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흉내 낼 요량이면 제대로 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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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노사민정협의회 구성을 보완하길

  지난 2월 28일 제주도 노사민정협의회의 출범을 보면서, 모두들 의아해 했을 거다. 모든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노사민정에서 그 핵심인 노와 사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구성원의 면면을 보면, 관학협의회든가 아니면 그냥 민관협의회라고 칭하는 게 맞아 보인다. 괜스레 노사정민협의회라는 이름만 부치고는 또 하나의 협의회를 만들어서, 일만 번거롭게 하는 것일 뿐이다.

  제주도 노사민정협의회의 총 20명 구성 가운데 한국노총 제주본부와 제주경영자총협회에서 각각 1인만 참석하는 데에도, 어떻게 노사민정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출범할 수 있는지, 어이가 없다. 협의회 하나 제대로 못 꾸리면서 무슨 특별자치를 내세우는 지, 그 저의와 행보가 의심스러울 뿐이다. 다른 데서 하니 할 수 없이 흉내만 내는 꼴인가. 그렇지만 흉내를 낼 요량이라면, 제대로 내야 하지 않겠는가. 부끄럽고 안타까울 뿐이다.

  다른 지역의 노사민정협의회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찾아보았다. 네이버에서 노사민정협의회를 치기만 하면, 곧 바로 인천과 충남의 노사민정협의회 사이트가 나온다. 이 두 사이트를 보면, 인천의 경우 총 24명의 구성원 중 노-사-민-정이 공히 6명씩 위촉되어 출범에서부터 균형을 맞추고 있다. 노의 경우 한국노총 인천지부에서만 6명, 사의 경우는 인천상공회의소와 인천경영자총협회에서 각각 3인씩을 위촉하고 있는 것이다. 충남의 경우도 총 24명 중 당연직 위원 5인을 뺀 19인 중 한국노총 충남지부에서 5인을, 그리고 상공회의소, 경영자총협회 등에서 5인을 위촉함으로써 명실상부하게 구성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이와 비교한 제주도 노사민정협의회는 결코 그렇게 이름을 붙여서는 안 될 정도로 불균형과 편파성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한 제주도 관계자의 해명은 가관이다. ‘노사 몫으로 경총과 한국노총을 배정했고, 배정인원이 각각 1명 뿐이어서 그렇지 의도적으로 민주노총을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는, 무슨 또 자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아니 세상에 노와 사의 몫으로 1명씩 배정하는 노사민정협의회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더욱이 민주노총이 싫으면, 타 지역의 사례에 따라 한국노총에만 배정했다고 하는 게 더 솔직한 얘기가 아닐까.

 그러나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한 술 밥에 배부르지는 않을 터이다. 더 중요한 건, 늦더라도 하는 게 빠를 때라는 것이다. 자 이제 늦었지만, 노와 사의 대표를 추가로 2명씩만 더 위촉하자. 인천과 충남에서 24명을 위촉했으니, 제주에서도 노와 사에서 각각 2명씩이라도 더 추가로 위촉하여 조금이마나 구성의 면면에서라도 노사민정 이름에 맞게 균형을 갖추자. 그리고 이후 혹 누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를 할 경우는 그 후임을 노와 사에서 위촉하도록 하여, 시작은 불미했으나 그 끝은 멋진 제주도 노사민정협의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내친 김에 <제주의소리> 기사에서 본 우근민 도지사의 언명에도 한마디 해야 하겠다. 노사민정협의회에서 우 지사는 "노사 갈등 해결에 행정이 나서는 것은 제3자 개입으로 문제가 생긴다. 기본적으로 노사 갈등은 당사자인 노와 사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맞는 얘기이다. 그러나 이 말이 곧 노사민정협의회에서 노와 사를 빼고 가겠다는 것으로 비춰져서는 안 될 것이다. 노사민정협의회의 존재 의의는 노사갈등을 노와 사에게만 맡기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렇다고 행정이 노사갈등 해결에 전적인 책임을 지도록 하지 않도록 하면서,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노사갈등이 해결되고 노사협력의 장을 마련한다는 데에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제주특별자치도의 노사민정협의회 역시 무언가 선도성과 전향성을 담아내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우근민 지사의 바람처럼, "노조에서 도청 앞에서 농성을 하는 것은 언젠가는 그만 두게 되도록“ 하고자 하려면, 노와 사의 많은 얘기를 길에서가 아니라 탁자에서 오가도록 하는 게 절대 필요하다. 원형 탁자에서 도가 중립적이면서도 동시에 어떻게 하면 노와 사 양측의 의견을 잘 조화시키고 수렴해 나갈 것인가의 진정성을 갖고 애쓰는 데서, 제주도노사민정협의회의 성공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다양한 배경의 대표로 참석한 ‘민’의 합리적 해법 찾기는 노사민정협의회에서 ‘약방의 감초’로 역할 해야 할 것이다.

▲ 양길현 제주대 교수회장
  도청 앞에서 농성하는 기사를 보지 않도록 해주려는 제주도청의 의지에 거듭 감사드리면서 기대를 걸고 싶다. 다만 그렇게 하려면, 그 시작의 하나로서 제주특별자치도의 이름에 걸맞게 보다 선도적으로 노사민정협의회에서 노의 대표로 민주노총은 물론이고 교총이나 전교조 쪽에도 자리를 배정해 주는 아우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우기가 어렵다. /양길현 제주대 교수회장(윤리교육과)   <제주의소리>

<제주의 소리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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