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길, 제주에서 하나로 뭉치다

2014-01-15     문준영 기자

제4회 월드 트레일즈 컨퍼런스 개막···첫 날 아시아트레일즈네트워크 공식 발족

 

▲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4회 월드 트레일즈 컨퍼런스'. 이 날 아시아트레일즈네트워크(ATN)이 공식 창립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에 모인 수백명의 세계인들 앞에서 아시아의 걷는 길이 하나로 이어졌다.

15일 오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4회 월드트레일즈컨퍼런스 첫 날 아시아트레일네트워크(ATN)가 공식 발족한 것.

한국, 일본, 중국 세 나라를 대표하는 12개 주요 트레일단체가 모인 이 네트워크는 세계 최초의 트레일 국제기구인 ‘월드 트레일즈 네트워크’ 창설에 앞서 아시아의 힘을 모으는 단계다.

ATN에는 일본 돗토리 워킹 리조트 홍보 협의회, 중국 마운틴 저니 차이나, 한국에서는 제주 올레, 한국의길과문화, 강릉바우길, 대구녹색소비자연대, 구불길, 여강길, 숲길 등이 참여했다. 

초대 의장으로 선출된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유럽이나 북미대륙에 비하면 아시아는 굉장히 짧은 역사”라며 “그래서 더욱 노력하고 배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 패스포트 발행, 트레일 컨퍼런스 개최를 하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아도 그 나라의 관광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리겠다”며 “지속가능한 트레일을 전파시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ATN 창립을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5일에는 하와의 주립대학 공중보건 연구소장인 제이 메덕 교수의 강연과 함께 비행 청소년 걷기 교육자인 프랑스 쇠이유 협회의 줄리안 게레로, 진 케린스 캐나다 칼레돈 힐즈 부르스 트레일 클럽 회장이 걷기 문화와 관련된 자국의 이슈를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참가자들과 소통한다.

오후부터는 본격적인 워크숍인 이어진다. 트레일의 개발과 관리, 트레일 아카데미를 통한 파트너쉽 운영과 활동, 관광 마케팅과의 접목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의와 함께 각 국에서 트레일을 통해 얻은 긍정적인 변화를 공유한다.

16일 오전에는 월드트레일즈네트워크(WTN) 창립을 주제로 다루는 토론회가 진행된다. WTN 창립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또 행사기간 내내 포스터세션과 PT를 통해 각 참여단체의 활동을 소개하는 부스가 로비에 전시된다.

17일에는 전 세계 참가자들이 직접 인근 올레를 걸어보고, 이 날 개최되는 제주전통문화엑스포 개막식에도 참여해 제주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한다.

이 날 오후 예정된 산악인 다베이 준코(74, 田部井淳子)의 강연은 가장 기대를 모으는 프로그램이다.

여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일본의 세계적인 다베이 준코는 등정 이후에도 1992년에는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하는 등 목적과 결과보다는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지’의 아이콘으로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고 있다.

이어지는 폐막 토론에서는 컨퍼런스 개최 결과와 참가소감을 공유하고 다음 컨퍼런스 테마와 논의주제를 선정한다.

▲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4회 월드 트레일즈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제주의소리
▲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4회 월드 트레일즈 컨퍼런스'. ⓒ제주의소리

월드 트레일즈 컨퍼런스는 걷기여행과 자연자원 보존의 가치를 공유하고 트레일의 올바른 발전 방향과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2010년부터 열리고 있다.

이번 4회 대회는 산업통상자원부·한국산업기술진흥원·제주지역사업평가원이 주최하고, 제주올레·제주도관광협회가 주관, 제주도와 스타벅스코리아, 제주한라대학교 LINC사업단이 후원한다.

세계 5대륙 17개국 24개 트레일 관련 기관과 단체가 참가하는 만큼 명실상부한 전 세계 '걷는 이'들에게는 월드컵과도 같은 행사다.

그리스 트레일, 남아공 림 오브 아프리카 트러스트, 네팔 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 노르웨이 베가 섬 세계유산 재단, 유러피안 도보여행자 협회, 레바논 마운틴 트레일 협회, 아메리칸 트레일즈 협회, 미국 애팔레치안 트레일 보호협회 등이다.

또한 스위스정부관광청,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영국 내셔널 트레일, 이탈리아 친퀘테레 국립공원, 일본 시코쿠 오헨로, 규슈올레, 돗토리현 워킹협회, 타나베시 쿠마노 관광 뷰로, 중국 국제시민스포츠연맹, 마운틴 저니 차이나, 캐나다 브루스 트레일 보호협회, 터키 문화의 길 협회, 프랑스 도보연합회, 호주 타스마니아 공원, 서호주 비블먼 트레일 등 그야말로 동서양 트레일을 모두 아우른다.

이 날 개막식 인사말에서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전 세계에서 길을 만들고 유지하는 트레일 단체들은 재정적으로 어렵고 가난하지만 21세기에 자연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매우 럭셔리하다”며 “많은 사람들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행복하게 해주고 거대 자본으로부터 자연을 보전하는 점에서 매우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이번 컨퍼런스와 트레일의 가치를 설명했다.

 

▲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4회 월드 트레일즈 컨퍼런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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