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스님의 편지] 함께 흘린 땀 두고두고 기억하며…

하얀 운동장
눈보라가 회오리칩니다.
그곳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어느덧 어른 티를 내면서부터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
살을 에는 추위에도
저 즐거우니 뛰어 놉니다.

▲ 눈보라 치는 하얀 운동장에서 땀 흘리는 아이들,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그리워 할테지요   사진= 오성 스님  ⓒ제주의소리

보이십니까.
저들을 땀나게 하는 하얀 공
각자 가고자하는 미래가 다르고
울림이 다른 심장을 가졌으나
통통 튀는 공이 있어
저들을 함께 하도록 합니다.
서로의 호흡을 맞추고
발걸음을 한 곳으로 향하게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간절히 원하고
서로가 서로를 위해 받쳐줍니다.

저 아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만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함께 흘린 땀
저들은 살아가면서 거리와 시간을 넘어
두고두고 기억하며
오늘을 많이 그리워할 것입니다.
우연히 공을 보게 되면
친구의 얼굴을 그려 넣고 미소 지을 것입니다.

<글.사진 = 오성스님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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