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국힘 제주도당, 김기현 대표 찾아 ‘성난 4.3민심’ 전달
허용진 도당위원장 등 7명 서울서 면담 4·3 망언 등 ‘바닥 민심’ 가감없이 전달
윤석열 대통령의 4·3추념식 불참과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4·3 폄훼 발언으로 난처한 상황에 처한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중앙당 지도부를 찾아 푸념을 쏟아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과 강충룡 제주도의회 원내대표 등 7명은 이날 오후 서울에서 김기현 당 대표를 만나 지역 분위기를 전달했다.
허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른 도민사회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연이은 실축으로 도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4·3에 대한 국가보상 확대 등 정부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4·3을 폄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명확히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대표는 이에 공감의 뜻을 전하고 향후 열리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발언을 하는 등 당 차원의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면담에 앞서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김 대표는 “당을 이끌어가는 주요 구성원들이 국민과 당원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하는 일이 최근 빈번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스럽고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지만 제주4·3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4·3 망언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어제(5일) 논평을 내고 “중앙당에 지역 여론을 명확히 전달했음에도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무능력”이라며 도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민생당 제주도당도 논평에서 “국민의힘이 제17대 총선에서부터 현재까지 제주 3개 지역구에서 전패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며 도당의 아픈 곳을 찔렀다.
허 위원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제주 제2공항 건설, 관광청 신설, 재외동포재단 이전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중앙당의 협조도 당부했다.
제2공항에 대해서는 도민들이 우려하는 군사기지화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전하고 향후 진행되는 SOC 사업은 전액 국비 지원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뜻도 전했다.
김 대표는 이에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고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서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과 관련한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대통령도 명확히 언급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현장에 동석한 강충룡 의원은 “4·3을 포함해 여러 현안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며 “향후 최고위원회에서 언급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