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이 사는 마을 '유수암'
예술가들이 사는 마을 '유수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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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눈으로 세상보기] 유수암 마을 작은 경제이야기

십 여 년 전으로 기억합니다.
캘리포니아의 카멜을 갔다와 카멜 방문기를 지면에 쓴 적이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하여 1번 국도를 따라 LA로 내려 가다보면 PGA 대회가 자주 열리는 골프장으로 유명한 페블비치 골프장을 지나서면 아담한 해변 도시 카멜시티가 나옵니다.
 
영화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카멜 시장을 잠시 맡았던 시절 할리우드의 예술인들을 불러들여 공방을 만들고 제작 현장을 공개하고 그 작품들을 진열하는 갤러리를 열게 했습니다.
 
주민들은 창고와 집을 고쳐 박물관 앤틱 숍 분위기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을 열면서 도시를 아름답게 가꾸었습니다.
 
골목 모퉁이의 작은 정원 간판은 물론이고 쓰레기통 하나까지도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규모 있는 리조트와 관광단지를 조성하고 빌딩을 새로 짓는 것 보다는 사용하던 창고와 자신들의 주택이 숙소 카페 공방으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지역 주민이 투자하고 참여하는 작은 경제로도 일 년 내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미국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하나가 이렇게 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을 본 후 제주에도 볼거리 먹을거리가 있고 편안히 쉴만한 공간이 있어 그 마을에서 어슬렁거리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장소들이 자생적으로 만들어 졌으면 하는 생각을 늘 해 왔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해안마을이 이런 변신을 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직 카멜 정도는 아니겠지만 제주에도 자생적 관광 마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조짐이 보이는 작은 마을이 최근 등장했습니다.
 
중 산간 작은 마을 아이들이 사라져 분교도 문을 닫고 구멍가게조차 하나 없던 작고 가난한 마을이 있었습니다.
 
수 년 전 이 마을에 ‘산하도예’라는 도예 공방이 하나 생겨나더니 처 문닫은 유수암 분교에는 ‘꼼지락’이라는 공예방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 후로 끼 있는 예술인들이 마을에 여기 저기 둥지를 틀었습니다.
 
건강식 산채 비빔밥을 주 메뉴로 하는 식당 ‘참솔’이 들어서 한동안 동네 주민들을 위한 식당 역할을 하다가 맛 소문 때문인지 이제 멀리서도 사람들이 일부러 찾는 유명식당이 되었습니다.

▲ ⓒ홍성직

그 옆에는 분위기 있는 카페 ‘티 하우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인장 설헌 여사가 티 하우스 이름의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덕에 관광객들에게도 알려져 마을을 찾는 외지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평시에도 마을 사랑방 구실을 해오다가 얼마 전부터는 티 하우스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모여 포틀락 파티를 열고 있습니다.

매월 두 번째 토요일이면 자기가 만든 음식 한 접시를 들고 티 하우스에 모입니다.

한 20명이 모이면 스무 가지 다른 음식이 차려진 근사한 뷔페 식탁이 만들어 집니다. 음식을 나눈 후에는 동네 아마추어 연주가들의 연주나 시 낭송을 하기도 합니다.

▲ ⓒ홍성직

▲ ⓒ홍성직

 그리고 마지막 순서는 파머스 마켓이 열립니다주로 파티 참가자들이 손수 유기농으로 키우고 재배하며 생산것들이 상품입니다.
 
달걀 녹차 허브화장품 치즈 야채 흑마늘등 점점 상품의 종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건은 서로 교환하기도 하고 팔기도 합니다.

점점 참석 범위가 마을을 넘어 넓어지고 있습니다.

▲ ⓒ홍성직

▲ ⓒ홍성직

최근에는 이 산골짜기 작은 마을에 갤러리 카페 'Slowly'가 문을 열었습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명문대 출신에 잘 나가는 대기업 직장을 마다하고 취미로 목공예를 배운지 십년만 에 부부가 제주 땅에 둥지를 틀고 슬로 라이프를 꿈꾸며 목공방과 카페를 시작 했습니다.
 
부인은 카페 운영과 가구 디자인을 담당하고 남편은 목공방과 가구제작을 주로 합니다.

슬로리 카페 내부의 모든 가구는 손수 만든 작품들이고 전시된 상품이기도 합니다.

