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국회 가결 “우리가 이겼다” 환호…국토 최남단 제주 축제 분위기
8년전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대비 2배 많은 인원 제주시청 운집
‘12.3 내란 사태’로 인한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순간, 제주에서 기쁨의 환성이 쏟아졌다.
14일 국회는 오후 4시5분쯤 본회의를 개의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했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여당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전원 투표에 참여한 결과, 제적인원 300명 중 300명이 투표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가결 소식에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10차 제주도민대회가 열린 제주시청 일대는 민주주의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이 주최해 오후 4시부터 시작된 도민대회는 이른 시간부터 윤석열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면서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박근혜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의 열기가 뜨거웠던 2016년 12월 제주에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최다 인파가 몰린 바 있다.
당시 주최측 추산 1만1000명, 경찰 추산 3000명이 운집해 기록을 세웠는데, 올해 12월 윤석열 탄핵 집회가 8년전 기록을 깼다.
주최측은 도민대회 초반 참가자가 1만명이 넘었다고 선언했으며, 이후에도 사람들이 계속 불어나면서 참가자 추산을 포기했다.
시간이 흘러 경찰은 공식적으로 집회 참가 인원을 추산하지 않는다. 다만, 경찰과 주최 측 모두 8년 전 박근혜 퇴진 때 최다 인원보다도 훨씬 많은 인원이 모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보다 2배 가까운 인원이 모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석열 퇴진 촉구를 위해 제주 역사에 기록될 만큼으로 모인 많은 사람들은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소식과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환호성 소리가 울려 퍼지자 잠시 도민대회 현장을 벗어났던 사람들이 다시 ‘윤석열 퇴진’ 피켓을 손에 들고 몰려왔다.
흥겨운 사물놀이와 함께 참가자들의 환호는 제주를 떠들썩하게 했고, 박자에 맞춰 ‘윤석열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국민들의 목소리가 곧 민주주의라는 말에 힘을 실었다.
이어 “우리가 이겼다. 윤석열을 구속하라”며 광양로터리 등 제주시청 일대를 행진했다.
제주시청 주차장 일부가 통제돼 사람으로 가득찬 이날도 어묵과 빵, 커피, 핫팩 등으로 다양한 단체들이 참가자들을 지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특정 세력이 촛불집회를 주도하기에 실제 국민 여론과 다르다는 취지의 발언을 비판하는 깃발들도 눈에 띄었다.
익히 알려진 OO노조 등이 아니라 ‘제주 정의 술꾼 연대’, ‘윤석열 때문에 시험 못 본 제대생들’, ‘광란의 칼춤’ 등 윤석열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헌법에 탄핵안이 가결되면 대통령의 직무가 곧바로 정지된다. 다만, 국회법 등에 따라 대통령과 헌법재판소에 탄핵이 가결됐음을 알리는 과정 등을 거쳐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고, 3시간 정도 지나 공식적으로 직무가 정지됐다.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헌법재판소는 18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하며, 법조계는 국정농단 등 법률적으로 모호했던 박근혜 탁핵과 달리 윤석열 탄핵은 비상계엄 등으로 법률적인 판단 요건이 단순한 편이라서 빠른 시일 내 결정이 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