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악몽 떠올린 제주 시민사회 “군사반란 윤석열 정권 타도하자”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불법’ 규정, 강력한 ‘퇴진 투쟁’ 결의 “시청으로 모이자!” 오늘 오후 7시, 제주시청서 ‘윤석열 퇴진’ 집회
4.3 악몽 떠올린 제주 시민사회 “군사반란 윤석열 정권 타도하자”
1948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집단 학살을 경험한 제주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하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은 4일 오전 8시 제주도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계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을 타도하자”고 목소리 높였다.
먼저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장은 “어젯밤 우리는 2024년 한국사회에서 가장 반민주·반헌법적인 대통령에 의해서 군과 경찰이 사적으로 동원되는 군사반란을 직접 목격했다”며 “공수부대에 의해 국회 유리창이 깨지고 짓밟히는 현장을 생생하게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위 계염사령관의 작전에 의해 정치활동과 집회, 결사, 시위의 자유, 언론, 출판의 자유를 금하고 계엄사 통제에 의한다. 이 문구에 1948년 4.3항쟁 시기에 수많은 제주도민의 목숨을 앗아간 불법 계엄 선포를 떠올렸다”며 “우리는 다시 그런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인 과거의 역사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임 본부장은 “반란 수괴인 윤석열과 김용현은 즉각 체포되고 구속돼야 한다”며 “제주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윤석열의 즉각 퇴진과 민주주의 수호,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해 끝까지 단결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만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은 “윤석열 정권이 언론, 출판, 사상의 자유 모든 걸 무너뜨리는 행태는 어제 방송을 통해 봤다”며 “그 직후 내 책상, 책장에 있는 사상 책들에 대해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부터 들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대한민국 국민들이 지금껏 지켜온 민주주의, 민주주의를 외치는 선배 열사들의 정신을 이어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농민들도 12월이 끝나기 전까지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는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김미랑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장은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까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검찰 일을 했던 사람이 법을 이렇게 다룰 수가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당장 대통령 같지 않은 대통령을 내려오게 만들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이 맘편히 먹고 잘 수 없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강순아 정의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비상 계엄령 선포 소식이 사실임을 확인하는 순간 가장 먼저 걱정했던 것은 ‘내가 만나야 하는 어르신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학교에 가야하는 나의 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그 다음날의 일이었다”며 “그 삶을 아랑공하지 않고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 대통령이 우리 국민들을 어떻게 새각하는 지에 대한 반증인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우리 민중들은 다채로운 민중의 삶이 미움받았을 때 항쟁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윤석열 대통령을 구속하고 계엄사령관을 함께 구속할 것을 우리 민중들의 이름으로 선포한다”고 겨냥했다.
한태호 노동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1948년 4.3 항쟁을 피로 물들였던 그 시작이 계엄이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계엄 첫 시도조차 불법이었다”며 “그 첫 단추를 잘못 들였던 이 계엄이 21세기에 다시 불법적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가 4.3항쟁으로 역사를 바로 세우려고 했듯이 이제 21세기 노동자들이 반역된 계엄을 바른 자리로 안내해야 한다”며 “지금 바로 윤석열을 탁핵하고 새로운 민중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호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깨어있는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그 정권이 2년 반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잘 알고 있기에 계엄령보다 더한 일도 벌어질 수 있다고 다들 생각했다”며 “하루빨리 위험을 몰아내는 노력을 더하지 못했던 것을 반성한다. 한겨울이 될 때까지 이자가 내란을 꿈꾸고 실행할 때까지 끌어내리지 못한 그 잘못이 야당에게도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을 먼저 몰아내는 데 노동자, 농민, 중소상인공인, 진보정당 따로 없다”며 “이 땅의 모든 깨어있는 세력은 악의 축과 같은 윤석열 정권을 하루속히 몰아내는 데 온 힘을 다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은 이날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인실 앞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