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설립자 버나드 웨버, 28개 후보지중 맨먼저 제주 찾아
상업적 이용 경계...우근민 지사 "초반 서툰 점 이해해달라"

▲ 우근민 지사(맨왼쪽)와 버나드 웨버 이사장(세번째), 장 폴 이사(네번째)가 환담하고 있다.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이벤트를 진행하는 스위스 뉴세븐원더스(N7W) 재단 설립자이자 이사장인 버나드 웨버(B. Weber)가 23일 제주에 왔다. 전세계 28개 후보지를 점검하기 위한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28개 후보지 중 제주에 가장 먼저 들렀다.

제주도는 그의 방문에 맞춰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D-200일인 24일 성산일출봉에서 N7W 선정을 기원하는 대대적인 문화관광 축제를 연다.

재단 이사인 장 폴 드 라퓌엔트(Jean-Paul De La Fuente)와 동행한 버나드 웨버 이사장은 제주 도착 직후 김부일 환경경제부지사가 제주시내 토속 음식점에서 마련한 오찬에 참석한 뒤 우근민 지사 집무실에서 20여분 동안 우 지사와 환담했다.

장 폴 이사는 지난해 3월에도 제주를 찾았었다.   

▲ 뉴세븐원더스 재단 설립자인 버나드 웨버 이사장(왼쪽 두번째)이 제주도청 현관에 있는 N7W 관련 홍보물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는 당시 "제주를 제외한 27개 후보지 대부분은 그 성격이 문명 또는 자연으로 명확히 구분되지만 제주도는 오랫동안 인간과 자연, 그리고 자연과 문명이 조화를 이뤄 살면서도 태초의 비경을 그대로 간직한게 큰 장점"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 버나드 웨버, 캠페인 의미-게임 룰  등 설명...분위기 화기애애

버나드 웨버 이사장은 환담에서 제주 방문 목적과 소감, N7W 캠페인의 의미, 게임의 룰 등에 대해 설명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여러차례 덕담이 오갔고, 간간이 큰 웃음이 터졌다. 

버나드 웨버 이사장은 먼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협조하기 위해 왔다"면서 "저희 팀의 방문에 열광해주셔서 감사하고, 만나뵙게 돼서 너무 반갑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인터넷강국이라는 우 지사의 언급이 있고 난 뒤 "한국 국민은 인터넷을 긍정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이를통해 실제적인 결과(N7W 선정)를 이뤄내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그는 "이 캠페인을 통해 인터넷을 배워가는 국가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 강국(의 장점)을 세계를 위해 쓰는 것"이라고 인터넷이 캠페인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월요일에 강연도 있지만 이 일 자체가 역사적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내일 이벤트(D-200일 행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인이 제주를 많이 알고 방문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24일 D-200일 행사에 참석한 뒤 25일에는 제주대학교에서 특별강연 일정이 잡혀있다.

버나드 웨버 이사장은 "제주가 N7W에 선정되면 다음엔 '글로벌 메모리'(Global Memory)라는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메모리는, 굳이 설명하자면 '우리가(국제적으로) 꼭 기억해야 하는 것들'이라고 풀이했다.  

▲ 우근민 지사가 버나드 웨버 이사장에게 돌하르방을 선물하고 있다.
▲ 제주 비경을 담은 사진첩 선물.
◇ "N7W 선정되면 '글로벌 메모리' 프로그램에 남게 될 것"

그러면서 N7W에서 '7'이 품고있는 독특한 의미를 소개했다.

일반 사람들이 순서대로 기억할 수 있는 평균 숫자가 7이라는 것이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5는 너무 적고, 조금 더 기억해야지 하는 욕구가 생기는데 그게 7이라는 얘기다.

바로 이 7이라는 숫자를 통해 후손에게 뭘 남겨줄까, 그런 의도로 시작한게 N7W 캠페인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의 룰에 대해 설명할 때는 어조가 사뭇 달라졌다. 제주가 N7W 재단으로부터 4차례 경고를 받은 사실을 의식한 것처럼 보였다.

요즘 도움을 주고 싶다는 기업체들의 제의를 (룰 때문에)물리치곤 한다는 우 지사의 말에 "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겠다"며 "개인이 캠페인을 지원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상업적 기업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게 재단이 정한 표준규칙"이라고 구분을 뒀다. 

그는 "왜냐하면 기업의 입장에선 캠페인 참여가 (경제적으로)이익이 되고, 언론에도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원기업(스폰서십)의 종류는 여러 단계가 있다며, 그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꼭 높은 단계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 제주도청 현관 앞에서의 기념 촬영.
버나드 웨버 이사장은 "재단은 기업들이 공짜로 캠페인에 업어타서 기업의 이미지를 업(Up)시키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게 본다"며 "캠페인은 (기업이 아니라)제주도(후보지)의 이미지를 업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캠페인의 상업적 이용을 경계했다. 정식 스폰서십을 맺으면 기업이 낸 돈의 몇배를 도와주겠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 "공짜로 캠페인 업어서 이미지 높이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배석했던 장 폴 이사가 거들었다.

