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후폭풍 윤석열 퇴진 목소리 ‘잠들지 않는 남도’ 제주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 2일차, 8년 전 12월처럼 촛불 열기
8년 전 12월처럼 ‘잠들지 않는 남도’ 제주가 촛불로 불타올랐다. 2016년에는 ‘박근혜 퇴진’, 2024년에는 ‘윤석열 퇴진’이다.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5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가졌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등은 제주에서 몇 차례 있었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지난 4일부터 이틀 연속 참여자가 폭증했다.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은 경찰 추산 500명이며, 주최 측은 750명 정도가 참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4일은 경찰 추산 700명, 주최측 추산 900명이다.
제주행동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김만호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국회 의결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일을 다시 상상해봐야 한다. 군대가 국회를 장악해 국회의원들을 체포했다면 우리나라는 제2의 4.3, 제2의 5.18을 겪으면서 수많은 목숨이 사라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90명의 국회의원이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고, 국민들이 군대와 마주싸웠다. 그럼에도 여당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가당치도 않은,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전국에서 촛불이 타오르며 윤석열 체포, 윤석열 구속 목소리가 나오는데, 국민의힘은 권력을 지키려 안간힘이다. 탄핵에 찬성하지 않으면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정부 여당을 비판했다.
동백작은학교에 다니는 박지원, 주시윤 양도 대통령 탄핵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박 양은 “윤석열 퇴진 목소리를 직접 내고 싶어 이 자리에 왔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비상계엄을 직접 목격했다. 도대체 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110명의 국회의원들은 어디에 있었냐고 묻고 싶다. 살기 좋은 나라를 위해 계속 촛불을 들겠다”고 말했다.
주 양은 “윤석열 퇴진 집회에 참여한다고 하니 친구들이 ‘끌려간다’고 걱정했다. 여러분들은 어떤 나라에 살고 싶나. 저는 평화로운 나라에 살고 싶다.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한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 국민이 댙통령이다. 윤석열이 대통령인 세상에 우리의 미래는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1진과 2진으로 나뉘어 광양로터리에서 옛 제주세무서사거리를 거쳐 다시 제주시청 조형물로 되돌아오는 경로로 행진했다.
길게 이어지는 행진을 본 시민들은 박수를 치거나 윤석열 퇴진을 외치면서 응원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촛불집회 참여 방법에 대한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제주행동에 소속된 단체에 가입하면 촛불집회에 참여할 수 있는지 묻는 사례도 있다.
이에 대해 김경희 ‘윤석열 즉각 퇴진요구 제주도민대회’ 공동집행위원장은 “단체 가입 등과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려달라. 날이 추우니 따뜻한 옷을 입고, 바닥에 앉을 때 필요한 돗자리 등이 필요하다고 당부만 해달라”며 촛불집회 참가를 독려했다. 도민대회는 오는 7일까지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매일 열릴 예정이다.
앞선 오후 6시30분에는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세월호를 기억하는 제주청소년모임, 제주청소년평화나비, 제주4.3기념사업회 청소년 4.3특별위원회, 대안교육기관 보물섬학교 등 56명으로 구성된 ‘제주청소년시국선언단’도 시국선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제주시청에서 경찰 추산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결한 것은 2016년 이후 8년만이다.
박근혜 탄핵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규모 집회로 이어졌고, 2016년 12월3일 7차 촛불집회는 1987년 6월 민주화항쟁 이후 최다 인파가 운집했다. 당시는 주최 측 추산 1만1000명, 경찰 추산 3000명으로 집계됐는데, 경찰의 집회 참가 인원 축소 추산 논란이 제기되면서 전국 경찰이 인력 추산 방법을 개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