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보낸 편지] 맥주 한 잔이면 여유로운 미소 가득한 독일

▲ ⓒ양자주

베를린에서 그래피티 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것이 유모차와 개였다. 베를린의 거리 어디에서나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유모차와 커다란 개들이다. 저출산 문제로 고민이라는 유럽 국가답지 않게 아기들이 어찌나 많은지.

듣고 보니 베를린은 아이를 낳으면 국가에서 대학까지의 교육과 의료를 전부 책임져 준다고 한다. 이러한 혜택은 결혼을 하지 않아도 똑같이 적용되어 내가 만난 이들 중에서도 결혼하지 않고 연인과 아이만 낳아서 키우는 커플이 꽤 되었다.

▲ 베를린의 지하철 ‘우 본(U-bon)’ 티켓 박스에 누군가 작업한 스트리트 아트 ⓒ양자주

베를린에서 지하철을 탔을 때 커다란 개들이 개 줄도 없이 주인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 본’( U-bon ) 이라고 불리 우는 베를린의 지하철은 일부 좌석이 사람이 앉지 않을 때는 접어서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유모차나 자전거를 가지고 타는 사람이 많다. 개들 역시 사람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지하철을 타고 내리고 식당이든 상점이던 간에 거의 대부분 출입이 자유로웠다.

베를린은 ‘우 본(U bon)’ 이라고 불리 우는 지하철과 ‘에스 본(S bon)’ 이라 불리는 지상철이 있다. 대부분 저렴한 다른 물가와는 달리 택시를 비롯한 베를린의 교통 요금은 굉장히 비싼데, 우 본이나 에스 본의 경우 설치된 티켓 박스에 돈을 넣고 티켓을 끊어 두시간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특별히 관리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종종 표를 끊지 않고 그냥 타는 사람들이 있는데 비밀 경찰들이 돌아다니며 감시하기 때문에 자칫하다간 큰 일을 당할 수 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은 지하철이 24시간 운행한다. 

▲ ⓒ양자주

▲ ⓒ양자주

베를린의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하나는 바로 거리 공연이다.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바이올린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고, 주말에 지하철을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지하철 역사 안에서 공연을 시작한 거리 음악가들과 그 주변으로 모여들어 박수를 치며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의 무리를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지하철 안에서도 종종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동전을 받는 거리 악사들을 만날 수 있다.

▲ ⓒ양자주

유럽, 특히 독일이라고 하면 왠지 다들 굉장히 질서도 잘 지키고 예의 바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하철 문이 열리면 뛰어들어 자리잡기 급급한 것도 우리와 똑같고 무단 횡단을 하거나 담배 꽁초 등을 여기저기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은 우리 네 보다 더 많은 것 같았다. 반면에, 어디서든 쉽게 음악과 그림을 접할 수가 있고 그 지역에 중심이 박물관이나 갤러리일 만큼 사람들이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맥주 한잔에 낯선 사람과도 미소를 주고 받는 자유롭고 여유로운 곳. 바로 베를린이다. (끝) / 양자주

 

 

   

양자주는 아티스트(Artist)다. 주류 사회에 편입하지 못하고 버려진 사람들이 느끼는 소외감, 그로 인해 생겨난 사회적 고독감을 주제로 페인팅과 드로잉 작업을 하고 있다. 나아가 인구가 밀집된 도시일 수록 더 많이 생겨나는 쓰레기와 지저분하고 버려진 공간들에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와는 지난 2010년 말 서귀포시에 위치한 문화도시공동체 쿠키 입주작가로 선정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2008년 한중 여성작가 교류전, 2009년 신한갤러리 그룹전, 2010년 갤러리 소노팩토리 기획초대전 등 다수의 전시 경력이 있다.

 

<제주의소리/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