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택의 도시읽기] (5) 서울 광화문광장·인천 아트플랫폼

▲ 서울 광화문 광장 ⓒ이승택

왕조시대, 독재시대에는 광장을 무서워했습니다. 사람들이 모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민주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하고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광장이 도시 공간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서울의 중심부인 광화문은 몇 해 전만해도 자동차만 다니는 도로였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열린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잔디도 깔고, 홍보관도 짓고, 동상도 세우고 다양한 시설을 만들어 관심을 끌고 있지만 소통이라는 진정한 광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지금의 인파는 오히려 서울 시내에 절대 부족한 오픈스페이스에 대한 요구가 아닐까요?

▲ 인천 아트플랫폼 광장 ⓒ이승택

요즘 인천을 가면 참 즐겁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개항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구시가지 차이나타운 인근에는 근대건축물을 리모델링한 인천 아트플랫폼이 있는데 차가 다니지 않는 보행자거리이면서, 인간적 크기의 건축물 사이로 나무가 있는 등 적절한 크기의 오픈스페이스가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이곳에서는 축제나 예술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고 예술가 레지던스, 전시 등으로 창조적인 에너지를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광장의 형태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원형의 넓은 공간이 있을 수도 있고 선형의 긴 공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광장은 형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소통의 의미가 중요한 것입니다.

다른 지역의 광장을 바라보면서 제주에는 진정한 광장이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 이승택 문화도시공동체 쿠키 대표

 
이승택 문화도시공동체 쿠키 대표는 서귀포시 출신으로 제주 오현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계획설계전공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현재 제주대학교 건축학부에 출강하고 있다.

특히 제주시 지역에 문화 인프라가 몰려 있는 데 문제 의식을 갖고 서귀포시에 다양한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06년에는 서귀포시에 갤러리하루를 개관해 40회의 전시를 기획해 왔으며 2009년부터는 문화도시공동체 쿠키를 창립 다양한 문화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공공미술과 구도심 재생 등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 도시를 아름답게 하는데 관심이 있다.

 

<제주의 소리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