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동창회 열면 숙박비 지원”...개별 떠나자 단체객 ‘유혹’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 첫 회의 수학여행-동창회 유치 ‘혈세 투입’

2025-02-07     김정호 기자

[기사수정 2025.02.07 16:31] 불과 10년 전 ‘개별 관광객 유치’ 체질 개선을 부르짖던 제주도가 내국인 감소 흐름을 꺾기 위해 스스로 단체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7일 오후 2시 제주관광공사 3층 회의실에서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모객 활동 계획을 제시했다.

이날 회의는 제주관광의 전반적인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분야별 개선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참석해 부서별 대처 방안을 지시했다.

이 자리에서 제주도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국내 비상계엄 사태, 항공기 사고 등의 여파로 상반기까지 여행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제주는 연초부터 내국인을 중심으로 관광객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월 관광객은 98만1521명으로 2021년 이후 4년 만에 1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내국인의 경우 86만213명으로 지난해 97만6888명과 비교해 11.9% 감소했다. 2월 들어서는 날씨 등의 여파로 감소 폭이 14.9%로 더 벌어졌다.

제주도는 관광업계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3%로 정하고 총력전을 펼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국인 유치 목표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내국인 1200만명, 외국인 200만명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전방위적 모객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중 과거 체질 개선을 이유로 등한시했던 단체관광객 유치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제주도는 대표적 단체관광객인 수학여행단 유치를 위해 올해부터 안전요원 고용비 일부를 부담하기로 했다. 학교별로 연간 1회에 한해 최대 70만원을 지원한다.

4.3평화공원과 알뜨르비행장 등 다크투어 지정 유적지 2곳을 방문할 경우 1인당 2만원의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다크투어리즘 연계 사업도 검토하기로 했다.

가칭 ‘리마인드 제주’를 주제로 추억 여행 유치 활동도 처음으로 이뤄진다. 대상은 전국의 동창회와 동문회, 동호회 등 사회활동으로 소비 능력이 갖춘 중장년층이다.

제주도는 동창회와 동문회 등이 여행할 경우 1박당 2만원의 숙박비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예산이 관건이다. 올해 단체 관광객 예산은 3억7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역화폐와 연계한 대국민 여행지원금 지급과 3.1 연휴기간 렌터카 할인, 제주관광공사 면세점 할인, 가칭 제주 골프 페스타 개최를 통해 골프장 할인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국내 항공 노선 확대와 여객선 노선 홍보도 병행한다. 방송과 유명 유튜버를 활용한 온라인 홍보도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