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정체-접촉사고까지...혼란 속 제주 ‘섬식정류장’ 뒷수습 착수
개통 후 잦은 교통정체와 접촉사고 등 혼란을 빚고 있는 섬식정류장이 후속 대응에 나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 사업으로 설치된 섬식정류장의 불편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이용편의 개선에 집중한다고 14일 밝혔다.
제주도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자체 모니터링 결과 상습 정체구간이었던 오라오거리는 일부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고 대부분 차량 통행이 원활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3차선에서 교차로 앞 4차선으로 바뀌는 구간에서 좌회전 차로인 2차로 이용 혼란도 줄었다는 평가다.
다만, 가로변 정류장과 섬식 정류장이 통용되는 과정에서의 혼란과 교통정체가 빈번하다는 점은 인지했다. 정차구간을 지키지 않은 버스가 신호를 잘못 인식해 접촉사고가 나기도 하고, 진입 금지 차량이 1차로에 들어가 교통흐름이 방해 받는 사례도 종종 일어난 것으로 봤다.
이에 제주도는 버스와 택시업체에 정차구간 준수를 요청하고, 전용차로 초입에 '전용차로' 표식 추가 도색 및 정류장마다 차로 표지판을 설치했다. 또 '좌회전' 노면 표시를 추가해 차선 변경을 사전에 안내했다.
1차선에서 좌회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차선과 2차선 사이에 차선분리 표지병과 전용차로 신호준수 표지판을 추가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섬식정류장 이용 승객들은 승하차 위치 변경으로 겪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이용편의에 집중할 계획이다.
주요 불편사항으로는 서광로 6개 정류장 중 4개 정류장의 승차대가 동광로 방면 300번대·400번대와 노형로 방면 300번대·400번대로 네군대로 분산돼 승차 위치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또 승차대에 진입한 버스 번호 식별이 어렵고, 버스정보안내기(BIT) 일부가 오작동되는 문제도 제기됐다.
200번대 노선은 가로변에서, 300·400번대는 섬식정류장에서 탑승해야 하는 분리 운영 방식도 불편 요인으로 제기됐다.
이에 제주도는 승차대별 고유번호와 노선번호를 명확히 표시하고, 출입문에 위치도를 추가로 부착했다. 시간표 부착위치를 조정하고, 기존 '동광로 방면', '노형로 방면'을 표기를 '시청 방면', '신제주 방면' 등으로 변경해 이해도를 높였다.
이와 함께 진입하는 버스의 노선번호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버스에 노선번호를 추가로 부착하고, 버스정보안내기(BIT) 정기 점검을 통해 오작동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가로변과 섬식 정류장의 분리 운영 문제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시외 노선용 양문형 고상버스 개발을 앞당겨 섬식으로 통합할 예정이었으나, 노후 버스교체 일정을 고려하면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도는 시행 1개월과 6개월이 되는 시점에 서광로 구간 버스 이동 속도와 교통량 변화 관한 데이터를 분석해 공개할 예정이다. 서광로 중앙버스 전용차로 위반차량에 단속은 6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2개월간 계도기간을 거쳐 8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섬식정류장 개통 이후 서광로 구간 차량흐름은 원활하지만, 풍선효과로 인해 출퇴근 시간대 연삼로 차량정체가 심화됐다"며 "신호주기 조정 등을 통해 교통흐름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섬식정류장은 젊은 층 중심으로 이용 경험이 쌓이며 적응이 진행 중이나, 어르신과 관광객은 아직까지 혼란스러운 경우가 있는 만큼 적절한 안내와 함께 표지판, 시간표 위치 등을 적극 보완하겠다"고 말했다.