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돌아온 제주 ‘노고록 아저씨’, 추석 쌀 1000kg 기부 ‘훈훈’
25년째 이어오는 선행, 배달업체 통해 기부품 전달 ‘숨은 천사’
2024-09-11 김찬우 기자
명절이 되면 어김없이 쌀을 기부하며 지역사회 훈훈함을 더하는 익명의 독지가 ‘노고록아저씨’가 설에 이어 추석에도 따뜻한 글귀와 함께 쌀 1000kg을 기부했다.
서귀포시 서홍동에 따르면 지난 10일 익명의 독지가 ‘노고록아저씨’는 추석 명절을 맞아 300만원 상당 쌀 100포대를 주민센터에 기탁했다.
정체를 숨긴 채 꾸준히 후원하는 제주판 키다리 아저씨인 익명의 독지가에게 ‘노고록’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노고록허게 보내라’는 글귀를 매번 함께 보냈기 때문이다.
‘노고록’이라는 말의 뜻은 제주어사전에 나온 ‘노고록 하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갈등 없이 평온하게, 조금이라도 여유롭고 편안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노고록 아저씨는 해마다 설과 추석, 연말이면 쌀을 기부한다. 25년째 이어오는 선행이지만, 정체를 드러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의 기부는 가족조차 모르게 이뤄진다.
이번에도 노고록 아저씨는 주민센터를 방문하지 않고 업체를 통해 쌀과 함께 “더위가 심해도 추석은 왐수다. 모랑헌밥 해 잡수시고 건강하십시오.”라는 글귀를 적어 보냈다.
기부된 쌀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될 예정이며, 노고록 아저씨의 오랜 나눔 실천은 지역주민과 도민사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오희경 서홍동장은 “기탁자의 따뜻한 마음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나눔 문화가 서홍동 전체 퍼져나갈 수 있도록 주민센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