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국회 상경 “2공항 군사공항 전락, 정치적 생명 걸고 싸울 것”

2022-12-28     박성우 기자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소리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8일 여권 발 '제주 핵 배치' 파문과 관련 "즉시 국민의힘 북핵특위 보고서는 물론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용역 결과 등 모든 정보를 낱낱이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오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이 군사공항으로 전락하는 일은 목숨을 걸고 막겠다. 도민의 운명과 저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최후의 일각까지 싸우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송재호, 위성곤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오 지사는 "제2공항으로 갈등을 겪어온 제주가 세밑 정국에서 더 큰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에서 핵 배치를 포함한 제주 군사기지화를 논의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라며 "제2공항 건설 추진과 관련해 미국 전략폭격기가 이착륙 가능하도록 군사공항으로 활용하자는 논의 내용은 제주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고 했다.

이어 "제주도의 미래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사안을 도대체 누가 밀실에서 주도하고 있는 것인가. 제주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추진 과정을 감추고 싶은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오 지사는 "국토부는 보완용역 결과를 두 달이 넘도록 공개하지 않고, 복사도 하지 못하게 막았다. 원희룡 장관은 아예 면담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며 "도대체 공개를 꺼리고 쉬쉬하는 일련의 과정이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만들기 위한 것인지 도민들과 국민들이 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민과 국민들의 알권리를 짓밟고 있는 비공개 추진 과정은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 도민과 국민들 모르게 평화의 섬 제주를 전쟁의 섬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을 도대체 누가 주도한 것인지 그 모든 정보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오 지사는 전임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 장관을 겨냥해 "원 장관은 도지사 재임 당시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활용할 경우 제주도부터 반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번 정부에서는 입장이 바뀐 것인가.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활용하는 게 달라진 입장인가. 원 장관은 직접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오 지사는 △군사기지화 내용을 비롯해 제2공항 건설과 관련된 모든 정보 투명 공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용역 결과 올해 안에 공개 △군사공항 활용 문제에 대한 원희룡 장관의 입장 등을 요구했다.

오 지사는 "제주의 미래와 국민의 안전을 도민과 국민 몰래 결정할 수는 없다. 국토부는 가장 핵심적 이해 당사자인 도민을 속여서 무엇을 하겠다는 태도를 당장 버리고 가지고 계신 모든 정보를 공개하기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앞서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위원장 한기호 의원)에서 다뤄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특위 최종보고 및 건의사항' 문건에는 "북한의 핵공격 임박 시 미국 핵무기의 한반도 전진배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이 보고서에는 국내 핵무기 배치 시에는 제주도가 최적지라는 내용이 따라붙었다. 제주도에 미국 전략폭격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건설 및 핵무기 임시 저장시설 구축을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제주 제2공항 건설 시 이를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