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조절 실패한 오영훈 지사...도의원에 “지적 수준 문제” 흥분
[도정질문] 김황국 의원 백통신원-제2공항 민감 질문에 흥분 표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의회 도정질문 과정에서 자신에게 민감한 질문을 쏟아낸 도의원을 겨냥해 "지적 수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막말을 내뱉었다. 도정질문 때마다 반복돼 온 감정조절 실패가 재차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오 지사의 발언은 3일 오후 속개된 제43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김황국 의원(제주시 용담동)과의 질의 도중에 터져나왔다.
발단은 김 의원이 오 지사의 '백통신원 리조트 방문'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김 의원은 "당초 예정보다 투자 규모를 줄이고, 감면을 받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백통신원 사업장에 오 지사가 최근 방문했다"며 "공무원을 11명이나 대동하고 이 업체를 방문한 것에 대해 지사의 입으로 해명하지 않으면 또 다른 의혹이 생길 것 같다"고 답변을 요구했다.
오 지사는 "모 언론사의 방송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제소를 했고, 반박하는 내용이 다시 방송이 됐다"며 "그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김 의원은 "해명조차도 대변인으로 하여금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방문했다'고 했는데 앞뒤가 안맞는 것 아닌가. 지나가다가 우연히 방문한 것은 아니지 않았나"라고 추궁하자 오 지사는 "무슨 의혹을 말하는 것이냐. 방문한 자체가 의혹이 되지는 않는 것 아니냐"라고 맞섰다.
오 지사는 "내가 특혜를 제공받았다거나, 어떤 대가를 받았다라든가, 이런 게 성립돼야 하는 것 아니냐. 왜 업체를 방문했냐 하는 것은 지나친 의혹 제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기에 지사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는 김 의원의 발언에도 오 지사는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후의 질의 과정에서도 상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던 오 지사는 제2공항과 관련된 답변에서 정제되지 못한 막말을 쏟아냈다.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와 관련한 제주도의 명확한 입장이 없다는 김 의원의 질문에 오 지사는 "제2공항과 관련돼 일관된 입장을 얘기해 왔다. 공항시설 확충은 필요하지만, 환경적인 문제가 심각해 동의 절차를 받지 못하면 못한다는 입장에서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정책 방향에 대해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못한다고, 그렇게 말하는게 맞지 않나. 현재도 찬성도 아니고, 반대도 아니라 하면 정부에서 어떻게 판단하겠나"라고 되묻자 오 지사는 "고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석하지도 못하면 지적 수준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는 문제의 발언을 꺼냈다.
김 의원이 "지금 뭐라고 했나"라며 따지자 오 지사는 "고시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말을 돌렸다. 김 의원이 재차 "제 귀를 의심하는 발언을 들었는데 뭐라고 한 것이냐"고 거듭 추궁하자 오 지사는 "지적 수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도정질문 과정에서 오 지사의 막말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월 제426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도 오 지사는 격앙된 태도와 언성으로 대답에 나서며 빈축을 샀다.
오 지사는 당시 도정질문 말미에 "일부 의원들께 성숙되지 못한 표현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켰거나 마음을 아프게 한 게 있다면 그건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며 사과의 뜻을 표하기까지 했지만, 반 년도 지나지 않아 같은 과오를 반복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