그는 중국 바오젠그룹이 지난 14일 제주도와 인센티브 관광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을 때 N7W 재단 로고가 새겨진 깃발을 사용했다가 경고를 받은 일을 떠올린 듯 했다.

장 폴 이사는 "그쪽(바오젠그룹) 대표가 도와주겠다는 건 문제가 안된다. 내부적으로 1000명이 투표하겠다고 약속하는 것도 무방하다. 이럴 경우엔 스폰서십을 맺지 않아도 된다"며 "문제는 회사 이름에 (재단)로고가 찍혀서 언론에 노출됐다는 점"이라고 구분했다.

오찬을 베푼 김부일 환경경제부지사는 버나드 웨버 이사장이 "요즘 인터넷상에 오르내리는 내용을 잘 알고 있고, 부정적 반응 보다는 긍정적 반응이 절대적으로 많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우 지사는 버나드 웨버 이사장 일행에게 "먼 곳까지 찾아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본인 임무(후보지 점검)도 중요하지만 국제적 휴양도시 제주에서 피로도 좀 풀고가시라"고 휴식을 권했다.

우 지사는 "제주는 그리 크지않은 섬이지만 식물자원이 다양하고, 환경이 잘 보전돼 있으며,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사는 섬"이라고 내세웠다.

그는 "지난해 7월1일 취임했을 당시엔 (캠페인)활동이 활발하지 않았지만 아주좋은 캠페인이라는 판단이 들어 급작스럽게 시작하다 보니 이런저런 서툰 일도 있고 (범국민추진위 양원찬)사무총장이 걱정도 많이 한다"고 최근 캠페인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 우지사 "국제적 휴양도시에서 피로 좀 풀고 가시라" 논란도 해명

우 지사는 "장 폴 이사한테 지적도 많이 받았지만 기업 스폰서라든지 잘 몰라서 경고를 몇번 받았다. 서툰 점 많이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곁에 있던 양원찬 사무총장도 "무지의 탓"이라고 한마디 보탰다.

이에 장폴 이사가 "No Problem(문제없다)"이라고 하자 좌중에선 박수와 함께 웃음보가 터졌다.

우 지사는 바오젠그룹이 제주에 왔을 때 제주도의 요청으로 N7W 이벤트를 돕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경고를 받았다는 보고를 받고서 깜짝 놀랐다며, 캠페인이 한동안 멈칫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외국이 인정하는 인터넷국가이고 민주주의 국가이다 보니 의견이 다양하다. 도지사나 대통령도 선거로 뽑히기 때문에 가끔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인터넷 매체에서 여러가지 얘기가 나오고 다양한 의견이 접수되더라도 민주주의 국가니까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기 바란다"고 거듭 요청했다.

우 지사는 특히 "내일 기자들을 만날 텐데 다양한 질문이 나올 것"이라며 "(취재)경쟁도 있고, 흥미로운 점을 알고 싶기도 하고, 다른 나라의 동향도 궁금해할 수 있기 때문에 성 가시더라도 잘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말미에 우 지사가 "오늘 비 예고가 있었는데 (재단에서)온다니까 비가 안왔다. 내일도 비가 조금 온다는 예보가 있다"고 덕담을 건네자 버나드 웨버 이사장은 "내일도 (비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 "민주주의여서 다양한 의견 나오는 것...기자 질문에 잘 설명해달라"

우 지사는 버나드 웨버 이사장에게 제주 비경이 담긴 사진첩과 돌하르방을 선물했다. "재단도 우리 돌하르방을 잘 지켜달라"는 주문을 곁들였다.

이날 환담에는 범국민추진위 황경선 기획위원과 범도민추진위 부만근 위원장, 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장, 김부일 부지사, 도청 실.국장 등이 배석했다.

버나드 웨버 일행은 곧이어 도의회로 옮겨 문대림 의장과 환담했다.

문 의장은 "28개 후보지 중 처음으로 제주를 찾아줘 고맙다"고 감사를 표시한 뒤 "제주는 예비심사 7가지 요건(테마)을 모두 충족한 유일한 지역이다. N7W에 선정되도록 재단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모르는 정보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버나드 웨버 이사장은 "N7W 캠페인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인간이 만든 것을 대상으로 하는 신(新)세계7대 불가사의 처럼 자연유산을 그와 동등한 위치에 올려놓아 보전하고 다음 세대에 물려주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7대 불가사의는 과거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개념이어서 처음에 7대 불가사의를 선정할 때 아시아인은 잘 모를 것이라고 여겼는데 아시아가 오히려 서구문명에 대해 훨씬 많이 알고 있을 뿐아니라 투표 참여도 많아 깜짝 놀랐고 매우 긍정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번 N7W 이벤트를 통해 세계인들이 서로를 잘 이해하게 되면 재단이 세계평화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 뒤 "내일 행사를 통해 세계를 향한 제주의 힘을 보여달라"고 응원했다.

문 의장은 "세계평화를 위한 캠페인에 적극 공감한다. 제주도 역시 큰 역할을 했으면 한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반드시 높이겠다. 따뜻한 눈길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버나드 웨너 일행은 이어 양성언 교육감을 예방했다. 저녁에는 공식후원사인 KT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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