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기 반납 제주서 완전 철수 ‘스타벅스 30개 매장도 중단’

행복커넥트, 제주 ‘해피해빗’ 중단 1000원 다회용컵 반납 도민 혼선

2024-05-28     김정호 기자

민간 차원에서 추진된 제주지역 다회용기 반납 사업에 대해 철수 결정이 내려졌다. 공공 차원의 일회용컵 보증금도 동력을 잃으면서 관련 정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2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다회용기를 관리하는 행복커넥트가 운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제주 사업을 중단하고 다른 지역에 집중하기로 했다.

행복커넥트는 SK그룹 산하 SK행복나눔재단이 출연한 사회적기업이다. SK텔레콤의 기술을 활용한 다회용컵 순환 서비스 ‘해피해빗’ 프로젝트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

해피해빗은 카페 등에서 음료 구매시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컵 사용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사용자는 1000원을 지불하고 반납기에 회수 처리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2021년 7월 전국 최초로 제주에 도입된 후 서울과 인천, 부산, 세종으로 확산됐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해피해빗을 도입하면서 사용자도 빠르게 늘었다.

반면 수거와 세척 등 운영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주 사업 철수 결정이 내려졌다. 이미 제주관광공사 등 일부 시설에서는 반납기가 사라졌다.

해피해빗은 플라스틱 제로 지역인 우도 등을 제외한 반납기 50대를 전부 철거하기로 했다. 이중 30대는 스타벅스, 나머지 20대는 도청과 공항, 대학 등 공공시설에 위치해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 6월 4일부터 다회용컵을 없애고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로 전환하기로 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은 음료 구매시 컵 보증금 300원을 지급하고 반납시 돌려받는 구조다.

행복커넥트는 사업 철회에 따른 제주도민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철수 이후에도 구입처와 관계없이 스타벅스 매장에 다회용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기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다회용기 수거는 민간 차원에서 진행한 것으로 사전에 사업 철수에 대한 협의가 이뤄졌다”며 “행정에서는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확산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일회용컵 보증금은 당초 제주와 세종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25년 전국 의무화로 추진돼 왔다. 이 과정에서 환경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화로 급선회하면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

제주도는 조례 개정을 통해 자체적인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확대를 계획했지만 상위 법령인 자원재활용법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업장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