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17일 도의회 신고식 ‘혹독’

공직을 떠난 지 6년 만에 개발공사 사장으로 ‘컴백’한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이 17일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특히 제8대 의회에서 ‘제동’을 걸었던 용암해수사업에 대한 ‘추진’ 방침에 대해 의원들은 “타당성·경제성 분석도 제대로 되지 않은 부실 용역보고서를 토대로 추진하려 한다”며 오 사장을 거칠게 몰아세웠다.

▲ 한영호 의원(왼쪽), 김태석 위원장.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김태석)는 17일 제279회 임시회를 속개해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으로부터 2011년도 주요업무를 보고받았다.

이날 업무보고에선 전임 도정에서 밀어붙였던 ‘용암해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8대 도의회 때 농수축·지산산업위원장을 맡았던 한영호 의원(성산, 한나라당)이 저격수 역할을 자임했다.

한 의원은 먼저 “취임을 축하한다. 저도 공직자 출신이지만 공직생활 동안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았던 분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기대가 크다”고 덕담부터 꺼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한 의원은 인사문제와 관련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관리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다는 얘기다. 감사위원회도 그렇게 지적했다”면서 “차제에 과감하게 인사혁신을 단행하라”고 주문했다.

용암해수사업을 ‘신규’ 개발사업으로 보고한 데 대해서는 핏대를 세웠다. 한 의원은 8대 의회 때 농수축·지식산업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경제성 용역이 엉터리”라며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등 제동을 거는데 앞장을 섰었다.

한 의원은 “경제성 분석과 관련해 테크노파크는 좋게 나오고, 개발공사는 그저 그렇게 나왔지만, 사장께서는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냐”고 묻고는 오 사장이 “그렇다”고 답변하자 “테크노파크 용역을 진행한 업체가 지금 파산한 업체다. 당시에 용암해수 사업이 삼다수에 미칠 영향을 왜 분석하지 않느냐 지적했는데, 결국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용암해수 사업은 일본에서 80~90년대 했던 지금은 한물 간 사양 산업”이라며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인식해서는 안된다고 목청을 돋웠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저도 막무가내로 반대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제주의 경우 시설비가 적게 드는 잇점이 있기 때문에 육지부에서 성공하더라도 1~2년 후에 따라잡아도 삼다수처럼 충분히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오 사장이 “테크노파크 관계자들과 협의를 해가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답변하자, 한 의원은 거듭 “테크노파크 용역이 실패를 하니까 개발공사에서 한 것이다. 그 결과가 타당성·경제성 면에서 그저 그렇다는 것”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제주의소리
호접란 사업과 관련해서도 호된 질책이 이어졌다.

김태석 위원장은 “미국에서 팔리는 호접란의 원산지가 어디냐”고 따져 물고는 “대만산”이라고 답변하자 “그렇다면 제주농민들을 위한 호접란 사업 취지사 단순히 개발공사 수익사업으로 변질됐다”고 질책했다.

오 사장의 “호접란 농장을 삼다수 수출전지기지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한 답변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은 “농장 부지에 건물을 지을 수 있느냐. 그런 것도 검토하지 않고, 답변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오랜 공직생활 때문에 답변이 능숙한데, ‘노력하겠다. 검토하겠다’는 식으로 답변하지 말라. 구체적으로 답변을 하라”고 ‘군기 잡기’에 나서기도 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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