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제주 특유 목축경관 ‘마을공동목장’ 특성화 추진
서귀포시가 지금까지 남아있는 제주 고유 목축문화의 산실 ‘마을공동목장’ 보전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특성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제주 한라산 해발 200~600m 중산간 지역에 분포한 마을공동목장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마을공동체의 자산이자, 제주도 특유의 목축경관을 간직한 보고(寶庫)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관내 마을공동목장은 18곳, 2269헥타르(ha)에 달한다. 제주도가 진행 중인 ‘마을공동목장 보존과 지원방안 연구’ 용역에서는 이보다 많은 37곳으로 조사됐다.
마을공동목장 특성화 사업은 목도 개설, 초지보완, 방목용 울타리 설치, 급수시설 설치, 진드기 구제장 등 가축 방목에 필요한 축산기반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서귀포시는 올해 마을공동목장 4곳을 대상으로 자부담 900만원 포함, 총 8900만원을 지원한다.
지난해 서귀포시가 초지 및 마을공동목장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마을공동목장 내 초지는 1180ha로 서귀포시 전체 초지 6807ha 중 17.3%를 차지했다.
서귀포시는 마을공동목장이 초지 보전에 있어 중요한 만큼 올해 5.2ha 규모 상급초지를 조성하는 등 제주만의 특화된 공익자산인 초지 보전에 힘을 실을 방침이다. 서귀포시는 최근 3년간 30.1ha 규모 초지보원 사업을 펼쳤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동물복지를 실현하는 친환경적 축산기반인 마을공동목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제주다운 대표 문화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의 마을공동목장은 제주시 40곳, 서귀포시 37곳 등 모두 77곳으로 파악된다. 당초 143곳에 달했지만, 부동산 개발 붐과 목축환경의 변화가 맞물려 매각, 방치, 사유화 등 문제를 맞닥뜨리며 점점 사라졌다.
마을공동목장의 역사는 고려 말기 몽고 지배 당시 ‘탐라목장’부터 조선시대 국영목장을 10개 구역으로 나눠 관리한 ‘10소장(所場)’ 체계, 일제강점기 목축자원을 수탈하기 위한 목장 등 길게 이어져 왔다.
제주 공동체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고유의 목축문화이자 자원인 마을공동목장을 보존하고 지원키 위해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제주지역 후보자들도 ‘제주 마을공동목장 보전·지원을 위한 정책협약식’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