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차없는 거리’ 현장 만족도 80%↑...재추진 근거 삼을까
설왕설래를 낳았던 '제주 차없는 거리' 행사의 만족도가 8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행사 장소에 대한 만족도도 80%를 훌쩍 넘어서며, 제주도가 이를 행사 재추진 근거로 삼을 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9월 28일 열린 '차 없는 거리 걷기 행사 - 걷는 즐거움, 숨 쉬는 제주!' 행사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QR 코드를 통해 설문에 참여한 인원은 남성 151명, 여성 275명 등 총 426명으로, '매우 만족' 응답은 132명(52.3%), '만족' 223명(31.1%)으로 파악됐다. '보통'은 53명(12.4%), '불만족'은 15명(4.2%), '매우 불만족' 3명(0.7%)으로 각각 나타났다.
제주시 연북로를 행사 장소로 선택한데 대해서는 371명(87.1%)가 '적절하다'고 응답했고,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55명(12.9%)으로 나타났다. 이중 27명이 탑동을 포함한 해안도로와 전농로, 관덕정, 연삼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행사 프로그램 중 체험 및 홍보부스와 관련해서는 '매우 만족' 172명(40.4%), '만족' 159명(37.3%), '불만족' 17명(4.0%), '매우 불만족' 2명(0.5%)으로 답했다. 버스킹 등 부대행사는 '매우 만족' 177명(41.5%),
만족' 138명(32.4%), '불만족' 17명(4.0%), '매우 불만족' 3명(0.5%)다.
향후 행사 개최 시 참여 의향에 대해서는 393명(92.3%)이 '있다'고 답했다. 행사 주기에 대해서는 응답자 369명 중 54.5%(201명)가 '연 1회', 38.5%(142명)가 '분기 1회', 7%(26명)이 '월 1회' 개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단편적인 현장 설문조사 결과를 재추진 근거로 삼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 뒤따른다.
해당 행사는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의지로 행사 장소 선정과 계획이 한 달만에 급조되는 등 뒷말이 무성했다. 행사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제주도, 각 행정시, 산하 출자·출연기관 등에 이른바 '동원령'을 내려 논란을 샀고, 행사 대행사가 오 지사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드러나며 뒷말을 낳았다.
제주에서도 교통 통행량이 많기로 손 꼽히는 연북로를 행사 장소로 선정한 것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뒤따랐다. 실제 주말 오전 차량을 통제한 행사장 바깥으로는 교통체증이 발생했고, 지역 상가의 피해도 잇따랐다.
적극적으로 행사장에 찾아온 이들의 만족도 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요소가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당장 차량 이용자들의 불편과 지역 상권의 피해는 만족도 조사만으로 가늠할 수 없는 여역이다.
한편, 제주도는 오는 28일 오후 2시 제주시 노형동 베스트웨스턴 제주호텔에서 원탁회의 형식으로 차 없는 거리 행사에 대한 도민평가회를 개최한다. 향후 행사 장소와 개최 주기, 개선점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행사의 지속 가능성과 확대 여부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도민참여단은 오는 22일까지 제주도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한다. 선발된 도민들은 평가회에 참석해 행사 운영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된다.
강동원 제주도 안전건강실장은 "이번 차 없는 거리 걷기 행사는 1만여명 이상의 참여로 걷기 행사의 디딤돌이 됐다"며 "이번 평가회를 통해 도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앞으로 더 나은 걷기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