구축 △자립형 경제구조 구축 △양질의 소비활성화 △FTA 등 대외개방에 대한 대응 △관광정책의 선진화 △올레길을 세계적 걷기의 메카로 육성 △경제발전과 자연보존 △체감경기 개선 △자영업자의 경쟁력 제고 △지역금융 활성화 등 새로운 ‘경제정책 청사진’을 주문했다.

▲ 양영오 제주발전연구원장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또한 △시급한 사회개혁 △제주사회의 통합 △수평.집단적 정책협의체 운영 △헌신적 공직사회 조성 △새로운 리더십의 발휘 △위기극복 유전자의 발현 등 민선5기 제주도정과 도민사회의 ‘변화’를 당부하는 ‘각별한’ 제안도 나왔다.

특히 FTA와 관련, “제주출신 정치인들도 외국과의 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지역주민의 정서를 의식해 반대만을 외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 “FTA로 인한 도민피해에 대해 정부의 직.간접적인 소득보전이나 구조조정 지원과 함께 경쟁력 강화방안 수립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 ‘내용 있는’ 정부의 후속대책을 끌어내는데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제주경제 백년대계의 자세”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고 전 본부장은 “지난 10년 동안의 제주사회는 변방의 제주가 ‘변화와 혁신’의 초석을 다진 시기로 평가할 수 있다”며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이 제정되고, 세차례 제도개선을 통해 중앙정부의 권한 1705건이 대폭 이양됨으로써 전국에서 자치분권의 최선두에 선 지자체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양적인 풍요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제주도민은 질적인 빈곤 속에 힘든 삶을 영위하고 있음도 꼬집었다. 그는 “최근 10년간의 제주경제는 전국평균 경제성장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2002년 이후 1인당 소득 증가율도 지속적으로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며 “도민생활의 근저가 되는 중소기업, 자영업, 농촌 등이 흔들리고 위축됨으로써 도민들은 갈수록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 전 본부장은 “제주사회가 봉착해있는 경제성장의 위기, 사회통합의 위기, 재정의 위기, 미래비전의 위기 등 4대 위기 외에도 경제발전, 일자리 창출, 내수 진작, 사회안전망 구축 등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위해 수많은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이같은 과제들은 제주인들이 보다 나은 미래 삶을 위해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들”이라고 역설했다.

고 본부장은 끝으로 “현재의 제주는 과거의 제주를 제쳐놓고 생각할 수 없듯이 미래의 제주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들이 세월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 현명한 선택과 창조적 정신으로 혼신을 다해 도전한다면 향후 20~30년 후 우리의 후손들은 과거 제주인들의 어려웠던 삶을 한가닥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날 포럼에선 강석규 제주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지정토론자들과 함께 열띤 토론도 벌였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제주발전연구원 주최로 12일 'JDI 제6회 제주미래포럼-제주도 수출활성화를 위한 전략 및 과제' 세미나가 열렸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기조강연에 앞서 양영오 제주발전연구원장도 개회사에서 “관광과 1차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와 외부 의존적인 경제특성은 제주경제의 치명적 약점”이라며 “민선5기 제주도정이 ‘도민이 행복한 국제자유도시 실현’을 도정목표로 정하고, 특히 최우선 핵심과제로 ‘수출 활성화’를 내세우고 있는지를 짚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 수출시장 개척과 지속적인 정책대안 마련을 위한 지속적 연구업무에 매진할 뜻을 피력했다.

한편, 이날 주제발표에선 이용완 제주대 교수(무역학과)의 ‘수출1조원시대를 위한 정책적 구상’, 고봉현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제주지역 수산분야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전략’, 김기옥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산업진흥센터 실장의 ‘식품산업 육성 및 해외시장 개척방안’ 등이 각각 발표됐다.

이어 김형길 제주대 교수의 진행으로 강석규 제주대 교수, 김정현 제주관광대 교수, 김철빈 제주지역수출중소기업협의회장, 이명도 제주특별자치도 통상협력본부 준비기획단장, 황성하 농수산물유통공사 제주지사장 등의 참여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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