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핵무기 배치, 제2공항 폭격기 활주로 활용” 與북핵특위 문건 파장

국민의힘 북핵특위, 최종 보고서 채택...제주 핵무기 배치 등 논의 '발칵'

2022-12-27     박성우 기자
지난 10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 회의. 사진=국민의힘 

윤석열 정부 들어 구체화되고 있는 '핵무장론'과 관련, 여권 차원에서 제주에 핵무기를 배치해야 한다는 취지의 논의가 이뤄지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위원장 한기호 의원)는 지난 26일 최종 회의를 갖고 정부와 유관기관에 전달할 특위 보고서를 채택했다.

제주특별자치도 등이 사전에 확보한 해당 보고서에는 북한의 핵공격 임박 시 미국 핵무기의 한반도 전진배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국내 핵무기 배치 시에는 제주도가 최적지라는 내용이 따라붙었다. 나머지 지역은 거리가 짧아 북한의 선제공격에 취약하고, 미사일방어도 곤란하다는 것이 제주를 최적지로 판단한 이유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제주도를 전략도서화하는 검토의 필요성도 포함시켰다.

또 특위는 제주도에 미국 전략폭격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건설 및 핵무기 임시 저장시설 구축을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제주 제2공항 건설 시 이를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위는 "미국 핵전력의 한반도 전진배치가 북한의 선제공격을 유도할 수도 있지만, 미국과의 직접적 핵전쟁을 각오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만큼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높이는 효과 기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반도 배치가 위험할 경우 "일본에 핵무기를 배치해 한·미·일이 공유하고, 최악의 상황에서는 전진배치된 미국 핵무기의 대여로 한국의 자체 핵무장과 동일한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한기호 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제주도 같은 경우 공항을 새로 만든다고 하면 그 공항이 우리가 전시에 북한 핵을 억제하는데 필요한 대형 수송기가 이착륙이 가능한 정도까지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제주 제2공항을 거점으로 한 제주 군사기지화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최종보고서에 채택됐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제주도 전략도서화 내용이 보고서에 들어갔느냐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 공항을 새로 만들 때 충분한 활주로를 확보하면 좋겠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특위 차원에서 제주의 핵무기 배치의 가능성이 심도있게 검토됐다는 점에 있어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제주도당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야겠지만, 아직은 TF차원에서 제시된 아이디어라고 보고 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별도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7일 오후 1시40분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