▲ ⓒ홍성직

▲ ⓒ홍성직

▲ ⓒ홍성직

여주인이 만드는 맛있는 커피 파스타 스튜를 맛 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 ‘슬로리’에서는 근처에 작업실을 가지고 있으면서 우연히 카페에 들렀던 화가의 작품 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서양화가 양미경씨가 그린 자연색을 닮은 정물 작품들이 환상입니다.

▲ ⓒ홍성직

 
이들이 운영하는 목공방도 대단합니다. 제대로 공구와 기계실을 갖추고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덕에 아름아름 소문이나 등록을 기다리는 대기자가 줄을 섰습니다.
 
목공 공방 학생 중에는 목사 의사 교수 전직 장군을 비롯하여 프랑스 출신 영어선생 서울에서 주말마다 내려오는 기업의 회장님도 있을 정도입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이들 부부가 만들어 내는 가구가 예술입니다.

만만찮은 가격에도 주문이 밀려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합니다. 

▲ ⓒ홍성직

▲ ⓒ홍성직

▲ ⓒ홍성직

지난 주에는 상상 할 수 없는 일이 이 마을에 벌어졌습니다.
 
아루요 간판은 유수암 이웃들이 같이 나서서 만든  작품이라 합니다.

전문가의 작품같아 보이지 않습니까. 

▲ ⓒ홍성직

▲ ⓒ홍성직

이런 산골짜기 마을에 일본에서 요리 유학을 하고 서울 유명 일식당에서 일류 요리사로 이름을 날리던  
셰프 김승민씨가 이 마을에 일식당 Aruyo를 낸 것입니다.
 
제주에 터를 정하면서 유수암을 찍은 것도 행운이지만 정말 운이 좋은 것은 오자마자 유수암 마을 한 복판에 33평 땅을 사 정말 아담한 일식집을 지은 것입니다.

일본어 아루요는 한국말로 '있어요'로 번역된다고 합니다.

메뉴에는 없어도 있는 재료로 어떤 요리라도 원하시는 음식을 주방장이 만들어 올리겠다는 다짐이라고 합니다.

▲ ⓒ홍성직

'부따 가쿠니' 각진 돼지 고기 요리로 번역 되나요 24시간 전부터 준비되어야 나오는 요리라고 합니다. 맛은 물어 볼 필요도 없음. ⓒ홍성직

메뉴는 그날 그 날 구해진 싱싱한 신토불이 재료와 요리사의 맘에 달렸습니다.

어느 음식점에서도 만나보지 못한 음식을 요리사와 마주앉아 얘기를 나누며 맛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모든 음식에서 셰프의 창의적 포스가 느껴집니다.

몇 말씀 같이 나누어 보시면 제대로 공부한 셰프의 겸손과 음식에 대한 애정과 철학의 깊이를 알게 될 것입니다. 

▲ ⓒ홍성직

▲ ⓒ홍성직

▲ ⓒ홍성직

이러다 보니 돈벌이는 안중에 없어 보이는 주인장이 좀 걱정되기도 합니다.
 
이런 식당들이 재정적으로도 안정되어야 맛있는 음식을 촌 사람들도 계속 맛보지 않겠습니까 ?
 
식당에 들리는 동네 아줌마들이 들고 온 냉이나물이며 바닷가에서 주웠다는 미역취 동네 아저씨가 낚시한 우럭 등 모든 것이 즉석 요리 재료가 된다고 주방장이 즐거운 비명입니다. 
 
만드는 이 먹는 이 모두 행복한 식당입니다.
 
아마 밀려드는 고객을 감당 할 수 없어 곧 예약제를 시행해야 할 것 같아 보입니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카페 두 개와 중식당이 이 마을에 새로 오픈 예정이라 합니다.
 
물론 아직 유수암 마을에는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여기저기 버려져 있는 마을 쓰레기도 치워져야 하고 동네 가운데 방치된 잔디 광장도 손을 보아 파머스 주말 마켓이 열리는 장소로 활용될 수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이 마을에 둥지를 새로 튼 외지인과 원주민과의 더 활발한 소통도 필요해 보입니다.
 
이 마을을 보면서 국비 투입이나 외부 투자 없이도 주민이 중심이 된 자생적 관광지와 작고 착한 경제의 행복한 모범이 만들어 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 이름은 유수암 입니다.
 
여러분도 흐르는 물처럼 유수암에 오셔서  쉼과 행복을 얻어 가십시오
Aruyo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1040-5 010-3256-4253 김승민 Slowly 017-2840-0549 이양선

/ 홍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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