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사] 강창수·김희현 의원, 10억 투입 中전문음식점 “타깃 잘못 설정”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야심차게 밀어붙이고 있는 ‘중국인관광객 전문음식점’ 육성사업이 타깃 자체를 잘못 설명한 ‘탁상행정’이란 지적이다.

▲ 강창수(왼쪽), 김희현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신관홍)는 12월 2일 제276회 제2차 정례회를 속해해 제주도 문화관광교통국 소관 ‘2011년도 예산안’에 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예산심사에서는 “기준·원칙 없이 개념 없이 난도질 했다”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난타를 당한 스포츠 관련 예산과 함께 ‘중국인관광객 전문음식점’ 예산 편성이 도마에 올랐다.

제주도는 관련 예산을 10억원 편성해 놓고 있다. 2개 업체를 선정해 집기구입비 등으로 5억원씩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우 지사가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데, 상당수가 음식문제에 가장 불만이 많다고 한다는 지적에 따라 제주도가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시대’ 개막을 위한 대표 정책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인관광객 전용음식점 육성 사업에 대해서는 강창수 의원(한나라당, 비례대표)이 작심한 듯 비판하기 시작했다. 강 의원은 실물경제를 경험한 관광경영학 박사다.

강 의원은 “지금은 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고 전제한 뒤 “제주도가 추진하는 중국집(음식점)은 저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한동주 국장은 “여행을 하다보면 고향에서 맛보던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중국관광객들에게 순수한 중국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자는 취지로, 관광 인프라라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며 이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한 국장은 “500평을 하한선으로 해서 동시에 400~50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층별로 (중국) 지방별로 차이가 많이 나는 요리를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중국인 관광객들 중에서도 고가관광을 즐기는 사람들은 음식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다”면서 “결국은 저가관광을 공략하겠다는 것인데, 층별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겠다는 것은 타깃을 잘못 선정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강 의원은 “전두환, 박정희 시대도 아니고, 메뉴까지 다 정하겠다는 발상처럼 들린다”면서 “나중에는 영업 손실까지 보전해주겠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관광협회 상근부회장 출신인 김희현 의원(민주당, 일도2동 을)도 중국인관광객 전용음식점 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표출했다.

김 의원은 “저도 관광업에 종사했었기 때문에 잘 안다. 일본 관광객이 제주에 와서 음식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나”고 반문한 뒤 “중국관광객들 중에서 음식불만이 많은 이유는 ‘저가관광’ 때문이다. 한 끼 식사비로 5~6000원밖에 책정하지 않는데 좋은 음식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저가관광객을 타깃으로 삼는다면 그에 걸맞는 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제주에도 중국·대만 출신 화교들이 경영하는 음식점이 많다. 이들 음식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활성화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 국장은 “물론 화교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이 있지만 입맛에 잘 맞지 않는다고 한다”고 제안을 거절한 뒤 “외국인관광객 200만명 시대를 열기 위한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이해해 달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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