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부실 의혹 '공개 검증' 하자!
시공업체 노동자 부실의혹 제기에 감리단 '그런 사실 없다'...강정 '공개 검증하자'
강정마을회와 해군기지 공사업체 노동자들은 설계오류와 부실 시공을 폭로하자, 해군기지 감리단은 '허위주장'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강정마을회와 해군기지 시공업체 노동자는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군과 시공사측이 늦어진 해군기지 공사를 앞당기기 위해 케이슨 제작을 서두르면서 부실시공이 이뤄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실제 삼성물산은 길이 37.8m, 폭 25m, 높이 20.4m 규모의 8885톤 케이슨을 24시간 철야작업을 통해 제작하고 있다. 당초 15일에 1개를 제작했으나 현재는 6~7일에 1개꼴로 케이슨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근로자들이 증언한 부실시공 문제는 외국 노동자의 숙련도다. 작업 인부간 소통이 안되면서 케이슨의 핵심 뼈대인 철근이 설계도 대로 연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공업체 노동자는 "케이슨은 여러개의 방으로 나눠 콘크리트를 타설하게 된다"며 "각 방마다 케이슨의 기둥 역할을 하는 H형빔에 주위에 철근이 없어 충격이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동자는 "직원들이 지나가기 위해 만들어 놓은 공간을 철근으로 채우지 않고 있다"며 "이는 태풍 충격시 콘크리트에 가장 먼저 균열이 생기는 부분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콘크리트 타설을 빨리 하려는 욕심에서 지연제를 넣지 않았다"며 "아래 부분 콘크리트가 빨리 굳으면 뒤에 붓는 콘크리트 무게로 아래 부분에 균열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6개월간 근무하는 동안 감리가 공사장 내부에 들어와서 점검하는 모습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감리단이 제대로 공사를 감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군기지 감리단은 "화순 케이슨 제작장 현장 근로자가 작업반 교체 과정서 불만을 품고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철근 조립시 근로자의 통행으로 수직철근이 일시적으로 약 30~40cm 벌어질 수 있으나 콘크리트 타설 전 수직 철근의 간격을 시공시 계획에 맞도록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감리단은 또 "요크(Yoke:H형 철제빔) 부근의 철근은 도면 및 시공계획서에 준해 시공하는 등 공기 단축을 위해 철근 간격을 제멋대로 배치한 바 없다"며 "콘크리트 타설시 충분한 진동 다짐을 시행중이며 케이슨 면은 콘크리트 품질관리 기준에 적합하도록 관리중"이라고 밝혔다.
감리단의 반박하자 강정마을회는 부실시공 의혹에 대해 공개 검증을 하자고 제안했다.
강정마을회는 "지난번 볼라벤 태풍 내습 시에는 50년 빈도의 태풍에 견디도록 설계․시공되었으나 볼라벤 태풍이 너무 강해서 파손되었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연속적인 태풍 내습으로 피해가 발생 한 것으로 말을 바꾸었다"며 "제대로 설계하고 시공했으면 기준 이하의 태풍이 연속으로 온들 파손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재반박했다.
강정마을회는 "해군은 설계파를 8m로 정한 것이 마치 상향조정해서 설계한 것으로 밝히고 있지만 기본계획보고서를 보면 최초에 항만 형태를 결정 할 때 동측개구 방식일 때는 심해설계파를 12.01m로 잡았었다"며 "상식적으로 봤을 때 설계파는 계측결과 중 최대치로 결정한다. 그렇다면 위 도표에서 최고치는 12.0m이므로 서방파제에 대한 설계파는 12.9m가 됐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마을회는 "과거 5년간 덴빈, 무이파, 볼라벤 3번의 태풍 심해파가 13.7m를 기록, 기본계획서의 심해파고보다 훨씬 높은데 어떻게 50년 빈도의 태풍에도 견디도록 설계했다고 말 할 수 있는가"라며 "그럼에도 서방파제 설계파를 8m로 결정했는지, 그것도 설계기준이었던 7.5m보다 0.5m를 높여 잡은 것처럼 말을 하였는데 설계기준이란 표준이 어떻게 산정된 것인지 명확한 근거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을회는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듯, 제주해군기지는 설계오류와 부실시공의 책임을 적당히 말 몇 마디로 무마하고 넘어갈 생각이랑 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제주기지사업 감리단은 자신의 주장이 타당하다면 공개 검증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