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한 것은 의견 다른 계층과의 진정한 소통

신뢰는 사인 간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덕목이지만  정부와 국민과의 공적 관계에서는 더 중요한 최고의 가치이다. 믿음이 가지 않은 사람과는 거래를 하지 않고  곁을 떠나면 그 뿐 이지만 국가란 사회시스템은 그렇지 못하다.

신뢰가 가지 않은 정부라 하더라도 떠날수는 없고  세금은 꼬박 꼬박 내어야 하기 때문이다. 항만 도로등 사회간접자본(soc)이 잘 깔려 있어야 산업화가 성공하듯이  사회적 자본의 핵심인 신뢰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어떠한 정치도 정부도 성공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정치지도자들의 목숨보다 더 중히 여기는 것이 신뢰이다.

공자께서도 정치란 무엇입니까? 하는 자공의 물음에  신(信) 식(食) 병(兵)이라고 했다. 곧 믿음과 식량 그리고 병사만 있다면 될 것이다. 하면서 그 중 하나를 남긴다면 신(信)이라 했다.특임장관실이 금년도 2·4월 두 차례에 걸쳐 전국 성인 남녀 20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가치관' 조사결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기관이 '청와대' 3.4%, '국회'2.9%로서 최하위이고 반면에 학계22.3% 언론20.6% 대기업15.6%, 공무원10.2%, 검찰·법(8.1%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은 높은 반면 강원도와 제주도에 거주하는 응답자중 '가장 신뢰받는 집단'으로 청와대를 꼽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즉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국가기관이 청와대와 국회였다.

이러한 원인이 어디 있을 까... 미국의 하버드대학 정치학 교수인 로버트 데이비드 퍼트남(Robert David Putnam,)교수의 정치 평가서를 빌리면 “나홀로 볼링”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말을 인용하면 사람들이 각자의 팀에 가입하여 경쟁하면서 치는 볼링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자기들 끼리 치는 경우이다. 회전문 인사나 자기들 끼리 이권 챙기기로 나홀로 경기를 하면 사회적 유대와 결속이 해체되고 줄서기 문화가 발전하면서 공동체적인 삶은 외면 당하고 그 뿌리가 흔들린다는 것이다. 정치는 소통이 중요하다. 양쪽문을 다 열어야 바람소통이 잘되듯이 한쪽 문을 닫으면 바람이 불통이고  흰 종이가 검은 종이로 쉽게 변화하는 이치와 같다.

지금까지는  우리 사회가  급속한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투명성보다는 인맥을 이용하여 자기 이익만을 챙기고 목적달성에만 집착한 결과 정직한 소통보다는 상호 불신의 사회를 만든 것이다. 또한 상당수 경제인들과 정치인들의 부정직성 및 언행의 불일치, 권력 남용, 금권정치 등이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와 기업풍토를 불신하도록 일조했다. 민주주의는 각종 훌륭한 제도 뿐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어 있어야 잘 작동된다. 이것이 퍼트남 교수가 강조하는 신뢰로서 사회적 자본의 기능이다.

우리사회는 어떠한가. 민선 5기를 지나면서 어느 정권도 도민의 갈등을 치유함이 없이 끼리끼리 문화에 익숙해 왔기  때문에 “나홀로 볼링”이 심화되어왔다 . 우리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자기들끼리 소통이 아니라 의견을 달리하는 계층과의 진정한 소통이다. 자기들 끼리 소통은 편들기고  맹목적 두둔이며 형식적인 여론수집이다. 이럴 경우는 소통하면 소통할 수록 잘못은 더욱 심화된다.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에서 제주 특별자치법으로 급속히 옮긴 이유도 소통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한 사례로 k모 전 지사는 최근 모 포럼에서 2006년 7월1일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4개 시.군이 폐지된 것에 대해 "풀뿌리(민주주의)가 훼손되더라도 빨리 국제자유도시로 가야한다고 해서 도민들이 선택한 것이다. 그게 먹혔고, 4년간 해보니 행정의 효율은 있었다"고 선택이 옳았음을 강조했다.

국제자유도시 달성을 위해 행정체제 개편은 필요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민선5기 우근민 도정이 행정시장 직선제 등 제주형 자치모형 도입을 추진하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그 동안 행정개편 위원장은 역대 총장들의 몫이 되어 왔다. 존경받고 인품있는 총장님의 뜻은 아니라고 믿지만 어느 도지사 때는 이 주장 다른 도지사 때는 다른 주장을 한다면 도민들은 누구를 신뢰할 것인가 영리병원, 해군기지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이로 인해 주민갈등은 극에 달하였고 일부 종교단체 지도자,  전직 도지사가 단식투쟁도 불사하고 있다.

부가가치세 환급 문제만 하더라도 국회에서 통과 되었는 데도 기획재정부에서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니 할거주의 치고는 조금 지나치다. 이것도 정부와의 소통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김호성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부가가치세 환급대상이 너무 축소됨으로써 다른 분야에 형평성문제나 지방소비세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지 면밀히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그 외에도 신뢰에 대한 문제가 많다.  민선5기가 출범하면서 전 도정이 잘못했다고 지적한 경제위기 재정위기 갈등위기등  4대 위기를 부단히 점검 평가하고 그동안의 실적을 도민에게 진실하게 알릴 때 이것이 지도자의 언행과 공공정책에 대한 신뢰가 쌓아질 것이다. 

하루속히 신뢰가 가는 정부나 지방정부가 되었으면 기대한다.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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