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 단속, 우회하면 그만?” 제주 제2산록도로 꼼수 운전 기승

2025-03-25     원소정 기자

제주의소리 독자와 함께 하는 [독자의소리]입니다.

독자 김모씨는 서귀포시에서 제주시까지 출퇴근길로 제2산록도로를 자주 이용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시속 60㎞인 제한속도를 철저히 지키던 차량들이 특정 구간에 들어서자, 갑자기 속도를 높이고, 심지어 중앙선을 넘어 위험천만한 운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2산록도로는 과속을 방지하기 위해 2018년부터 A구간(산록남로 교차로~옛 탐라대 입구 교차로), B구간(옛 탐라대 입구 교차로~평화로 동측 지점) 두 구간으로 나뉘어 구간단속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독자 김모씨는 제2산록도로와 평화로를 이용하는 운전자 일부가 광평로를 우회해 단속 카메라를 피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자 제공.

김씨가 목격한 차들은 A구간에서는 속도를 준수하다 B구간에 들어서면 앞차를 여러 차례 추월하며 제한속도를 초과하는 공통점을 보였습니다.

그는 이러한 위반 행위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운전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꼼수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많은 차량이 광평교차로에서 광평로로 우회해 단속을 피해 가는 패턴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광평로를 이용하면 제2산록도로 구간단속 종료 지점뿐만 아니라, 제2산록도로와 연결된 평화로 구간단속 시작 지점도 피해 갈 수 있습니다.

단속을 피하려는 운전자들에게는 일종의 ‘비밀 통로’가 돼버린 셈이죠.

더 큰 문제는 일부 운전자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역주행까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떤 이들은 구간단속 시작 시점에서 반대차로로 역주행해 단속 카메라를 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마주오는 차량을 아슬하게 빗겨가는 순간이 여러 차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김씨는 “구간단속의 취지는 차량의 평균 속도를 낮춰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것인데, 일부 운전자들의 꼼수로 무색해졌다”며 “광평로 입구 사거리에 과속 단속 지점을 추가하고, 단속 카메라 주변에 역주행 방지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제2산록도로에서 한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해 구간단속 시작 지점 카메라를 피해가는 모습. 독자 제공

제2산록도로 단속 카메라를 관리·운영하는 제주자치경찰단은 단속 카메라 추가 설치 등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치경찰 관계자는 “구간단속이 길어지면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등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하며 “제2산록도로에서 광평로로 연결되는 광평교차로 입구에 단속 카메라를 추가 설치해 위법 행위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협의해 효과적인 단속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중앙선 침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속 카메라 전후로 시선유도봉 설치 등 보완책을 행정에 건의하겠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